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추출 장비 중 하나가 그라인더입니다. 커피 머신보다 그라인더가 커피 맛에 영향을 더 끼친다고들 하죠. 커피 그라인더도 많은 부품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중 버(Burr)는 그라인더의 심장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두가 어떻게 갈렸는지에 따라 커피 향미와 추출 완성도가 결정되니까요. 지금부터 코니컬 버, 플랫 버, 크러쉬드 버(Burr)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1) 코니컬 버 (Conical Burr)
코니컬 버는 중심축에 위치한 콘버와 외곽을 둘러싼 링버로 이뤄져 있습니다. 원두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져 회전하는 콘버와 링버 사이에서 갈려지는 방식이죠. 저속으로도 분쇄가 충분히 가능해요. 저속으로 분쇄한 만큼 열도 적게 발생합니다. 원두가 분쇄 중 열을 적게 받기 때문에 향미 손실이 적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수동 핸드밀은 코니컬 버로 만들어졌죠. 또한, 입문용 전동 그라인더도 대부분 코니컬 버를 장착하고 있어요.
코니컬 버의 소재로는 세라믹과 스테인리스가 많이 사용됩니다. 세라믹은 주로 저가형 그라인더에 많이 사용되는데 날이 뭉툭해 분쇄품질이 불균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저가형 그라인더에도 스테인리스 소재의 버가 장착된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추천 모델
핸드밀
- 고성능: 코만단테
- 가성비: 킨그라인더 K6, 타임모어 체스트넛 S3, 홀츠클로츠 매버릭
전동 그라인더
- 고성능: 니체 제로
- 가성비: 바리아 VS3,
- 입문용: Itop40, 바짜라 엔코, 오르테, 와블리스
(2) 플랫 버 (Flat Burr)
수평으로 맞닿은 두 평평한 날이 고속 회전하며 원두를 잘게 절단하는 구조. 균일한 입자 덕분에 에스프레소에 최적입니다. 대량 분쇄에 강하고 깔끔한 향미표현이 장점입니다. 다만, 코니컬 버에 비해 열이 많이 발생이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죠.
이런 이유로 입문용 그라인더의 상세페이지에 코니컬 버가 열 발생이 적어 플랫 버보다 좋다고 표시해 놓은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죠. 플랫 버를 장착한 고가의 그라인더는 버 크기가 크고 rpm이 높아 분쇄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이 경우 버에 열이 발생하더라도 원두에 버가 닿는 시간이 짧아 큰 영향이 없죠. 이런 이유로 플랫 버 그라인더들이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rpm을 올리기 힘든 핸드밀에서는 대부분 플랫 버를 사용하지 않죠. (POTU에서 플랫 버를 가진 핸드밀이 있긴 합니다.)
추천 모델
- 입문용: 와블리스 SF-64
- 핸드 드립 전용: 펠로우 오드
- 상업용: EK43, 디팅 807 랩 스윗
(3) 크러쉬드 버 (Crushed Burr)
특이한 구조의 날이 빙 둘러져 있는 모양으로 고스트 버라고도 해요. 절삭보단 맷돌처럼 으깨며 분쇄하죠. 미분이 적고 원두는 둥글게 분쇄되죠. 모난데 없이 둥근 입자는 실패는 없지만 원두 특유의 향을 살리는 데는 아쉽습니다. 세밀한 산미나 꽃향기 같은 스페셜티 커피의 섬세함을 표현하긴 어렵다는 거죠. 약배전보단 중배전 이상에 어울린다고들 해요.
대표 모델
- 고성능: 후지로열, 본막
- 가성비: 중국산 800N, 페이마 610N
※ 최근 스페셜티 커피의 보편화로 사용 빈도는 줄어드는 추세
나에게 맞는 버는?
입문자 → 발열이 적은 코니컬 버
전문가, 에스프레소 추출 → 균일한 입자와 빠른 분쇄를 자랑하는 플랫버
독특한 뉘앙스 → 크러쉬드 버
지금까지 버에 따른 커피 그라인더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커피는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듭니다. 자신에게 맞는 그라인더 버를 일은 생각보다 중요한 선택일지 모릅니다. 코니컬 버, 플랫 버, 크러쉬드 버(Burr)에 대한 이 글이 그 선택에 작은 단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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