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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Vacuum & Aeropress Recipe

에어로프레스 색다른 추출법: 에프콜레이터(에어로프레스 + 트리콜레이터)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1. 7.

에어로프레스는 주사기처럼 생긴 커피 추출 도구다. 커피와 물을 넣고 캡을 씌운 후 플린저를 눌러 커피를 추출한다. 매우 단순한 구조지만 추출 방식은 정말 다양하다. 오늘 소개할 추출 방식도 그 많은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에어로프레스 추출 방식과 다르다. 플린저를 쓰지 않고 추출하는 방식 에프콜레이터다.

노란 테이블 위에 몸통과 플린저가 분리된 에어로프레스와 베트남 핀이 올려져 있다.
에어로프레스와 베트남 핀


 

에프콜레이터란 무엇인가

에프콜레이터는 에어로프레스와 트리콜레이터의 합성어다.

 

트리콜레이터(Tricolate)는 호주의 한 커피 브랜드가 만든 드리퍼다. 드리퍼 위에 분산구가 있어 물을 고르게 분사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균일한 물 분산 구조를 통해 커피 베드 위로 물을 일정하게 뿌릴 수 있게 설계된 장비다. 또한, 원통형 구조로 바이패스를 최소화시킨다. 적은 원두 양으로도 풍부한 맛을 낼 수 있는 고효율 브루잉 도구다.

회색 바탕에 투명 트리콜레이터 제품이 보인다.
트리콜레이터

 

그런데, 이 트리콜레이터의 추출 원리를 에어로프레스에 적용한 사람들이 있다. 똑같이 물을 고르게 분사하고 중력에 따라 천천히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하니 에프콜레이터라는 별칭이 붙게 된 것이다.

 

※ 참고로 이 블로그는 유튜브 채널 남자커피와 에프콜재사장을 참고했다.

 

 

추가되는 준비물

이 방식은 일반적인 에어로프레스 추출보다 몇 가지 도구가 더 필요하다.

■ 준비물

⊙ 에어로프레스 (오리지널 혹은 클리어 모두 가능)

⊙드립 어시스턴트 (물을 고르게 분산시켜 주는 도구)

여기서 핵심은 드립 어시스턴트다. 남자커피에서는 하리오 드립어시스턴트를 사용했다. 여기에서는 베트남 핀을 사용할 거다. (하리오 드립 어시스턴트도 있지만 괜히 좀 다르게 하고 싶어서) 이 작은 원형 플라스틱 도구는 위에 물을 부으면 여러 개의 구멍을 통해 물을 고르게 분산해 준다. 꼭 하리오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베트남 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눈치챘겠지만 에프콜레이터는 에어로프레스를 드리퍼처럼 사용하는 거다.

 

 

추출 세팅: 느리게, 천천히, 균일하게

이 추출법의 포인트는 균일한 침출과 느린 드립이다. 추출 시간은 일반 에어로프레스보다 훨씬 길다. 추출의 개념이 브루잉 커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세팅 순서

※ 예열은 안 해도 됨(대신 물온도를 95℃로 세팅)

브뤼스타 드립포트가 95℃를 가르키고 있다.
95℃ 물 사용

 

⊙ 종이 필터를 캡 안쪽에 장착하고 린싱한다. (린싱 필수, 필터를 고르게 편다.)

메탈 드리퍼 위에 캡을 올려 놓고 필터 린싱 중이다.
린싱

 

막대를 이용해 필터를 캡에 밀착시키고 있다.
필터를 펴서 캡과 밀착시킨다.

 

 

⊙ 필터가 젖은 상태에서 캡을 본체에 조립

에어로프레스 몸통에 캡을 씌운 상태. 캡이 위에 있는 모습
캡을 씌운다.

 

⊙ 원두는 15g 사용

저울 위 컵에 원두가 담겨 있다. 저울은 15g을 가르킨다.
원두 15g을 준비한다.

 

⊙ 분쇄도는 일반 브루잉보다 거칠게 조정 (예: 코만단테 기준 25~28 클릭)

⊙ 원두 투입 후 평평하게 되도록 가볍게 흔들기(세게 바닥에 쳐서 평탄화하지 말 것)

에어로프레스 몸통 안에 분쇄된 원두가 담겨 있다.
에어로프레스에 원두를 담는다.

