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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Seoul Cafe Tour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6. 30.

오늘은 남영역에서 만난 아주 독특한 에스프레소 바 '바마셀(bamaself)'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태안 여행길에 우연히 들른 카페 사장님께 소개받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를 맛보기 위해 꼭 들러봐야 할 공간이었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
카페 전면

 

작지만 감성 가득한 카페

용산경찰서에서 도보 1분. 초록색 포인트 외관에 자그마한 간판이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풍긴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건 생각보다 더 작은 실내. 그리고 바쁘게 돌아가는 바. 초록색 칠판 벽과 노란 바 테이블의 조합이 눈에 띄고 분필로 그려진 로고와 낙서 그리고 여기저기 테이프로 붙여놓은 사진들까지...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하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카페 내부_녹색 칠판 벽면과 노란 테이블
카페 내부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녹색 칠판 벽면
녹색 벽면의 그림들

 

좌석은 바 테이블과 2인용 테이블 하나 그리고 1인석 몇 개 정도. 거의 만석이었지만 다행히 바에 둘이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테이블엔 치우지 못한 커피잔과 영수증이 잔뜩.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듯했고 그만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치우지 못한 잔과 영수증
치우지 못한 잔과 영수증

장비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공간에 라마르조꼬 그라인더와 미토스 그라인더 2대 그리고 사이펀 추출 도구와 로스터기까지. 장비만 봐도 '이 집 커피 좀 하겠는데?’ 싶다. 여기에 뒤편 트로피들이 이를 증명한다. 필터 커피는 아예 없고 에스프레소와 사이펀이 주력이다. 사실 에스프레소와 사이펀을 메인 커피로 미는 곳은 흔치 않다. 이 자체만으로도 방문할 이유가 된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각종 기구들과 트로피
뒤편에 보이는 트로피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빨간 로스터기
빨간 로스터기

 

 

 

커피에 집중하다

여긴 에스프레소 바다. 진짜 에스프레소 바. 아메리카노나 라테 같은 친숙한 메뉴들은 오로지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디저트는 브라우니 & 아이스크림 하나뿐. 카페라기보단 커피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메뉴판 1
메인 메뉴(에스프레소)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메뉴판 2
사이펀과 테이크아웃 메뉴

 

내가 주문한 건 세 가지:

  • 사이펀 - 케냐 엠부 쿠시엔다 AA TOP 워시드
  • Caffe con zucchero (설탕을 넣고 추출한 에스프레소)
  • 샤케라또

 

 

 

 

사이펀, 내 취향은 아냐

사실 사이펀 커피가 제일 기대됐다. 추출 장면도 눈길을 끌고 커피를 두 잔으로 나눠 제공하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한 잔은 기본 추출 다른 잔은 커피 엑기스 오일을 두 방울 떨어뜨려 마티니 잔에 서브. 듣기만 해도 흥미롭지 않나? 아참 엑기스 오일은 식물에서 직접 추출한 것으로 시즌마다 바뀐다고 한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사이펀 추출
화려한 사이폰 추출 모습

 

하지만 솔직히 말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기본 사이펀은 끝 맛이 살짝 쓴 편이었고 에센스 오일이 들어간 잔도 향이 생각보다 약했다. 에센스 오일이 들어간 사이펀은 '풀 맛이 난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다만, 어디까지나 내 취향이 그렇다는 거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두 잔의 사이펀
기본 사이펀 커피(좌)와 엑기스 오일이 들어간 사이펀 커피(우)

 

카페 콘 주케로, 에스프레소 입문용으로 딱 

이건 의외로 꽤 좋았다. 카페 콘 주케로는 설탕을 넣고 추출한 에스프레소인데 주케로가 이탈리아어로 설탕이란 뜻이다. 한 모금 탁 털어 넣으면 쌉싸름한 진함과 단맛이 동시에 밀려온다. '강하지만 부드럽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조화롭다. 에스프레소가 아직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한 번 도전해 보시길. '에스프레소는 원래 이렇게 마시는 거구나'할 수 있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에스프레소
설탕이 들어간 에스프레소

 

반전의 샤케라또

완전 의외였다. 오늘 마신 메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샤케라또. 푸글렌 스타일의 샤케라또와 그 결이 살짝 다르다. 거품이 굉장히 부드럽고 질감이 고운 편. 셰이커 대신 다른 도구를 쓴 듯했는데 정확히는 보지 못했다. 다만 입에 닿는 순간 '이건 다르다'는 느낌이 왔다. 깔끔하고 시원하고 진짜 맛있었다.

바마셀, 남영역 에스프레소 바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와 샤케라또_샤케라또
부드러운 거품이 특징인 샤케라또

 


바마셀은 공간도 작고 메뉴는 한정적이지만 커피 하나만큼은 진심이다. 이것이 이곳의 정체성이자 매력이다. 다음에 또 간다면 라테 샤케라또와 에스프레소는 무조건 다시 마신다. 남영역 인근에서 커피 한잔 고민 중이라면? 바마셀에 앉아 진짜 커피 한 잔 마셔보시라. 커피에 진심이라면 여긴 진짜 괜찮은 발견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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