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미는 커피의 비밀 무기다. 레몬, 오렌지, 베리. 입안에서 톡톡 튀는 그 느낌. 커피가 갑자기 살아난다. 커피를 조금 알기 시작하면 산미 있는 커피를 찾기 시작한다. '이 집 원두 괜찮네'라는 평가 요소에 적절한 산미는 반드시 들어간다. 반대로 신맛은 다르다. 혀끝을 찌르는 날카로움, 불쾌한 자극. 커피가 아니라 그냥 '실패한 음료' 느낌이다. 산미는 커피의 캐릭터 신맛은 커피의 결함이랄까
산미(Acidity)와 신맛(Sourness)
산미(Acidity)는 커피 속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유기산에서 비롯된다. 레몬, 오렌지, 베리류 같은 과일에서 느껴지는 상큼한 맛과 가깝다. 커피에 생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맛이다.
신맛(Sourness)은 다르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균형을 잃은 맛. 말 그대로 '시다'는 부정적인 느낌이다. 식초 같은 초산 맛 혀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다면 그것은 신맛이다.
산미가 풍미를 살리는 요소라면 신맛은 불쾌한 결함에 가깝다.
좋은 산미의 기준은?
그럼 좋은 산미를 어떻게 구분할까?
⊙ 밸런스: 산미가 단맛과 어우러져야 한다. 단맛이 부족하면 산미도 신맛처럼 느껴진다.
⊙ 위치: 좋은 산미는 혀의 가장자리에서 상쾌하게 퍼진다. 신맛은 혀 앞쪽 전체를 자극하며 불편하다.
⊙ 여운: 산미가 부드럽게 사라지면 긍정적, 톡 쏘는 자극이 오래 남으면 부정적이다.
☞ 산미나 신맛도 여러 가지 뉘앙스가 있다. 하지만 그냥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레몬처럼 상쾌하면 산미 식초처럼 찌릿하면 신맛이라 할 수 있다.
로스팅에 따른 산미의 변화
로스팅 정도에 산미는 크게 변한다.
⊙ 라이트 로스트: 밝고 톡톡 튀는 산미가 살아난다. 레몬, 오렌지 같은 상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미디엄 로스트: 산미는 줄고, 단맛과 밸런스가 맞아진다. 부드러운 과일 향이 어우러진다.
⊙ 다크 로스트: 산미는 거의 사라지고 쓴맛과 단맛이 두드러진다. 묵직하고 무게감 있는 맛으로 변한다.
가볍고 산뜻한 산미를 원하면 라이트 로스트,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원하면 다크 로스트를 고르면 된다.
추출이 산미에 미치는 영향
커피 추출 과정도 산미에 영향을 준다.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라도 추출을 잘 못하면 산미가 죽는다.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로 산미 있는 커피를 추출하려면 분쇄도는 곱게 추출 온도는 높게 그리고 추출 시간은 짧게 관리해야 한다.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는 커피 밀도가 높기 때문에 다크 로스팅 된 원두보다 커피 성분 추출이 잘 안 된다. 분쇄도를 가늘게 해서 커피와 물이 만나는 면적이 넓어지게 해야 한다. 추출 온도도 마찬가지. 높은 온도를 사용해야 커피 성분을 더 잘 뽑아낼 수 있다.
이 특성을 알면 느껴지는 산미에 따라 추출 변수를 조절할 수 있다. 산미가 과하게 느껴지면 추출 온도를 낮추거나 분쇄도를 조금 더 굵게 하면 된다. 산미가 약하면... 반대로 하면 되죠.
나만의 산미를 찾는 작은 실험
산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직접 경험해야 한다.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 같은 원두로 핫 브루 vs 콜드 브루 비교하기. 뜨거운 커피에 비해 콜드 브루는 산미가 부드럽다.
⊙ 로스팅도 비교: 라이트–미디엄–다크 로스트 원두를 번갈아 마셔보며 산미 톤 차이를 느껴본다.
⊙ 추출 변수 조절: 분쇄도, 온도, 추출 시간 등을 조금씩 바꿔서 커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딱 맞는 산미가 있다. 그게 바로 당신만의 커피 취향이다.
산미별 과일 맛 가이드
커피의 산미는 과일로 비유하면 확실히 쉽다.
산미 톤 연상되는 과일 느낌
산미 톤 | 연상되는 과일 | 느낌 |
밝고 톡톡 튐 | 레몬, 라임, 자몽 | 청량감, 상쾌함, 눈이 번쩍 |
달콤 상큼 | 오렌지, 귤, 복숭아 | 산미와 단맛의 균형 |
새콤달콤 | 체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 화려한 향, 주스 같은 생동감 |
은은하고 부드러움 | 사과, 배 | 깔끔하면서 편안 |
묵직하고 깊음 | 포도, 자두, 크랜베리 | 와인 같은 여운 |
산미 + 대표 산지
여기에 대표 산지를 붙여 생각하면 메뉴판 볼 때 바로 쉬워진다. 물론 같은 산지여도 어떤 농장에서 수확했느냐. 세부 품종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체로 아래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산미 톤 | 연상 되는 과일 | 대표 산지 |
밝고 톡톡 튐 | 레몬, 라임, 자몽 |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시트러스 폭발 |
달콤 상큼 | 오렌지, 귤, 복숭아 | 콜롬비아 – 오렌지와 카라멜 밸런스 |
새콤달콤 | 체리, 베리류 | 케냐 AA – 블랙커런트, 베리 산미 |
은은하고 부드러움 | 사과, 배 | 코스타리카 – 깔끔하고 단정한 산미 |
묵직하고 깊음 | 포도, 자두 | 에티오피아 시다모 / 예멘 모카 – 와인 같은 무게감 |
지금까지 커피의 산미(Acidity)에 대해 알아봤다. 커피 산미를 이해하는 순간 커피를 더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레몬처럼 상쾌한가 오렌지처럼 균형 잡혔는가 포도처럼 깊은가... 이런 차이를 아는 순간 커피가 더 다채로워질 거다. 커피가 그냥 음료에서 취향으로 변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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