 

⊙ 에어로프레스를 서버 위에 올린 뒤, 드립 어시스턴트(베트남 핀)를 에어로프레스 위에 올린다

서버 위에 에어로프레스를 올리고 그 위에 베트남 핀을 놓는다.
에어로프레스 위에 베트남 핀

 

이제 준비는 끝났다.

 

■ 세팅 시 주의 요약

⊙ 린싱은 필수(필터 캡에 밀착)

⊙ 원두 투입 후 살짝 흔들어 평평하게(탕탕 치지 말 것)

 

 

추출 레시피: 정교한 물의 흐름을 만들다

이 레시피는 에프콜제사장이라는 닉네임의 사용자가 제안한 방식이다. 꽤 많은 유저들이 따라 하고 있다고 한다. 

 

■ 추출 레시피

① 1차 투입: 물 45g (약 3 배수)

저울 위에 서버, 서버 위에 에어로프레스가 올려져있다. 저울은 45.7g을 가르키고 있다.
물 45g으로 뜸 들이기

 

② 1분간 뜸 들이기(스월링 절대 금지, 추출 속도가 너무 느려짐)

③ 이후 총 200g(뜸 들이 포함)까지 천천히 여러 차례로 나눠서 물을 부어줌

베트남 핀에 드립포트로 물 붓기. 물이 조금 차면 쉬었다 다시 붓는다.
베트남 핀에 물 붓기 여러차례 나눠 붓기

 

④ 전체 추출 시간은 약 4분 정도 소요

 

포인트는 천천히 물을 붓는 것이다. 물을 한 번에 붓지 않고 천천히 부어가며 커피 베드 전체에 고르게 물이 흡수되게 해야 한다.

이 방식은 침출식과 여과식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추출 속도는 느리지만 맛의 레이어가 분명하게 갈린다.

 

만약 4분 만에 물이 다 빠지지 않는다면? 플런저를 눌러 마무리하자. 이번에 분쇄도가 컸는지 4분 동안 추출이 완료되지 못해 플린저를 사용했다.

저울의 시계가 4분을 가르킴. 물이 아직 남아 있다.
4분이 되었는데도 에어로프레스 안에 물이 남아 있는 모습

 

에어로프레스 몸통 안에 플린저의 검은색이 보임.
플린저를 결합해 누르고 있는 모습

 

■ 핫 커피와 아이스커피 모두 가능

→ 진한 핫 커피: 추출된 상태 그대로 마시면 된다.

→ 연한 핫 커피: 가수를 조금 하면 된다.

→ 연한 아이스커피: 얼음이 담긴 컵에 추출된 커피를 부어 스월링 한 뒤 마시면 된다. 

→ 진한 아이스커피: 총 투입 물을 200g이 아닌 150g만 사용하면 된다. 

 

바닥에 머그잔이 있고 서버로 그 머그잔에 추출된 커피를 따르는 모습
추출 후 머그잔에 따르는 모습

 

■ 요약

시작
시간
물 붓는 양
(누적 양)
비고
00:00 45g 뜸 들이기
01:00 155g
(200g)
여러 차수로 나눠 붓기
04:00 * 추출 종료

 

※ 4분 동안 추출이 완료되지 않으면 플린저를 이용 추출 마무리

 

추출 결과: 다른 성격, 새로운 맛

이 방식은 일반적인 에어로프레스 추출법보다 산미 표현력이 강하고 캐릭터가 또렷하다. 4분 동안 추출했음에도 쓴 맛이 과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보다 추출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후미가 깔끔하진 않았다. 분쇄도를 조금 더 굵게 하면 완벽한 맛이 나올 듯하다. 확실히 하리오 V60으로 내린 것과도 다르고 에어로프레스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내린 것과도 달랐다. 또 다른 에어로프레스의 맛이다.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편리해서 자주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에어로프레스는 하리오 V60드리퍼 다음으로 많이 쓰는 도구다. 하리오 V60이 손에 익어 자주 쓴다면 에어로프레스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할 때 많이 쓰는 것 같다. 오늘 또 에어로프레스를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 커피 추출은 정말 다양한 데에는 에어로프레스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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