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목교 근처의 로스터리 -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 방문기다. 뉴웨이브 로스터리는 추천받아 방문한 곳이다. 지난번에 방문했던 명동 루리커피 바리스타에게 '목동 쪽에서 괜찮은 곳 있냐'라고 물었고 그 답이 뉴웨이브였다. 그런데 그 순간 좀 웃겼다. 왜냐면 이곳 가 본 적이 있었기 때문. 그것도 '첫 원두 구매 로스터리다. 다만 그때 인상은 그저 그랬다. 그래서 몇 년 지나고 다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커피 인생의 시작인 곳?
커피에 관심이 생긴 건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을 사고 나서였다. 여러 원두의 캡슐을 골라 마시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러다 커피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집에서 내려 마시면 더 맛있지 않을까?' 같은 위험한 생각으로 발전했다. 핸드드립을 곧장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샀던 게 발뮤다 더 브루였다. 원두를 분쇄하고 드리퍼에 담은 후 버튼만 누르면 커피가 나오는 나 같은 사람에게 아주 친절한 기계.

문제는 거기서부터다. 머신을 샀으면 그라인더와 원두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더 브루를 사기로 하고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를 주문은 했는데 배송이 오기 전이었다. 그리고 아내와 목동 현대백화점에서 더 브루를 사고 난 뒤 바로 근처 로스터리를 찾아갔다. 원두는 로스터리에서 분쇄해 달라고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 그 로스터리가 뉴웨이브다.
그때 매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상장과 트로피였다. 벽면 한가득. '아, 대회에서 상 좀 받았나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다. 지금이야 알지만 유승권 바리스타는 2018년 코리아 바리스타 어워드 로스팅 부문 1위, 2012년 한국 브루어스컵 국가대표 선발전 2위 등 로스팅 업계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때는 잘 몰랐었다.

그리고 원두 100g을 사면서 '50g만 핸드 드립용'으로 분쇄하고 나머지는 홀빈으로 주세요라고 물었다. 그라인더가 내일쯤 도착할 거라는 생각에 요청한 거다. 답은 안 된다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는 '그렇지, 번거롭지'라는 이해와 다른 하나는 '50g만 따로 분쇄하는 게 힘든가'라는 아쉬움. 그게 내 첫 뉴웨이브 기억이다. 그리고 그렇게 잊고 있었다.
몇 년 후, 다시 찾은 뉴웨이브
우선 이곳 주차가 쉽지 않다. 매장 전용 주차장은 없고 카페 앞 여러 상가가 함께 쓰는 상가 주차장이 있긴 한데 몇 자리 없다. 운 좋게 한 대가 나가면서 그 자리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이런 게 로스터리 방문의 첫 관문이다. 커피보다 주차가 더 어렵다. 만약 주차가 걱정된다면 오목교역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노상 주차를 염두에 두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매장 안내로는 매장 이용은 2시간 이용 제한, 주차는 1시간 이용 제한이다.

위치는 오목교역 8번 출구에서 가깝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영원빌딩 1층에 있다. 가게 앞에 주차가 되어 있으면 매장을 알아보기 어렵다. 천막과 출입문에 작은 NEW WAVE 표기를 눈여겨봐야 한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부터 19시, 일요일은 12시 오픈이고 매달 2, 4번째 일요일은 쉰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억 속 그대로였다. 역시 한쪽 벽면에 상장과 트로피가 빼곡하다. 그런데 이번엔 그게 다르게 보였다. 예전에는 '자랑거리'처럼 보였다면 지금은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해온 사람인지'에 대한 증빙처럼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로스팅 관련 책이 진열돼 있었는데 거기서 멈칫했다. 내가 사서 읽었던 로스팅 책이 있었다. 그 책을 쓴 사람이 유승권 로스터가 여기서 로스팅을 하고 있다니.

이곳은 카페라기보다 로스팅 랩에 가깝다
뉴웨이브는 전형적인 카페라기보다는 로스터리 랩 느낌이 강하다. 2013년부터 운영해 온 스페셜티 지향 로스터리로 자체 로스팅과 커피 교육, 세미나 같은 활동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드립은 하리오 V60 메탈 드리퍼와 펠로우 드립포트를 사용 중이었다.

철제 패널 처장과 노출형 바닥은 로스터리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우드로 이뤄진 테이블과 의자는 조용히 대화하면서 커피를 마시기 좋은 느낌이다. 통창으로 햇빛이 가득 들어와 원두를 고르고 커피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곳이다.


원두 라인업
에스프레소용 블렌드와 드립용 싱글 오리진이 구분되어 있다. 에스프레소용은 고소한 원두와 산미 있는 원두 그리고 디카페인 세 가지다. 드립용은 싱글 오리진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에티오피아, 케냐 AA 같은 익숙한 이름부터 파나마 게이샤 같은 고급 라인까지 있다.



가격은 솔직히 싸지 않다. 에스프레소용 블렌드는 200g 기준 2만 원대, 드립용은 100g에 1만 원대부터 4만 원대까지 있다. '동네 로스터리치고 비싸다'라고 느낄 수 있는데 그만큼 품질에도 자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고른 원두, Peach Joy와 코스타리카 게이샤
이번에 산 건 두 가지다. 에스프레소용 산미 블렌드 Peach Joy 200g 그리고 코스타리카 게이샤 100g.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피자 한 판을 샀다. 커피와 피자를 함께 먹을 생각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Peach Joy 40g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추출했다.



Peach Joy는 중배전 혹은 중약배전 느낌의 블렌드다. 구성은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카스티요 더블 아나로빅과 에티오피아 시다마 덴비 내추럴이 1대 1로 블렌딩 된 형태다. 분쇄할 때부터 향이 좋다. 베리향이 확 올라온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향이 난다.
20g으로 두 잔을 뽑았다. 같은 원두, 같은 원두량, 같은 그라인더와 머신을 사용했는데도 두 잔의 맛이 미세하게 달랐다. 이런 경험을 하면 커피가 더 재미있어진다. '왜 다르지?'라는 질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분쇄도, 탬핑, 물 온도, 추출 시간, 얼음양. 무수한 변수. 그 미세한 차이가 결국 한 잔의 인상이 바뀐다.

뉴웨이브 원두로 내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상큼한 베리류의 향미가 꽉 차 있었다. 산미가 날카롭지 않고 단맛이 밑에서 받쳐주는 느낌이다. '산미 있는 블렌드'가 억지로 새콤한 게 아니라 잘 정리된 과일향으로 느껴졌다.
직접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도 원두만으로도 수준이 드러났다. 몇 년 전 애매했던 인상은 이제 거둬 드려야 할 때다.
뉴웨이브는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는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로스터리에서 커피를 주문해도 좋고 원두를 사서 집에서 드립이나 에스프레소를 즐겨도 좋다. 만약 고르기 어렵다면 바리스타에게 물어보면 된다. 내 취향과 어울리는 원두를 추천해 달라고.
목동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 두 번째 방문. 같은 곳인데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다르게 느껴졌다. 첫 원두 구매처가 이곳 뉴웨이브였고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지금은 알게 됐다. 이 차이가 방문 경험을 바꿨다. 다음엔 매장에서 직접 한 잔을 마셔보고 싶다. 원두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당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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