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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Local Cafe Tour

고성 카페 태시트(TACIT) 방문 후기: 고성 바다 프레임과 모던한 감성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1. 17.

강원도 고성. 서울에서 4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호텔에서 체크인을 한 뒤 어둑해질 무렵 찾은 곳이 바로 청간정 해수욕장 작은 바다 마을에 위치한 태시트(TACIT)다. 조용하고 담백하다는 그 의미처럼 이곳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절제된 디자인과 차분한 분위기로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노을이 살짝 들기 시작한 하늘 ㅅ자 지붕과 띄엄띄엄 서있는 담이 특이하다.
태시트 카페

 


접근성과 위치

르네블루 비아 쏠비치 호텔에서 차로 약 13분 거리. 속초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마을 안쪽으로 난 골목에 태시트가 숨어있다. 전용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도보 1분 거리에 공영 주차장이 있다. 주말에는 이 주차장도 금방 찬다. 일부 방문객들은 도로변에 주차를 하기도 했지만 차량 이동이 많기 때문에 추천하긴 어렵다. 주차 후에는 짧은 골목길을 걸어야 한다. 아담한 길 끝에 보이는 흰색 단층 건물이 바로 태시트다.

바다 너머 등대가 보인다. 앞에는 바위가 있어 사진 찍기 좋다.
고용 주차장 앞에서 한 컷

 

해변이 역 C자 모양으로 이어져 있고 그 끝에는 아파트와 상가들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카페 가는 길목에서 한 컷

건물 외관과 분위기

태시트는 전통 한옥의 'ㅅ'자 지붕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조다. 목재 대신 화이트 & 그레이 톤으로 마감된 외관은 전통과 모던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인상을 준다.

어둑해진 하늘에 카페 외관만 뚜렷하게 보인다.
어둑해진 하늘 카페 전면

 

외부 마당은 모래로 되어 있고 담벼락 사이로 바다가 부분적으로 보인다. 한눈에 탁 트인 오션뷰를 기대했다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담벼락이 단순히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아니라 공간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담 사이로 보이는 바다. 담 아래를 청소하는 직원이 보인다.
카페 내부에서 보이는 바다 담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느낌이 색다르다.

 

야외 포토존은 인스타 감성에 최적화된 배경이다. 정원, 담장, 통유리 벽면 모두가 하나의 장면이 된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자연광이 더해져 사진이 굉장히 잘 나온다. 다만 인기 포인트에는 대기 인파가 있을 수 있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사진 촬영 환경은 크게 달라지니 참고하자.

좁은 틈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그 앞에 노랗게 된 나무
마당 한쪽에 있는 나무

 

실내 구성과 좌석

실내 공간은 아담하다. 카페 전체가 단층 구조이고 테이블 수도 많지 않다. 그만큼 창가 자리는 금방 만석이 된다.

그레이화 화이트 인테리어 그리고 우드와 그레이 테이블들. 살마들이 꽤나 있다.
매장 내부

 

하지만 실내 어느 자리에 앉든 통유리 너머 바다는 어느 정도 시야에 들어온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주말 저녁 시간대였고 운 좋게 두 분이 일어나면서 창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조명이 은은하고 톤 다운된 색감 덕분에 외부보다 실내가 더 안정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창가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 딱 좋은 조합이다.

 

 

메뉴 구성과 주문

태시트는 커피와 주스 그리고 티 외에도 매장에서 직접 구운 휘낭시에가 유명하다.

커피, 쥬스, 티 중심의 음료 메뉴
메뉴판

 

휘낭시에 종류가 많았는데 다 나가고 구운 감태, 얼그레이 초코칩, 쑥 누룽지 휘낭시에 3종밖에 남지 않았었다.

휘낭시에 진열대. 대부분 휘낭시에가 판매되고 3종 밖에 남지 않았다.
3종 밖에 남지 않은 휘낭시에

 

주문은 에스프레소와 시그니처 태시트 라테(플랫화이트 아이스) 그리고 쑥 누룽지 휘낭시에. 가장 먼저 휘낭시에부터 이야기해 보자.

