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주 혁신도시에 있는 에스프레소바 리을리을 카페 리뷰다. 혁신도시라 하면 의료 및 공공기관의 건물이 늘어서 있는 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곳은 전원주택단지 같았다. 그리고, 곳곳에 카페들이 보였다. 안타까운 건 카페에 손님들이 없었다. 단 한 곳 리을리을 커피 로스터스(RRCR)만 빼고.
외관 VS 내부
카페 외관은 평범하다. 직사각 빌딩은 아니지만 특별하진 않다. 얼핏 밖에서 보면 사람이 없어 보인다. 카페 안 조명이 어둡기 때문.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5팀 정도의 고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후 고객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입장하자마자 들리는 높은 톤의 반가운 인사. 꽤나 훈련된 모습이다. 카페 안은 낮은 조도, 우드 가구, 노출 콘크리트 벽으로 인더스트리얼 감성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3명의 바리스타가 이곳이 바쁜 카페임을 보여준다.
메뉴 구성
이 카페는 에스프레소바. 손님 중 적잖은 수가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었다. 두 잔 이상 주문하는 고객들도 보였다. 한 사람이 2~3잔 마시는 풍경도 자연스럽다. 에스프레소는 Maniac(고소), Berry Much(산미), Decaf(디카페인) 랜드 원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대도 2,400 원 ~ 3,400 원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물론 아메리카노나 라테 그리고 말차 라테와 같은 논 커피도 있다.
필터 커피도 여섯 가지 원두를 고를 수 있었다.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워시드 원두도 있었다. 가격은 10,000 원(필터 커피 중 최고가). 가격이 낮지는 않지만 원두를 감안하면 가심비 있는 가격이다. 페루 게이샤,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 워시드 원두도 있었다. 모두 워시드인 거는 조금 아쉽긴 했다. 내추럴이나 무산소 발효(Anaerobic) 원두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필터와 에스프레소
주문한 메뉴는 두 가지. 하나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워시드. 다른 하나는 Berry Much 에스프레소였다.
필터 커피: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워시드
EK 43S 그라인더, 펠로우 드립포트, 오리가미 드리퍼와 콘 필터로 추출했다. 추출 중 바리스타의 손길에서 전문성이 느껴졌다. 시원시원한 푸어오버 스타일로 물을 푸어했다. 이 과정만 봐도 신뢰가 간다.
첫 모금에서 무겁지 않은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차(TEA)처럼 아주 가볍지도 않았다. 후미까지 깔끔해 좋았다. 단감이나 귤 같은 산미도 느낄 수 있었다. 식을수록 이 산미는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마실 수록 달라지는 맛이 변화를 즐기는 맛도 재미있다.
에스프레소: Berry Much 블렌드
주문할 때 에스프레소에 설탕이 들어간다고 알려준다. 만약 설탕을 넣지 않거나 따로 달라고 말해도 된다.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었지만 섞지는 않고 서빙해 준다.
설탕을 섞지 않은 채 한 모금했다. 진한 에스프레소 맛이 훅 치고 들어왔다. 꽤나 강렬했다. 쓴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단 쓴맛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산미도 함께 느껴졌다. 설탕을 섞은 두 번째 모금. 단맛과 쓴맛의 균형이 조화를 이룬다. 이제 부담 없이 마실만해졌다. 에스프레소를 잘 마시지 않은 사람도 쉽게 마실 당도. 세 번째 모금으로 남은 에스프레소를 다 마셨다. 이제 남은 설탕을 긁어먹는 재미를 즐길 차례. 커피를 머금은 설탕의 맛이 꽤나 즐겁다.
에스프레소 한잔에 2,400원. 이 퀄리티에서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
리을리을이 특별한 이유
리을리을 커피 로스터리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매장에서 시향 및 구매 가능하다. 에스프레소, 필터, 디카페인 원두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다.
이곳 커피 가격은 싸다고는 할 수 없다. 필터 커피는 7,000 ~ 10,000원,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는 2,400 ~ 3,400원 그리고 아메리카노 4,500원 수준이다. 하지만 필터커피 라인업이 꽤나 괜찮다. 에스프레소도 2,400원으로 합리적이다. 가심비로 봤을 때는 꽤나 좋은 가격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면
인기 많은 만큼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 넓은 공간이지만 울림이 있어 시끄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전용 주차장은 30m 정도 떨어져 있음(매장 앞 도로에 주차한 차들이 많은 데 가끔 신고가 들어가니 전용 주차장에 주차하라고 안내). 마감 시간이 오후 8시 30분으로 저녁 늦게 방문하기엔 제한적이다.
리을리을 커피 로스터스(RRCR)는 그 특이한 이름만큼 커피 맛도 특별하다. 커피의 기본기를 갖춘 공간이라 만족스럽다. 에스프레소도 필터 커피도 수준급이다. 이날 먹지는 않았지만 디저트에 대한 평도 좋다. 원주 혁신도시에 들를 일이 있다면 체크리스트에 올려두어야 할 이름이다. 커피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공간. 웨이팅이 조금 있더라도 한 잔을 기다릴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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