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나 라테보다 아이스커피가 더 끌린다. 이쯤 되면 진짜 한국 사람이 맞다. 대한민국에서 아이스커피는 계절을 안타는 음료니깐. 오늘은 중배전 원두로 사이폰으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더불어 핫 커피 레시피도 슬쩍 살펴보겠다. 레시피는 두 개지만 복잡할 건 없다. 사이폰 아이스커피와 핫 커피 만드는 법이 거의 비슷하거든.
사이폰의 매력
원래 사이폰(Siphon)은 압력 차이를 이용해 액체를 옮기는 관을 말한다. 사이폰에서 상부 로드와 하부 플라스크를 연결하는 그 관이 바로 사이폰이다. 추출 기구의 일부가 전체가 된 셈이다. 따지고 보면 '베큠 브루어(Vacuum Brewer)'라는 이름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사이폰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은 꽤나 드라마틱하다. 물과 커피가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속 마녀의 실험실과 비슷하다. 100도로 끓는 물에 커피가 완전히 잠기면서 추출되기 때문에 진하고 향이 깊다. 아이스커피로 만들어도 그 풍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게 바로 사이폰의 매력이다.
아이스커피 레시피
준비물
- 핸드 드립 정도로 분쇄된 원두 25g (아이스커피는 핫 커피보다 조금더 가늘게 분쇄)
- 뜨거운 물 220ml (핫 커피와 동일)
- 종이 혹은 융필터
① 필터 결합
종이 필터나 융필터를 여과기에 결합한다. 개인적으로 융필터는 관리하기 힘들어 종이 필터를 선호한다. 필터가 결합된 여과기를 상부 로드 내에 넣는다. 그리고 여과기 용수철 끝에 있는 고리를 상부 로드의 관(사이폰)에 걸어 고정한다. 고리를 관에 잘 걸지 않으면 커피 가루가 하부 플라스크로 내려와 거슬리게 된다.


② 뜨거운 물 넣기
하부 플라스크에 물 220ml를 넣는다. 이때 상온수가 아닌 90도 이상의 물을 넣는 게 좋다. 상온수를 넣고 가열하기 시작하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 과거에는 갑자기 뜨거운 물을 넣으면 플라스크가 깨질 수 있다고도 했는데 유리 품질이 좋아져 그럴 염려는 없다.


③ 가열하기
뜨거운 물이 담긴 하부 플라스크를 가열한다. 이때, 하부 플라스크 표면의 물기를 닦고 가열하는 게 좋다. 유리와 표면에 있는 물의 팽창 속도가 달라 유리가 금이 갈 수 있기 때문. 열원에 따라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알코올램프를 사용하고 있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이참에 할로갠 빔 히터를 사야 하나 고민이다.

④ 커피 투입 및 상부 로드 결합 (핫 커피와 다른 점)
하부 플라스크에 담긴 물에 기포가 연속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가열은 완료. 이제 상부 로드를 결합할 시점이다.

아이스커피는 분쇄된 원두를 미리 상부로드에 넣고 결합한다. (핫 커피는 결합 후 물이 절반 정도 차면 넣는다.) 이유는 커피와 물이 만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아이스커피는 나중에 얼음을 넣어야 해서 더 진해야 된다.

⑤ 1차 교반
상부 로드를 결합한 뒤 물이 절반 정도 차오르면 커피 스틱을 이용해 커피와 물을 섞는다. 이때 종이 필터가 찢어지지 않게 스틱을 너무 깊게 넣지 말자. 전체적으로 잘 섞이도록 저어주자.


⑥ 2차 교반
1차 교반 후 20초가 지나면 2차 교반을 해야 한다. 이때, 상부 로드는 커피, 물, 거품 3단계로 나눠져 있을 거다. 2차 교반은 상부 거품 부분만 깨뜨린다는 생각으로 살짝 해야 한다. 1차 교반처럼 전체를 휘졌지 말자.

⑦ 가열 종료
2차 교반이 끝난 후 35초 정도가 지나면 알코올램프를 빼낸다. 가만히 놔두면 상부 로드에 있던 커피가 아래로 내려온다. 커피가 모두 다 내려오면 상부 로드를 분리한다.

