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산미가 있는 커피를 즐기는 편입니다. 약배전 혹은 중약배전 원두로 핸드 드립을 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중배전, 중강배전 원두가 가진 쌉싸름한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때, 모카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기도 합니다. 모카포트로 간단하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맛있는 커피가 추출되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모카포트 사용 시 주의점과 최적 추출 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카포트 사용 시 주의점
1) 물의 양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할 때,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됩니다. 모카포트 보일러 안쪽에 있는 밸브 아래까지 물을 넣아야 합니다. 이 밸브는 보일러 내 압력이 필요 이상 높아질 때 압력을 빼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밸브가 물속에 잠기면 과압 방지 기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물은 반드시 밸브 아래까지만 채워야 합니다.
2) 탬핑
에스프레소 반자동머신을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 모카포트에도 탬핑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카포트에 탬핑을 하면 커피 추출이 제대로 안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펌프로 9 bar 정도의 압력을 생성해 커피를 추출하는 반면, 모카포트는 2 bar 정도의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커피가루를 탬핑을 하면 물이 커피층을 통과하기 어려워집니다. 바스켓에 커피를 담은 후 꾹꾹 눌러 담지 않고 손가락으로 수평만 맞춰주면 됩니다.
※ 물론, 탬핑을 하는 레시피도 있습니다. 이때는 사전 적심(뜸 들이기, 블루밍) 등의 추가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3) 가열 온도
모카포트의 가장 단점 중 하나는 커피 추출 시 사용하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핸드 드립시 중배전, 중강배전 원두의 경우 88~91℃ 정도의 물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모카포트는 100℃ 이상의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쓴 맛이 강한 커피가 추출(과추출)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강불이 아닌 약불로 천천히 가열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물을 천천히 가열하면 추출 시간이 길어집니다. 물과 커피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과추출의 원인이 됩니다. 모카포트 사용 시 70℃ 정도로 끓인 물을 사용하여 천천히 가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커피가 추출되어 바닥에 약간 깔릴 정도가 되면 가열을 멈추고 잔열로 추출하는 게 좋습니다.
※ 100℃로 끓인 물을 사용하면 추출 시간이 너무 빨라져 커피 성분을 제대로 뽑을 수 없습니다. (과소 추출)
4) 결합
모카포트로 커피 추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참사 중 하나는 보일러와 컨테니어 사이로 커피가 새는 것입니다. 보일러와 컨테이너를 제대로 결합시켜야 합니다. 결합이 느슨하면 압력이 새어나가 커피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고, 뜨거운 추출수가 여기저기 튀면서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커피 가루를 담고 나서 보일러와 컨테이너 결합 부위에 남아있는 커피 가루를 제거해야 합니다. 커피가루가 결합을 방해하여 공간이 생겨 압력이 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스킷을 적절한 시기에 교체해야 합니다. 개스킷이 오래되어 탄력이 떨어지면 압력이 새어 나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힘을 주어 보일러와 컨테이너를 꽉 조여야 합니다. (단, 너무 과도한 힘을 주면 파손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5) 추출량
보일러에 있는 물이 모두 추출될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됩니다. 커피 추출 시 뒤로 갈 수로 잡미와 쓴 맛 성분들이 추출됩니다. 적정할 때 추출을 멈춰야 합니다. 그런데, 모카포트는 한 번 추출이 시작되면 임의로 추출을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전체 추출량의 절반만 사용하면 됩니다. 컨테이너 커피 추출구 아랫면까지 커피가 차오르면 커피를 잔에 빠르게 붓습니다. 이때, 붓는 동안에도 커피는 계속 추출됩니다. 붓기 시작했을 때의 추출량이 모두 부어졌다고 생각되면 마무리합니다.
※ 마무리 후에도 커피는 계속 추출되는데 이는 매우 쓴 커피이므로 아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6) 청소
모카포트는 사용 후 세척이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일부 스테인리스 모카포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물기에 취약합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금방 녹이 슬어 건강에 위험합니다. 또한, 커피 오일이 남아있으면 불쾌한 냄새가 밸 수도 있습니다.
모카포트 사용 후 열을 식힌 후 물로 깨끗이 세척해야 합니다. 이때, 세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세제가 알루미늄의 부식을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물로 부드럽게 세척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척 후에는 건조된 수건이나 키친 타올로 물기를 제거한 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최적 추출 팁 (원두를 중심으로)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할 때 원두의 종류, 배전도, 분쇄도 등은 커피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배전도(로스팅 정도)
모카포트에는 중배전에서 중강배전 정도의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카포트는 장시간 뜨거운 물을 데워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약배전 원두의 산미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강배전 원두는 탄 맛이 너무 강조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원두 품종: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핸드 드립 시에는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할 때는 로부스타도 매력적입니다. 로부스타의 강한 쓴 맛을 잘 표현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드럽고 다양한 향미를 원한다면 아라비카 원두를, 쓰고 풍성한 크레마를 원한다면 로부스타를 사용하면 됩니다. 두 원두를 적절히 블렌딩 하는 것도 좋습니다.
분쇄도
모카포트 분쇄도는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의 중간쯤입니다. 에스프레소 분쇄도보다는 굵고 핸드 드립보다는 가늘게 분쇄해야 합니다. 너무 고우면 쓴 맛이 강하게 날 수 있고, 너무 굵으면 커피 성분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습니다.
※ 에스프레소 분쇄도로 추출하는 레시피도 있으나 여러 가지 추가적인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신선한 원두:
커피 맛을 결정짓는 제1요소는 바로 원두입니다. 미리 분쇄된 원두를 사용하는 것보다 바로 분쇄한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두를 분쇄하면 15분만 지나도 대부분의 커피 향이 소실됩니다. (가급적 그라인더가 있으면 좋습니다.) 또한, 로스팅한 지 2주 이내의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스팅 후 조금씩 커피 속의 이산화탄소들이 배출되기 때문에 향 손실이 생깁니다.
지금까지 모카포트 사용 시 주의점과 최적 추출 팁을 알아보았습니다. 모카포트는 매우 간편한 커피 추출도구입니다. 몇 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핸드 드립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 한잔을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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