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가 커피 이야기다. 저가 커피는 취향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출근길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그리고 오후에 졸릴 때도 잔. 그렇게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연료 같은 존재다. 이 시장에서 늘 언급되는 세 브랜드가 있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흔히 말하는 저가 커피 3 대장이다.
겉으로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이 셋은 생각보다 꽤 다르게 움직여 왔다. 가격만 비슷할 뿐 방향은 전혀 다르다. 오늘은 이 세 브랜드가 왜 이렇게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차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겉으로는 비슷하지만, 안에서는 전혀 다른 브랜드들
커피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영역은 단연 저가 커피다. 한 잔에 1,500원에서 2,000원대. 어느덧 이 가격이 기본값에 가깝게 되었다.
저가 커피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는 메가커피, 컴포즈 그리고 빽다방이다. 이들 브랜드는 가격은 다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다. 뭔가 모르게 다르다.
메가커피: 어디서나 보인다.
메가커피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매장 수다. 2025년 기준으로 4,000개에 이르는 매장을 운영하며 저가 커피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접근성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됐다는 뜻이다.
길을 걷다가 커피가 필요해지면 메가커피는 거의 항상 시야 안에 들어온다. 무의식적인 선택을 만든다. 맛이 어떻든, 메뉴가 어떻든,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된다.

컴포즈커피: 맛으로 기억되는 저가 커피
컴포즈커피는 스스로를 맛있는 저가 커피로 정의해 왔다. 자체 로스팅 시스템과 원두 품질을 강조하고 실제로 소비자 평가에서도 커피 맛에 대한 호평이 자주 나온다.
매장 수는 메가커피보다 적지만 2,600~3,000개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규모에서는 밀리지만 '저가 커피치고 맛있다'라는 인식은 분명한 무기다. 저가 커피를 마시면서도 맛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빽다방: 강한 캐릭터의 커피
빽다방은 애초에 다른 길을 택했다. 강한 카페인, 직관적인 맛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메뉴들. 복숭아 아이스티, 믹스커피, 아주 진한 아메리카노. 빽다방의 커피는 섬세하기보다는 명확하다. 매장 수는 약 1,200개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브랜드 캐릭터는 가장 뚜렷하다. 피곤할 때 한 방 같은 역할을 한다.
가격은 비슷한데, 체감은 왜 다를까
가격표만 보면 세 브랜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주요 브랜드 가격표
| 핫 아메리카토 | 아이스 아메리카노 | 라테 | |
| 메가MGC커피 | 1,500 원 | 2,000원 | 3,200원 |
| 컴포즈커피 | 1,500 원 | 1,500원 | 3,300원 |
| 빽다방 | 1,500 원 (일부 1,700 원) |
2,000원 | 3,500원 |
핫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모든 브랜드가 비슷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추가금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아닌 곳도 있다. 가격이 비슷하지만 체감 가격은 다르게 느껴진다.
메가커피는 대용량 옵션이 강하다. 같은 가격이라도 양이 많다는 인상을 준다. 컴포즈커피는 가격과 품질의 균형이 잘 맞는 느낌이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가격은 선택의 기준이라기보다 최저허들에 가깝다. 들어와서 무엇을 고를지는 다른 요소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맛과 원두, 같은 아메리카노인데 왜 다를까
컴포즈커피의 아메리카노
과일향과 꽃향 같은 비교적 클린 한 인상이 특징이다. 저가 커피임에도 '맛있다'는 평가가 반복되는 이유다. 라테에서는 부드러운 거품과 균형감 있는 맛이 장점으로 언급된다. 커피를 중심에 둔 브랜드라는 인상이 분명하다.

메가커피의 아메리카노
전체적으로 균형은 좋지만 후미가 짧고 개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누구나 무난하게 마실 수 있지만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다. 라테에서는 양 대비 아쉬움이나 탄맛 지적이 종종 나온다. 대신 실패 확률이 낮다.
빽다방의 아메리카노

강한 임팩트가 핵심이다. 카페인 강도도 높고 맛도 직관적이다. 라테에서는 몽글한 거품과 적당한 단맛이 특징이다. 커피 한 잔으로 각성 효과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는 메뉴도 브랜드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메뉴 구성에서 드러나는 브랜드 성격
커피 외 메뉴를 보면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메가커피는 대중적인 음료와 디저트를 폭넓게 배치해 선택 부담을 줄인다. 컴포즈커피는 커피 중심의 메뉴 구성으로 정체성을 유지한다. 빽다방은 강한 히트 메뉴로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든다.
이건 어떤 소비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창업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그림이 나온다
창업을 기준으로도 세 브랜드는 전혀 다르다.
메가커피는 매장 수가 많고 운영 표준화가 잘 되어 있어 초보 창업자에게 안정적이다. 평균 월 매출도 가장 높다. 컴포즈커피는 맛과 원두 경쟁력이 강점인 만큼 운영자의 이해도가 성과에 더 크게 반영된다. 빽다방은 브랜드 캐릭터가 뚜렷해 상권 선택과 매장 관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같은 저가 커피라도 결과는 입지와 운영 방식에서 갈린다.
가맹점 규모(시장 침투력)
| 가맹점수 (2025.09) |
특징 | |
| 메가커피 | 3,859 개 | 접근성·인지도 최강 |
| 컴포즈커피 | 2,649 개 | 성장세·맛 중심 |
| 백다방 | 1,800 개 + | 캐릭터·상권 적합 |
돈의 관점(투자·매출·회수)
| 초기 비용 (10 ~ 15평, 보증금 별도) |
월 평균 점 매출 (vat 포함) |
|
| 메가커피 | 1.2~2억 원 | 3,199만 원 |
| 컴포즈커피 | 1~1.2억 원 | 2,726만 원 |
| 빽다방 | 1.3억 원 내외 | 2,321만 원 |
그래서, 결국 누구에게 뭐가 맞을까
- 접근성과 일상 소비를 중시한다면 메가커피
- 커피 맛을 조금이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컴포즈커피
- 강한 카페인과 개성 있는 메뉴를 원한다면 빽다방
정답은 없다. 다만 목적은 있다. 저가 커피는 취향의 싸움이 아니라 상황의 선택이다.
지금까지 저가 커피 3대 장인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을 비교해 봤다. 누군가에게는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게는 매우 다른 브랜드로 느껴질 것이다. 투자자라면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잘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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