⑧ 커피 냉각
하부 플라스크에 담긴 커피를 컵에 따른 후 4분 정도 식힌다. 지금 바로 얼음이 담긴 컵에 넣으면 얼음이 다 녹으면서 연해지기 때문이다.

4분 뒤에 얼음 4 ~ 5개를 넣고 추가로 식힌 후 얼음이 담긴 컵에 부어 마무리한다.


핫 커피 레시피
준비물
- 핸드 드립 정도로 분쇄된 원두 20g (아이스커피보다 조금더 굵게 분쇄)
- 뜨거운 물 220ml (아이스커피와 동일)
- 종이 혹은 융필터
① 필터 결합 ② 뜨거운 물 붓기 ③ 가열하기까지는 아이스커피와 동일
④ 상부로드 결합
핫 커피는 원두를 미리 투입하지 않는다. 가열을 시작하면 빈 상부 로드를 하부 플라스크에 비스듬하게 꽂는다. 이때는 정말 결합해서 밀폐하지 않는다.

아이스커피와 마찬가지로 기포가 연속적으로 올라오면 상부 로드를 하부 플라스크에 결합시킨다.

⑤ 커피 투입과 1차 교반
물이 절반쯤 올라올 때 커피를 투입한다. 물이 완전히 다 차면 1차 교반을 한다. 아이스커피와 마찬가지로 커피와 물이 잘 섞이도록 한다. 너무 깊게 스틱을 넣어 종이 필터가 찢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


⑥ 2차 교반
1차 교반 이후 20초 정도가 지나면 2차 교반을 진행한다. 아이스커피와 마찬가지로 3단계(커피-물-거품)로 분리된 커피의 표면 거품만 깨뜨릴 정도로만 진행한다.

⑦ 가열 종료
2차 교반 후 35초 정도가 지나면 알코올램프를 빼낸다. 하부 플라스크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상부 로드의 커피가 하부 플라스크로 이동한다.

⑧ 옮겨 담기
커피가 하부 플라스크로 모두 떨어지면 상부 로드를 제거한다. 하부 플라스크의 커피를 컵에 따른다.

⑨ 가수하기
커피가 조금 식도록 1분 정도 가만히 둔다. 이후 기호에 맞게 40 ~60 ml의 뜨거운 물을 추가한다. 진한 커피가 좋으면 가수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맛있게 마시면 된다.

아이스 & 핫 커피 레시피 비교
아이스와 핫 커피 추출 순서는 필터 결합 및 여과기 결합, 뜨거운 물 220ml 하부 플라스크에 붓기, 가열하기까지는 동일하다. (단, 원두 사용량은 아이스커피는 25g, 핫 커피는 20g로 아이스커피가 많다)
아이스커피 | 핫커피 | |
상부 로드 결합 |
물에서 기포가 연속적으로 올라올 때 | |
원두 투입 | 상부 로드 결합 시 바로 | 상부 로드에 물이 절반 정도 차오를 때 |
1차 교반 | 상부 로드에 물이 절반 정도 차오를 때 | 상부 로드에 물이 다 차면 |
2차 교반 | 1차 교반 후 20초 뒤에 | |
가열 종료 | 2차 교반 후 35초 뒤에 | |
1차 냉각 | 컵에 따른 뒤 4분 | 컵에 따른 뒤 1분 |
2차 냉각 및 가수 |
컵에 얼음을 5개 넣고 2차 냉각 | 기호에 맞게 가수 |
종료 | 얼음이 담긴 컵에 부어 종료 | 종료 |
1차 교반은 커피와 물이 잘 섞이도록 전체를 저어준다. 반면 2차 교반은 상부 거품만 깨 주는 정도로 가볍게 한다.
지금까지 중배전 원두를 사용한 사이폰 아이스커피와 핫 커피 1인분 레시피를 살펴봤다. 사이폰 커피는 다른 추출도구로 추출한 커피와 다른 매력이 있다. 맛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와 기다리는 재미가 있는 추출 도구다. 지난번 2인분 레시피에 이어 1인분 레시피도 알아봤으니 재미있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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