테이블 위에 트레이가 놓여 있고. 트레이 위에는 에스프레소, 라테, 물 그리고 휘낭시에가 놓여있다.
에스프레소, 태시트 라테, 쑥 누릉지 휘낭시에

 

■ 쑥 누룽지 휘낭시에

이름만 들었을 때는 강한 쑥맛이 느껴질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쑥 향은 거의 은은하게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다. 대신 휘낭시에 위에 얹힌 누룽지의 바삭한 식감이 재미를 더한다. 단맛은 꽤 강한 편이다. 단 걸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약간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 무엇보다도 식감이 참 독특해 기억에 남는다.

 

■ 태시트 라테

이곳의 시그니처 음료인 태시트 라테는 두 가지 이상의 우유가 섞인 부드러운 라테다. 아이스로 주문했지만 첫 모금부터 크리미 한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커피의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다. 휘낭시에와 함께 먹으면 오히려 라테의 단맛을 느끼지 못해 균형이 더 잘 맞았다. 부드러움과 밀도, 단맛과 쓴맛 사이에서 꽤나 조화로운 라테였다.

휘낭시에와 플랫화이트(태시트 라테)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휘낭시에와 태시트 라테

 

■ 에스프레소

산미가 높거나 과하게 쓴 커피가 아니었다. 로스팅 포인트는 라이트보다는 미디엄에 가까워 보였다. 한 입 마셨을 때 살짝의 타격감이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았고 끝에는 은은한 꽃 향이 남는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마실 수 있을 만큼 농도가 잘 잡혀 있었다. 개인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에스프레소였다.

테이블 위에 에스프레소가 담긴 잔과 스푼이 놓여있다.
에스프레소

 

 

오션뷰? 아니면 프레임뷰?

뷰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태시트. 하지만 이곳은 흔히 말하는 통창 오션뷰와는 거리가 있다. 마당 앞쪽 담장이 시야를 일부 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담장 사이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감각적이었다. 바다가 모두 보여야만 좋다고 생각한다면 이곳은 다소 답답할 수도 있다. 반면, 프레임처럼 조각조각 보이는 바다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담장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손님 두 분이 나가고 있다. 앙상한 나무가지와 의자돌이 느낌을 더 한다.
창 밖으로 보이는 마당과 바다

 

포토존 vs 창가 자리

포토존은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상적이다. 외관, 정원, 담장 모두 SNS에 어울리는 배경이 된다. 반면 실내 창가 자리는 커피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여유롭게 머물기에 제격이다.

에스프레소잔을 들고 바다가 보이게 한 컷.
에스프레소와 바다

 

혼잡한 주말에는 포토존은 대기 시간이 길 수 있고 창가 자리도 경쟁이 치열하다. 선택은 방문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창문 너머 바다가 보이고 테이블 위에는 주문한 음료가 놓여있다.
바다가 보이게 한 컷

 

혼잡 피하는 팁

태시트는 주말과 휴일 12시~16시 사이가 가장 붐빈다고 한다. 대기 없이 앉고 싶다면 평일 오전 10시~11시 혹은 오후 3시 이후를 추천한다. 특히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창가 자리도 확보할 수 있다. 조금 추워지긴 했지만 외부 테이블도 있다. 현재 대기 앱은 운영하지 않는다. 주차장도 미리 도착해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  

잎이 떨어진 나무 주위로 배치된 야외 테이블과 의자
야외 테이블

 


태시트는 고성의 감성 공간이다. 모던하게 해석된 한옥 쉐입 디자인과 조용하고 절제된 인테리어 그리고 디저트와 커피의 밸런스. 모두가 잘 맞아떨어진다. 다만 완전한 통창 바다 전경을 기대한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보이는 바다, 절제된 구조, 직접 구운 휘낭시에, 부드러운 시그니처 라테. 이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바다를 배경 삼아 천천히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이들에게, 태시트는 분명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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