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짜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미세한 맛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 제목부터 말하자면 커피 깔끔하게 추출하는 방법 - 채프 없애기다. 유튜브 채널 용챔 영상을 기반으로 실제로 내가 해보고 느낀 바를 토대로 쓰려고 해. 솔직히 말하면 이건 깨끗하게 먹기 위한 디테일이다. 어느 정도 커피를 추출해 본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주제일 거다.

채프가 뭐길래?
채프(Chaff)는 생두의 겉껍질이다. 생두를 로스팅할 때 아주 얇게 벗겨져 나온 껍질 조각이 분쇄한 커피가루 사이사이에 남아 있게 되는데 이게 채프다. 채프가 커피 맛에 영향을 준다. 그 차이가 아주 크진 않아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맛에 민감하다면 분명히 거슬린다. 특히 미분과 채프가 섞인 커피는 묘하게 쌉싸름하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걸 제거하면 맛이 더 깔끔해진다. 커피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도 채프를 제거한 원두로 추출하는 걸 보면 분명 맛에 영향을 줄 거다.
방법은 두 가지다
이번 실험에서 내가 따라 해 본 채프 제거 방식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가장 쉬운 방법. 분쇄한 뒤 공기나 바람을 이용해 채프를 날리는 것.
두 번째는 이보다 약간 번거로운 더블 그라인딩 방식이다. 먼저 굵게 한 번 갈고 채프를 제거한 뒤 다시 원하는 분쇄도로 갈아주는 방식이다.
이 둘을 직접 비교 테이스팅 해봤고, 실제로 맛의 차이도 느껴졌다. 이제 하나하나 풀어보자.
필요한 준비물
우선 분쇄는 일반적인 핸드밀이나 전동 그라인더 모두 사용 가능하다. 내가 이번에 사용한 건 코만단테 그라인더.
■ 결점 트레이: 분쇄한 원두를 담을 수 있는 얇고 넓은 접시 형태의 트레이.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훨씬 편하다고 한다. 꼭 전용 제품이 아니어도 다이소 같은 데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접시로 대체 가능하다. 나는 접시를 사용했다.

■ 에어 블로어: 카메라 렌즈 청소할 때 쓰는 공기 펌프 같은 거다. 가격도 저렴하고 하나쯤 갖고 있으면 꽤 유용하다.
이 두 가지가 있으면 첫 번째 방식 즉 에어블로잉을 이용한 채프 제거를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에어블로잉 방식으로 채프 제거하기
먼저 원두를 원하는 분쇄도로 갈고 트레이에 펼쳐 놓는다. 그 위에 남아 있는 얇은 채프들은 입으로 내는 바람과 에어 블로어를 함께 사용해 날려주면 된다. 내가 해보니까 너무 세게 불어도 안되고 약하게 불어도 안된다. 바람 세기 조절이 관건이다. 잘하면 생각보다 깔끔하게 채프가 분리된다.

※ 추가 팁
집에서 할 때 주의할 점은 장소다. 책상 위에서 하면 주변에 커피 가루 날아다닌다. 가장 좋은 장소는 싱크대다. 트레이를 살짝 기울이고 입으로 살살 불어주거나 에어 블로어로 가볍게 공기를 불어넣으면 채프만 날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커피 무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약 0.5g~1g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그라인딩 할 때 0.5 ~ 1g 정도 넉넉하게 계량하는 게 좋다.
두 번째: 더블 그라인딩 방식으로 채프 제거하기
이건 좀 더 번거롭다. 굵은 분쇄도로 먼저 한 번 갈고 그 원두에서 채프를 제거한 뒤 다시 원래의 분쇄도로 한 번 더 가는 방식이다. 코만단테 기준 평소 25 클릭으로 추출한다면 첫 분쇄는 50 ~ 60 클릭으로 갈아준 후 채프를 날리고 다시 25 클릭으로 분쇄하는 식이다.
굵게 분쇄된 상태에서는 채프가 상대적으로 잘 떨어져 나간다. 입자가 크기 때문에 에어블로어에 커피 가루가 민감하게 반응을 하지 않아 채프만 날리기 쉬운 거다. 다만, 다시 갈면서 열과 마찰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향미가 조금 손실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더블 그라인딩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 하면 너무 번거롭다.
직접 테이스팅 해봤다
실제로 두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비교 테이스팅 해봤다. 커피는 케냐 AA 내추럴을 사용했고 동일한 추출 레시피로 내렸다.

■ 채프 제거 안 한 커피
산미는 살짝 묻히고 약간 구수한 느낌이 남았다. 무게감이 더 강한 느낌, 약간의 텁텁함도 있었다. 깔끔하진 않지만 부드러운 인상이다.
■ 채프 제거한 커피
향미가 더 맑게 전달된다. 특히 과일 향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산미도 밝게 표현된다. 맛이 좀 더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느낌. 깔끔함이 확실히 느껴졌다.
이 정도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차이다. 물론 기호에 따라선 채프가 남아있는 쪽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채프 특유의 고소함과 묵직함이 있기 때문. 하지만 적어도 과일 계열의 밝은 커피를 즐긴다면, 채프를 제거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채프, 꼭 제거해야 할까?
사실 꼭은 아니다. 번거롭기 때문이다. 번거로움을 이길 만큼 맛의 변화가 크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다만, 좋은 원두를 샀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며 꼭 해보길 추천한다. 단돈 만 원 이면 장비도 갖출 수 있고 쉽게 시도할 수 있다. 커피 한 잔에 더 많은 풍미를 담아내고 싶다면 이 치트키를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채프 제거는 일종의 디테일이자 정성 같은 거니깐
맛의 밀도를 끌어올리는 작은 습관
채프 제거는 기술적인 접근이라기보단 좋은 커피를 향한 의지다. 꼭 필요하진 않지만 한 번 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내가 직접 실험해 보고 가장 크게 느낀 건 바로 선명도와 깔끔함. 어떤 커피를 마시든 향미의 층이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건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이다. 매번 할 필요는 없지만 비싼 원두라면 해보길 추천한다.
'Coffee > Common Sens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푸어오버 고급 레슨: 뜸 들이기와 물줄기가 커피 맛을 바꾸는 이유 (1) | 2025.12.16 |
|---|---|
| 커피에 대한 잘못된 상식 9가지 (1) | 2025.10.17 |
| 가향 커피란? 원두에 향을 입히는 법, 향 종류부터 스페셜티 논란까지 총정리 (0) | 2025.10.15 |
| 카페 아메리카노 원가는 얼마일까? 커피 한 잔 수익 구조 완벽 분석 (0) | 2025.10.01 |
| 콜드브루 vs 아이스커피 vs 아이스 아메리카노 (1) | 2025.09.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