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집에서 직접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홈카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홈카페에서는 내 입맛에 맞는 여러 가지 스페셜티 커피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번 포스팅은 홈카페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홈카페를 핸드 드립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양한 선택지
홈카페를 시작하려고 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캡슐머신,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핸드 드립 등 다양한 커피 추출 도구가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러 가지 커피 추출 방법 중 커피를 취향에 맞는 커피를 직접 추출해 맛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그래서 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캡슐머신과 전자동 머신은 이번 글에서 제외했습니다. 나머지 추출 방법 중 가장 대중적인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과 핸드드립에 그 초점을 맞춰 설명하겠습니다.
반자동 머신을 비추천하는 이유
홈카페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생각합니다. 대부분 카페에서 핸드 드립보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를 마신 경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홈카페의 시작 단계에서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비추천합니다.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10만 원대부터 있습니다. 처음 시작을 작게 하려면 CRM3605, 오르테와 같이 10만 원 후반에서 20만 원 초반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라인더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머신뿐만 아니라 그라인더가 필수입니다.
물론, 분쇄된 원두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두를 분쇄해서 구매하면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없습니다. 미리 분쇄해 놓은 원두는 가스가 다 빠진 상태여서 커피추출 시 압력이 생기지 않아 밍밍한 커피만 추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커피맛을 좌우하는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성능보다 그라인더의 성능입니다. 원두가 균일하게 분쇄되면 될수록 좋은 맛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에스프레소용 굵기로 커피를 갈아내는 좋은 그라인더는 꽤 비쌉니다. 저가의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비싼 경우도 많습니다.
반자동 머신과 그라인더만 구매하려고 해도 최소 30만 원 ~ 40만 원대의 예산을 잡아야 합니다. 물론 초반에 돈이 들더라도 꾸준히 사용하게 된다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꾸준히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자칫 홈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운동기구를 사놓고 빨래 건조대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번거롭다.
커피 추출 준비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듭니다. 머신에 물을 채우고 머신을 예열한 뒤 물을 흘리기 하는 것부터, 커피를 분쇄하고 포터필터에 담아 탬핑하고 포터필터를 머신에 체결하고 추출 버튼을 누르기까지 꽤 많은 절차가 있다. 익숙해지기까지 꽤 우왕좌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추출 준비 중 생기는 커피 가루 날림이나 추출 후 설거지 거리 및 간단한 머신 청소 등 여러 가지 일거리들이 생깁니다. 캡슐 머신처럼 마신 평소 컵만 닦고, 캡슐을 버릴 때 물통을 닦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장 커피를 마시고 싶을 아침 출근길에 이러한 절차들은 커피머신을 사용하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생각보다 맛이 없다.
추출까지의 번거로움을 이기고 커피를 추출했다고 하더라도 다음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추출된 커피가 바로 맛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초기 추출 세팅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원두에 맞게 알맞은 커피량, 분쇄도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첫 추출 시 과소 또는 과대 추출로 인해 맛이 없는 커피가 추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한 번 추출 세팅을 완료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원두가 바뀔 때마다 세팅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물론 한 가지 원두만 사용한다면 쉽게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이는 여러 가지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홈카페의 장점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결국,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어느 정도 커피 추출에 대한 공부도 필요합니다. 추출된 커피맛을 테스트해 보고 추출변수들을 수정해 가는 과정, 이 과정을 즐길 준비가 돼있지 못하면 반자도 머신으로 홈카페를 운영하기 힘듭니다. 이런 경우는 좀 더 간편한 캡슐 머신이나 전자동 커피머신을 사용해야 합니다.
첫 홈카페로 반자동 머신을 비추천하는 이유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싼 돈을 드려 반자동 머신을 장만했는데, 내 생활 패턴 혹은 취향과 맞지 않아서 계속 사용하기 힘들 경우 투입된 비용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핸드 드립을 추천하는 이유
첫 홈카페로 핸드 드립 선호가 높지 않은 이유는 핸드 드립 커피보다 아메리카노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반자동 머신이 핸드드립보다 편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핸드 드립은 반자동 머신보다 절차가 번거롭고 추출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핸드 드립이 반자동 머신보다 아주 번거롭지 않습니다. 또한, 관점을 바꿔서 보면 핸드드립의 번거로움을 감내하면서 계속 즐길 수 있는 정도라면 나중에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도 꾸준히 사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첫 홈카페는 핸드 드립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작게 시작할 수 있다.
핸드 드립 도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시작 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드리퍼, 커피 포트 정도만 구매하면 시작은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서버, 그라인더, 저울, 온도계 등이 있으면 더 좋은데 이 모두를 10만 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단, 그라인더를 수동이 아닌 전기 그라인더를 사용한다면 조금 더 예산이 높아집니다.
다양한 레시피를 찾기 쉽다.
유튜브에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견줄 만큼 수많은 핸드 드립 레시피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모카포트나 프렌치 프레스 등의 다른 추출도구에 비해 많은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학습하기 좋습니다. 이는 홈카페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중요합니다.
앞서 말했듯 첫 추출부터 맛있게 커피를 추출하기 힘듭니다. 계속 학습해 나가면서 추출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핸드 드립은 온라인상 수많은 자료가 공개되어 있어 학습하기 좋습니다.
추출 원리를 공부할 수 있다.
핸드 드립을 통해 커피 추출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추출 방법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다른 방식의 커피 추출 도구를 사용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커피량, 커피 분쇄도, 물의 양, 물의 온도, 추출 시간 등이 커피 맛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체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커피 추출 상태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추출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다른 추출도구와 병행해서 사용
핸드 드립으로 추출한 커피는 에스프레소와는 다른 뉘앙스입니다. 이는 핸드 드립으로 내가 번거로움을 감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핸드드립 도구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다른 추출 도구를 추가로 구매해도 핸드 드립 도구를 계속 사용하게 되어 매몰비용이 생기지 않습니다.
핸드 드립은 홈카페를 시작하는 데 있어 접근하기 쉽고, 경제적이며, 다양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추출 방법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은 핸드드립으로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핸드드립에 적합한 도구들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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