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프레스는 하리오 V60, 하리오 스위치와 함께 자주 쓰는 커필 추출 도구다.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WAC)이 있을 정도로 커피 추출에서는 확고한 영역이 있는 도구다. 올해 챔피언은 호주의 Nemo Pupp. 그의 레시피를 따라 해 봤다. 솔직히 말하면 흉내만 내봤다. 2025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 Nemo Pupp 레시피 흉내내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이번 Nemo Pupp의 레시피는 상당히 색달랐다. 추출 단계가 어렵다기보다 추출 준비가 어렵다. TheraGun으로 미분을 거르고 Apax Lab 미네랄로 물을 만들고, Perme 필터에 Flow Control Cap까지. 솔직히 말하면 장비 리스트를 보는 순간 이건 할 수 없겠는데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이렇게 정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보자.'
그리고 이 레시피가 왜 우승까지 갔는지를 몸으로 느껴보기로 했다.
다 못 갖췄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내가 실제로 준비한 건 이 정도다.
⊙ 그라인더: Comandante C40 (챔피언이 사용한 건 Trailmaster X25))
⊙ 필터: 에어로프레스 기본 종이 필터 (챔피언은 Brew Methods멜버른의 Perme 필터 사용)
⊙ 물: 백산수 (챔피언은 Apax Lab 미네랄을 사용, 물 1L 기준 JAMM 1.9g/KONFLUX 1.4g/LYLAC 0.6g)
⊙ 원두 픽업: 불량 원두 제거함
⊙ 체프: 제거함
⊙ 체: 없음 → 미분 제거 못 함
⊙ 따라 한 포인트:
- 분쇄를 아주 천천히 하기
- 체프 날리기
- 바이패스용 50℃ 물 미리 받아두기
즉, Nemo 레시피의 중 일부만 실험한 셈이다. 그런데도 결과가 꽤 흥미로웠다.
천천히 가는 분쇄가 주는 변화
Nemo가 강조한 첫 단계는 원두 선별이다.
그리고 두 번째 아주 천천히 분쇄하기였다. Trailmaster X25 대신 C40을 썼지만, 포인트는 같다고 생각했다. 빠르게 돌리지 않는 것. 평소보다 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천천히 돌렸다.
그 결과, 분쇄 소리부터 다르다. 입자가 깨지는 느낌이 아니라, 정리되어 떨어지는 느낌에 가깝다. 미분을 체로 거르지는 못했지만 이 천천히 분쇄하는 과정만으로도 입자 분포가 덜 거칠어졌다는 인상은 분명했다.
채프를 날리는 것만으로도 컵이 달라진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채프 제거는 생각보다 체감이 크다. 분쇄한 커피를 접시 위에 펼쳐서 가볍게 불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체프가 날아간다.

이걸 생략했을 때와 했을 때의 차이는 명확했다. 컵의 끝맛 특히 마무리에서 느껴지는 텁텁함이 다르다. 채는 없어 미분을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체프 제거만으로도 정리된 커피에 한 발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추출은... 평범하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다.
준비는 이렇게 까다로운데 추출 자체는 정말 단순하다.
바이패스(가수), 이건 꼭 해봐야 한다
내가 따라한 한 포인트 중 한 가지.
바이패스용 물을 미리 받아두는 것. 서버에 50°C 정도의 물 70g을 미리 담아두고 그 위에 추출된 커피를 합친다. 커피의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하는 거다.
→ 85℃ 물 70g을 서버에 넣고 물온도가 50℃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추출을 시작했다.


추출 후 맛을 보니 마시기 적절한 온도가 된 것은 물론 향이 더 부드럽게 퍼지고 질감이 둥글어지며 '에어로프레스 특유의 농축감'이 공격적으로 튀지 않는다. 가수 하는 레시피에 낮은 온도의 물을 미리 넣는 것도 해볼 만한 포인트라고 느꼈다.
추출 순서
⊙ 채프가 제거된 분쇄된 원두 18g 넣기
→ 채프 제거로 생길 무게 감소분을 감안해 18.9g 원두 사용



⊙ 물 100g (85°C) 넣기

⊙ 25초에 교반 → 남-북-남-북, 서-동-서-동

⊙ 캡을 닫고 50초부터 아주 부드럽게 프레스

⊙ 약 80g 추출

이 과정만 놓고 보면' 이게 우승 레시피?' 싶을 정도로 특이한 건 없다.
이 레시피는 추출이 아니라 사전 준비로 승부하는 구조였다.
완성된 컵은 어땠냐면

결과물은 이랬다. 뭐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단맛이 또렷하다기보다는 정돈된 느낌과 산미가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며 질감이 부드럽고 끝맛이 깔끔했다.
미네랄워터를 쓰지 않았고 미분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컵의 인상이 평소보다 훨씬 차분했다. 준비 과정에서 이미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하면
⊙ 분쇄를 천천히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 있음
⊙ 체프 제거는 반드시 추천
⊙ 뜨거운 물이 아닌 50℃ 물로 가수 해보기

이 레시피를 따라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건 '커피는 추출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추출 전에 이미 거의 결정된다.'라는 거다. 생각해 보면 어쩌면 당연한 논리다. (미분량을 포함한) 좋은 원두, 좋은 물을 쓰지 않으면 아무리 테크닉이 좋아도 일정 부분 이상 그 맛을 끌어내기 힘들기 때문. 한 잔 마시기 위해 이 정도 노력을 매번 들여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좋은 원두를 사용할 때는 심혈을 기울인 커피 한 잔이 주는 만족감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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