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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Seoul Cafe Tour

목동 카페 더플롯커피(THE PLOT COFFEE) 목동현대 41 타워점 방문기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1. 3.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차량 세차를 맡겼는데 3시간 걸린단다. 3시간이다. 백화점 안 돌아다니다가 파라곤 지하에서 점심까지 해결.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질 타이밍에 우연히 마주친 곳이 바로 목동 카페 더플롯커피(THE PLOT COFFEE) 목동현대 41 타워점이다. 원래 알고 있던 카페는 아니었다. 그냥 지나가다 통유리 너머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고 괜찮겠다 싶어 들어갔다. 대단한 계기는 아니었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코너에 위치한 카페 유리와 검은색 프레임으로 구성된 카페
더플롯커피 전면


입지는 썩 좋은 편은 아님

이 자리 원래 복사집이 있었다. 목동현대 41 타워 내에 있지만 건물 구조상 유동인구가 많을 위치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말 낮인데도 손님은 없었다. 딱 보기엔 아는 사람만 오는 곳. 아마 평일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듯하고 주말엔 사장님 혼자 운영 중인 듯했다.

 

 

내부는 심플 그 자체. 흰 벽, 중앙에 블랙 상판의 픽업 공간. 좌석은 없다시피 하다. 'ㄱ자'로으로 배치된 벤치형 소파가 전부. 테이블도 없고 등받이도 없다. 7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정도. 거의 테이크아웃 전용 느낌. 하지만 내부는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라 시선은 편안했다.

흰 천장과 벽면 그리고 중앙 테이블 뒤쪽 작업대에서 바리스타가 음료를 추출하고 있다.
공간의 절반은 바리스타 공간

 

9평 카페에 그라인더가 4대?

이 작은 공간에 그라인더가 4대나 있다. 메저 1대, 말코닉 2대 그리고 의외의 존재 페이마 610N. 보통 페이마는 홈카페용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선 필터커피용으로 쓰이고 있었다. 에스프레소용엔 고급 장비들, 필터용은 현실적인 장비. 사장님의 현실 감각과 커피 사랑이 동시에 느껴지는 포인트였다. (사진 속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그라인더는 현재 사용은 안 하신다고)

커피 머신과 그라인더 다섯 대가 보인다. 가장 왼쪽은 온수 기계
커피 머신과 그라인더들

 

시그니처 참외 슬러시

아내는 참외 슬러시를 나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참외 슬러시는 카페 밖에 설치된 베너를 보고 주문한 것. 참외 슬러시는 원래 시럽+꿀 조합인데 요청하니 시럽은 빼고 꿀만 넣어주셨다. 덕분에 단맛이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달달하면서도 깔끔한 단맛. 여름에 인기가 많았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로이드 매장 앞에 참외 슬러시. 흰색 컴홀더에 투명 1회용 용기.
참외 슬러시

 

에스프레소: 산미가 단맛으로 이어지다

나는 산미 있는 원두를 좋아해서 고소, 산미, 디카페인 중 산미를 골랐다. 에티오피아 싱글 원두로 추출 직후 사장님이 한 번 맛보고 다시 뽑으셨다. 오늘 첫 에스프레소 주문이라 세팅을 다시 확인했다고 한다. 이런 섬세함 너무 좋다.

메뉴판에 다양한 음료가 적혀있다.
메뉴판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를 같은 방식으로 추출하는데 이곳은 다르게 세팅한다고. 마셔보니 확실히 알겠다. 산미가 강하게 올라온 뒤 입안에서 단맛이 퍼진다. 부담스럽지 않은 농도 그리고 깔끔한 마무리. 솔직히 설탕 필요할 줄 알았는데 한 모금 마시고 설탕은 잊어버렸다.

왼쪽에는 일회용 컵에 참외 슬러시가 오른쪽엔 검은색 에스프레소 잔에 에스프레소가 보인다.
참외 슬러시와 에스프레소

 

바쁜 시간 필터는 어려워

이곳 손님 대부분은 직장인이라 점심시간이면 주문된 커피 추출에 너무 바쁘다고. 그런데 이때 필터 커피 주문이 들어오면 없던 정신이 더 없어진다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필터 커피 주문하는 고객은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인데... 그래서 너무 바쁜 날은 드립 커피 단골 고객님께는 양해를 구한 뒤 3시 이후 주문을 받기도 하신다고 한다.

 

 

케멕스 + 에티오피아 = 만족.

필터 커피에 대한 대화를 하다 보니 필터커피도 먹고 싶어졌다. 에티오피아 원두로 필터커피를 주문했다.

고소, 상큼, 디카 세 종류로 구분된 원두가 소분되어 진열됨
원두 진열대

 

이곳은 독특하게도 케멕스로 추출해 주었다. 케멕스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 말이다.

케멕스 유리 드리퍼에 커피 파우더가 담겨 있다. 뒤쪽에는 블렌더들이 보인다.
케멕스로 커피 추출

 

필터커피는 테이크아웃컵에 받아서 세차된 차와 함께 이동하며 마셨다. 커피는 식었지만 맛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 좋은 산미가 올라왔다. 오랜만에 기본에 충실한 커피를 마신 느낌이다.

대리석 바닥에 아이보리 벽면 그리고 테이크 아웃 커피 종이컵을 들고 있는 모습
주문한 필터 커피

 

다만, 필터용 그라인더가 페이마 610N. 사장님 말로는 필터 주문이 많지 않아 아직 투자를 못 하셨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라인더 하나만 바뀌면 필터커피 퀄리티가 확 올라갈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스럽게 추출한 커피 한 잔의 향은 아주 좋았다. 첫 모금에서 에티오피아 특유의 산미와 꽃향이 느껴졌다. 끝맛에 약간의 쌉쌀함이 남았지만 동네 카페에서 이 정도 퀄리티면 만족이다. 다음에 또 마시고 싶을 정도였으니깐


더플롯커피(THE PLOT COFFEE) 목동현대 41 타워점에서는 사장님의 커피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커피 머신 및 그라인더 구성, 추출 방식 그리고 메뉴 설명까지 맛있는 한 잔을 위한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커피 한 잔 마시러 가기엔 아주 만족스러운 곳.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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