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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Local Cafe Tour

IM1L(아임일리터) COFFEE 대전보건대점: 조용히 오래 머물기 좋았던 카페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1. 1.

이번엔 작년에 다녀왔던 대전보건대학교 앞 IM1L(아임일리터) COFFEE를 다시 찾았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간 건 아니고 아내가 볼일 있는 김에 따라 내려왔다가 시간이 좀 붕 떠서. 근데 또 이상하게 작년에 여기서 머물렀던 기억이 괜히 편하게 남아 있었달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시 발길이 닿았다.

카페 측면 연한 오렌지 컬러의 파사드와 간판
카페 측면


한적한 카페

다른 대학교 앞이 그렇듯 보건대 앞도 저가 카페들의 전쟁터다. 가격 경쟁 속에서 버티는 카페라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한 번 갔다 온 경험도 있고 학교 바로 앞이라 접근성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적하다. 그게 제일 좋다. 카페는 손님이 많으면 좋긴 한데 내가 갈 땐 조용한 게 좋다. 그런 모순된 마음을 이곳은 다 받아준다.

네이버 지도 대전보건대 근처 카페 위치 확인
학교 주변 카페들

 

어? 2층도 있었네?

작년엔 그냥 1층에서만 있었다. 그래서 적당히 아담한 사이즈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엔 시간을 좀 보내야 하다 보니 매장을 제대로 탐색해 봤다. 2층이 있었다. 그리고 2층 벽면 좌석에 콘센트가 쫙 깔려 있었다. 당연히 노트북 꺼냈다. 혼자 조용히 일하기 딱 좋은 구조. 2층엔 대충 세 팀 정도가 있었는데 다들 조용히 뭐 하느라 바빠 보였다. 분위기 아주 마음에 들었다.

2층 우드 파티션과 흰색 테이블, 넓은 창에는 바형 테이블이 있다.
2층 내부

 

 

말하자면 그냥 편한 곳

인테리어는 심플, 좌석은 푹신, 음악은 적당히

매장 내부는 화이트 벽에 우드 포인트 바닥은 얼룩덜룩한 패턴. 눈에 띄게 힙하거나 감성적인 건 아니다. 깔끔하고 방해받지 않는 분위기. 테이블은 크고 의자는 등받이랑 바닥이 꽤나 푹신하다. 장시간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다. 어떤 카페는 일부러 불편한 의자를 배치하는데 여긴 아니다. 공부든 일든 오래 머무르라고 만들어진 구조. 개인적으로 이 점이 제일 좋았다.

2층 우드 파티션 뒤쪽 서 있는 두 명의 사람이 보인다.
2층 내부 반대쪽

 

눈치 안 보고 편안한 공간

주문은 1층 키오스크로 한다. 직원은 한 명. 아마 사장님이셨을 수도 있다. 음료 만드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 평소 주문량이 예상되는 지점. 직원은 한 명이지만 음료는 빠르게 나왔다. 인사나 응대는 딱히 없지만 그게 오히려 좋다. 누가 뭐라고 안 하고 조용히 음료 마시면서 앉아 있다가 나오는 그런 공간. 딱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일하기 좋은 카페’의 모습이다.

위쪽 모니터에 메뉴가 보이고 앞쪽에는 키오스크 2 대가 있다.
메뉴와 키오스크

 

커피는 2,000원인데 컵은 크다

이번에 마신 메뉴는 두 가지.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와 흑당커피 (3,800원)

흰 색 테이블 위에 커피컵이 위에 올려져 있다. 컵에는 빨대가 꽃혀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흑당 커피(우측)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주문할 때 원두를 고소한 맛보통 맛(용어는 정확하지 않다) 중에 고를 수 있었다. 아마 강배전과 중배전 정도의 차이인 듯. 나는 보통 맛 선택. 컵 사이즈가 커서 놀랐다. 1리터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넉넉한 용량. 다만 맛은 살짝 연하게 느껴졌다. 물이 조금 많은 느낌. 개인적으로는 좀 더 진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불만은 없다. 2,000원짜리 커피에서 강한 타격감까지 바라는 건 욕심 아닐까.

 

흑당커피는… 달다. 그냥 달다. 흑당 특유의 단맛이 진하게 입안에 남는다. 위쪽은 덜 달고 바닥은 엄청 달다. 잘 저어 마셔야 한다. 예전에 유행하던 흑당 커피가 그리웠던 사람이라면 반가운 맛일 것. 오랜만에 단 커피 마시니까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진다.

 

 

공부와 일하기 좋은 카페

이 카페의 진짜 장점은 음료보다 환경에 있다. 조용하고, 콘센트 있고 잘 터지는 와이파이도 무료고 의자 푹신하고. 학생이 오래 앉아 공부하기 좋은 거의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눈치 주는 분위기가 없다. 테이블 회전율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시끄럽고 북적이는 프랜차이즈 카페에 지쳤다면 이곳을 한 번 가보길 추천한다.

1층 내부에서 입구를 본 모습. 입구쪽 윈도우와 문 모두 유리다. 윈도우 뒤쪽에는 바형 테이블이 놓여있다.
1층 내부

 

주차는 조금 아쉽지만, 접근성은 좋다

주차 공간은 따로 없다. 이건 단점이긴 하다. 다만 바로 앞이 대전보건대 정문이라 대중교통으로는 매우 편하게 접근 가능. 짧게 머물 경우엔 학교 주차장을 잠깐 쓰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건 현장 분위기 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 일부러 차 끌고 올 필요는 없고 근처에 볼일 있을 때 그냥 한 잔 할 겸 앉아 있는 카페로 아주 좋다.

운동장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운동장 뒤에는 본관 건물이 있다.
대전보건대 운동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


커피보다 조용함이 더 맛있었던 곳

IM1L(아임일리터) 대전보건대점은 커피가 메인이 아닌 공간이 메인인 카페다. 커피는 저렴하고 맛은 무난하고 공간은 편안하다. 공부하거나 일하면서 오래 머물기 좋은 곳. 그리고 가격은 착하다. 누가 봐도 대학가 카페의 정석이다. 다음에 또 아내가 이 근처 볼일 있으면 난 당연히 다시 여기 올 생각이다. 편하고 눈치 볼 필요 없이 있을 수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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