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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Local Cafe Tour

여주 카페 스승 방문기: 세종대왕릉의 단풍과 땅콩버터라떼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1. 10.

이번엔 여주다. 지방에 일이 있어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에 여주를 들려 1박 하기로 했다. 그냥 가을 여행 느낌으로. 오늘 소개할 곳은 여주 세종대왕릉 입구에 있는 카페 스승. 이름부터 정갈하다. 여주 가을 여행자들에게 세종대왕릉의 단풍과 함께 추천할 만한 스폿이라 기록해 본다.

카페 중정에 놓여진 조형물, ㅈ,ㅎ,ㅇ 으로 만든 조형물이 잔디밭위에 있다.
스승 카페 옆 한글 조형물


왕릉 옆 카페

호텔 체크 아웃 후 가장 먼저 향한 곳이 세종대왕릉(英陵)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지만 무엇보다 가을 풍경이 너무 좋다. 주차장이 꽤 넓은 편이지만 이미 빈자리가 많이 없다. 카페 스승은 주차장을 지나 왕릉 매표소로 가는 길에 자리 잡고 있다.

 

카페는 적벽돌 건물에 회색 프레임 그리고 투명 유리의 조화가 이곳 풍경과 제법 어울린다. 외부 테이블에는 이미 사람들이 한가득 앉아 있었다. 특이하게도 손님 연령대가 좀 있다. 나만 아는 힙한 장소 같은 느낌이 아니라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의 쉼터 같은 분위기다.

회색과 우드 그리고 유리로 구성된 카페. 야외 테이블에 많은 손님들이 앉아 있다.
카페 스승 전면

 

※ 참고로 세종대왕릉 옆에는 효종대왕릉도 있다. 그런데 이 둘을 모두 영릉이라고 부른다. 한글은 같지만 한자는 英陵과 寧陵으로 다르다. 세종대왕릉이 英陵(빛날 영, 영웅영), 효종대왕릉은 寧陵(편안할 녕)이다.

 

 

눈길이 가는 베너

영릉(英陵) 방문 카페를 스쳐 지나갈 때 카페 입구 시그니처 베너가 눈에 들어왔다. 시그니처는 바로 여주 땅콩버터크림라테와 솔잎 영릉에이드. 아내와 함께 세종대왕릉 방문 후 이 두 음료를 마셔야겠다고 이야기했다.

폴딩 도어에 붙어 있는 시그니처 음료 베너. 땅콩버터크림라테와 솔잎 영릉에이드
카페 스승 시그니처 음료 베너

 

꿀팁 하나. 세종대왕릉은 음식물은 반입 금지지만, 음료는 들고 들어갈 수 있다. 즉, 이 카페에서 음료 하나 사들고 왕릉으로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몰라 영릉 방문 후 마시기로 한 것. 단, 영릉 안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니 끝까지 들고 나와야 한다. 누군가 커피 컵을 버리고 간 걸 보고 좀 속상했다.

카페 안 안내문. 영릉 입장 시 커피, 물, 음료는 손에 들고 입장 할 수 있음 안내
영릉 입장 가능 안내

 

단풍이 아름다운 영릉(英陵)

영릉은 정말 이쁘게 가을이 들었다. 특히 붉은색 단풍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았다.

영릉 안에 단풍 나무. 빨갛게 물든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영릉 안 단풍
단풍 나무 아래 벤치. 붉게 물든 나무가 크게 있다.
단풍 나무 아래 벤치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느라 세종대왕릉까지 갔다 오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1시간 정도 걸으니 땀도 나고 목도 말랐다. 카페 스승을 지나칠 수 없었다.

세종대왕릉과 주변 석조 조형물
세종대왕릉

 

 

튀지 않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카페 내부는 우드 천장과 적벽돌 벽 그리고 회색 바닥으로 구성되어 외부와 톤을 잘 맞췄다.

우드와 그레이 그리고 적벽돌로 구성된 카페 내부
카페 내부

 

굿즈 코너에는 세종대왕 저금통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실내 테이블도 몇 개 있고, 창가 쪽은 폴딩 도어로 되어 있어 날씨 좋은 날엔 숲 속 카페 같은 느낌이 날 것 같았다.

세종대왕 저금통 굿즈와 시그니처 음료 POP
세종대왕 저금통 굿즈

 

음료 외에도 마카롱, 케이크, 카스텔라 등의 디저트류도 준비되어 있었다.

냉장고 진열대에 놓인 디저트류(케익, 카스테라, 마카롱)
디저트 매뉴

 

 

외부 테이블은 가을이면 낙엽과 단풍, 겨울이면 고요한 숲 속 풍경을 배경으로 깔고 있어서 사진 찍기에도 아주 좋다.

다양한 컬러로 변한 자연 속에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외부 좌석
자연을 바라보며 마실 수 있는 외부 좌석

 

여주 땅콩버터라테와 솔잎 영릉에이드

영릉 들어가기 전 주문하기로 했던 두 음료를 주문했다. 참고로 주문은 키오스크로 한다. 요즘은 뭐 다 그렇지만 고궁 근처 카페에서 이 시스템을 보니 정말 많이 보급되었구나 싶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장면, 여주 땅콩버터라테와 솔잎 영릉에이드 주문 중
키오스크

 

음료 맛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음료 모두 특별하긴 한데, 뭔가 2% 부족하다. 솔잎 에이드는 ‘솔의 눈’처럼 진한 솔 향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아주 살짝 솔잎과 민트향이 스쳐가는 정도. 탄산과 함께라 시원하긴 했다.

흐린 날씨지만 울긋불긋 푸른 다양한 나무들이 보이는 외부에 음료 두 개가 놓여있다.
왼쪽 땅콩크림라테, 오른쪽 솔잎영릉 에이드

 

여주 땅콩버터크림라테는 빨대를 쓰지 말고 마시라는 안내가 있었다. 그대로 마셔보니 살짝 땅콩 맛이 올라오다가 말았다. 결국 빨대로 섞어 마셨는데 그제야 진짜 맛이 느껴졌다. 땅콩의 고소함, 크림의 부드러움 그리고 커피의 쌉쌀함이 잘 어우러졌다. 다만 커피 향이 강하지 않다. 진한 커피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다음에 다시 온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이 라테를 함께 주문할 것 같다. 하나는 기본 확인용이고 하나는 지역 특산 체험용이니까.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공간

카페 스승은 오래 머무는 카페라기보단 산책 후 잠시 목을 축이고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관광지 카페로 싸지는 않지만 과하지도 않은 가격(여주 땅콩크림라테 6,500/솔잎 영릉에이드 6,000/아메리카노 4,500) 그리고 원두는 원두는 프릳츠. 기본은 잘 갖췄다. 분위기, 위치, 가격, 서비스, 메뉴까지. 어느 하나 튀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조화롭다.


여주 세종대왕릉 근처 카페 스승은 왕릉 입구의 잘 가꿔진 자연을 바라보면 가볍게 휴식하기에 잘 어울리는 카페다. 만약 여주 세종대왕릉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 릉 관람 전후로 카페 스승에서 라테 한 잔 어떨까. 특히 가을에는 단풍 사이로 스며드는 커피 향, 땅콩버터의 고소함 그리고 세종의 기운(?)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여행의 한 장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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