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프레스는 주사기처럼 생긴 커피 추출 도구다. 커피와 물을 넣고 캡을 씌운 후 플린저를 눌러 커피를 추출한다. 매우 단순한 구조지만 추출 방식은 정말 다양하다. 오늘 소개할 추출 방식도 그 많은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에어로프레스 추출 방식과 다르다. 플린저를 쓰지 않고 추출하는 방식 에프콜레이터다.

에프콜레이터란 무엇인가
에프콜레이터는 에어로프레스와 트리콜레이터의 합성어다.
트리콜레이터(Tricolate)는 호주의 한 커피 브랜드가 만든 드리퍼다. 드리퍼 위에 분산구가 있어 물을 고르게 분사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균일한 물 분산 구조를 통해 커피 베드 위로 물을 일정하게 뿌릴 수 있게 설계된 장비다. 또한, 원통형 구조로 바이패스를 최소화시킨다. 적은 원두 양으로도 풍부한 맛을 낼 수 있는 고효율 브루잉 도구다.

그런데, 이 트리콜레이터의 추출 원리를 에어로프레스에 적용한 사람들이 있다. 똑같이 물을 고르게 분사하고 중력에 따라 천천히 떨어지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하니 에프콜레이터라는 별칭이 붙게 된 것이다.
※ 참고로 이 블로그는 유튜브 채널 남자커피와 에프콜재사장을 참고했다.
추가되는 준비물
이 방식은 일반적인 에어로프레스 추출보다 몇 가지 도구가 더 필요하다.
■ 준비물
⊙ 에어로프레스 (오리지널 혹은 클리어 모두 가능)
⊙드립 어시스턴트 (물을 고르게 분산시켜 주는 도구)
여기서 핵심은 드립 어시스턴트다. 남자커피에서는 하리오 드립어시스턴트를 사용했다. 여기에서는 베트남 핀을 사용할 거다. (하리오 드립 어시스턴트도 있지만 괜히 좀 다르게 하고 싶어서) 이 작은 원형 플라스틱 도구는 위에 물을 부으면 여러 개의 구멍을 통해 물을 고르게 분산해 준다. 꼭 하리오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베트남 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눈치챘겠지만 에프콜레이터는 에어로프레스를 드리퍼처럼 사용하는 거다.
추출 세팅: 느리게, 천천히, 균일하게
이 추출법의 포인트는 균일한 침출과 느린 드립이다. 추출 시간은 일반 에어로프레스보다 훨씬 길다. 추출의 개념이 브루잉 커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세팅 순서
※ 예열은 안 해도 됨(대신 물온도를 95℃로 세팅)

⊙ 종이 필터를 캡 안쪽에 장착하고 린싱한다. (린싱 필수, 필터를 고르게 편다.)


⊙ 필터가 젖은 상태에서 캡을 본체에 조립

⊙ 원두는 15g 사용

⊙ 분쇄도는 일반 브루잉보다 거칠게 조정 (예: 코만단테 기준 25~28 클릭)
⊙ 원두 투입 후 평평하게 되도록 가볍게 흔들기(세게 바닥에 쳐서 평탄화하지 말 것)

⊙ 에어로프레스를 서버 위에 올린 뒤, 드립 어시스턴트(베트남 핀)를 에어로프레스 위에 올린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 세팅 시 주의 요약
⊙ 린싱은 필수(필터 캡에 밀착)
⊙ 원두 투입 후 살짝 흔들어 평평하게(탕탕 치지 말 것)
추출 레시피: 정교한 물의 흐름을 만들다
이 레시피는 에프콜제사장이라는 닉네임의 사용자가 제안한 방식이다. 꽤 많은 유저들이 따라 하고 있다고 한다.
■ 추출 레시피
① 1차 투입: 물 45g (약 3 배수)

② 1분간 뜸 들이기(스월링 절대 금지, 추출 속도가 너무 느려짐)
③ 이후 총 200g(뜸 들이 포함)까지 천천히 여러 차례로 나눠서 물을 부어줌

④ 전체 추출 시간은 약 4분 정도 소요
포인트는 천천히 물을 붓는 것이다. 물을 한 번에 붓지 않고 천천히 부어가며 커피 베드 전체에 고르게 물이 흡수되게 해야 한다.
이 방식은 침출식과 여과식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추출 속도는 느리지만 맛의 레이어가 분명하게 갈린다.
만약 4분 만에 물이 다 빠지지 않는다면? 플런저를 눌러 마무리하자. 이번에 분쇄도가 컸는지 4분 동안 추출이 완료되지 못해 플린저를 사용했다.


■ 핫 커피와 아이스커피 모두 가능
→ 진한 핫 커피: 추출된 상태 그대로 마시면 된다.
→ 연한 핫 커피: 가수를 조금 하면 된다.
→ 연한 아이스커피: 얼음이 담긴 컵에 추출된 커피를 부어 스월링 한 뒤 마시면 된다.
→ 진한 아이스커피: 총 투입 물을 200g이 아닌 150g만 사용하면 된다.

■ 요약
| 시작 시간 |
물 붓는 양 (누적 양) |
비고 |
| 00:00 | 45g | 뜸 들이기 |
| 01:00 | 155g (200g) |
여러 차수로 나눠 붓기 |
| 04:00 | * | 추출 종료 |
※ 4분 동안 추출이 완료되지 않으면 플린저를 이용 추출 마무리
추출 결과: 다른 성격, 새로운 맛
이 방식은 일반적인 에어로프레스 추출법보다 산미 표현력이 강하고 캐릭터가 또렷하다. 4분 동안 추출했음에도 쓴 맛이 과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보다 추출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후미가 깔끔하진 않았다. 분쇄도를 조금 더 굵게 하면 완벽한 맛이 나올 듯하다. 확실히 하리오 V60으로 내린 것과도 다르고 에어로프레스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내린 것과도 달랐다. 또 다른 에어로프레스의 맛이다.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편리해서 자주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에어로프레스는 하리오 V60드리퍼 다음으로 많이 쓰는 도구다. 하리오 V60이 손에 익어 자주 쓴다면 에어로프레스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할 때 많이 쓰는 것 같다. 오늘 또 에어로프레스를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 커피 추출은 정말 다양한 데에는 에어로프레스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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