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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Espresso & Moka Pot Recipe

칠링볼 아이스 아메리카노 비교 후기: 풍미는 깊어지고 쓴맛은 줄어들다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9. 26.

오늘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건너온 금속 구슬 하나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이야기해 볼게. 흔히 '칠링볼'이라 불리는 이 도구. 얼음 없이도 음료를 차갑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실험을 시작했어. 과연 이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결과는 네 입맛에도 흥미로울 거야.

노란 테이블 위 헌터색 매트가 깔려 있고 그 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유리잔 두 개가 있다.
왼쪽 칠링볼 사용, 오른쪽 칠링볼 미사용

 

 

칠링볼이 뭐길래?

금속으로 만든 구형 냉각 도구. 얼음처럼 음료를 차갑게 하지만 희석은 하지 않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이 작은 구슬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직접 실험해 봤어. 조건은 단 하나만 달랐다. 칠링볼 유무.

 

실험 세팅: 변수는 오직 칠링볼

⊙ 원두: 브라질 50% + 에티오피아 50%

⊙ 도징:량 20g

⊙ 추출: 동일한 머신, 압력, 온도 세팅

⊙ 비교: 무칠링 vs 칠링볼 사용

추출 루틴:

20.9g 원두 분쇄 및 원두 담기: 20g 사용, 로스분 감안 0.9g 추가 분쇄

저울 위에 원두가 담긴 통이 있다. 통 안에는 원두가 들어있다. 저울은 20.9g을 가르킨다.

 

침칠봉 + 디스트리뷰터: 분쇄된 원두가 뭉치지 않게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에 디스트리뷰터로 원두를 재분배하고 있다.
디스트리뷰터로 원두 재분배

 

탬핑: 탬퍼가 기울어지지 않게 탬핑하는 게 중요하다.

탬퍼가 포터필터 위에 올려져 있다. 옆에는 저울도 보인다.
탬핑 직전 탬퍼를 포터필터위에 올린 모습

 

 

커피 스크린 장착 후 머신에 체결: 물이 고르게 분사되도록 커피 스크린 추가 사용

 

⊙ 추출

→ 첫 잔은 기존 방식대로 추출 후 얼음 + 물에 섞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 두 번째 잔은 칠링볼을 컵에 먼저 넣은 후 에스프레소를 바로 받아 급속 냉각. 이후 동일한 방식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었지.

 

 

칠링볼 없이 만든 커피

칠링볼 없이 만든 첫 잔은 약간 실패한 아메리카노였어. 산미가 앞서 나갔고 향은 휘발되며 공중에 퍼졌어.

커피 머신에 거울이 달려 있고 그 거울에는 추출되는 모습이 보인다.
칠링볼 없이 추출되는 모습이 거울을 통해 보인다.

 

산미: 날카롭고 다소 돌출된 느낌

단맛: 뒤늦게 올라왔지만 균형은 흐트러졌어

피니시: 잔향이 짧고 끝에서 살짝 떫은 기운이 남았지

→ 전체적으로 인상은 맛이 튀고 정돈은 안 된 잔. 이게 솔직한 후기였어.

 

 

☞ 산미가 너무 과하면 압력을 줄이거나 분쇄도를 바꿔야 했겠지만 오늘은 비교 실험이니 변경하지 않았다. 

 

 

칠링볼과 함께한 커피

이번에는 칠링볼을 컵에 미리 넣고 그 위로 에스프레소를 직접 받아 급속 냉각했어. 이전 잔과 동일한 조건인데도 결과는 꽤 달랐지.

커피 머신에서 커피가 추출되고 있다. 추출된 커피는 칠링볼 위로 떨어지고 있다.
칠링볼을 사용한 추출

 

산미: 줄어든 게 아니라 정리됐어 각이 부드러워졌고 입 안에서 고르게 퍼졌어

단맛: 중심으로 올라와서 명확해졌어

: 플로럴·시트러스 계열 향이 컵 안에서 이전 잔보다 오래 머물렀어

피니시: 잔향이 깔끔하게 정리됐고 혀에 남는 무게감도 가벼워졌어

→ 완벽한 한잔은 아니지만 좀 더 다듬어진 한 잔이었다는 인상

 

 

칠링볼의 효과

■ 향 보존

⊙ 뜨거운 상태에서 향이 날아가기 전 냉각됨

⊙ 휘발 성분이 머무르며 향의 밀도가 높아짐

 

■ 쓴맛 감소

⊙ 고온 유지 시간이 짧아지며 열화 줄어듦

⊙ 텁텁한 느낌 없이 깔끔한 피니시로 전환

 

■ 텍스처 개선

⊙ 희석되지 않고 냉각되니 바디가 유지됨

⊙ 텍스처는 더욱 매끄럽고 촘촘하게 느껴짐

 

 

테이스팅 노트 비교 요약

: 칠링볼 > 플로럴 유지력 우수

산미: 칠링볼 > 둥글게 정리됨

단맛: 칠링볼 > 캐러멜·꿀류 존재감 상승

바디: 칠링볼 > 미디엄 수준으로 두터워짐

피니시: 칠링볼 > 정리된 마무리, 잔향 선명

 

 

운영 팁: 집에서도 성공하려면

■ 충분한 냉동

⊙ -18℃ 이하에서 최소 3~4시간 얼리기

⊙ 서두르면 효과 떨어짐

 

■ 타이밍 조절

⊙ 추출 전 컵에 칠링볼 투입

⊙ 추출과 동시에 급속 냉각 효과 발생

 

■ 희석 최소화

⊙ 얼음보다 칠링볼 중심으로 냉각

⊙ 물 비율로만 농도 조절하면 풍미 유지

 

■ 위생 관리

⊙ 사용 전후 세척 철저히

⊙ 표면 손상은 향미에 영향 줄 수 있음

 

■ 컵 선택

⊙ 튤립형 같이 향이 모이는 구조가 이상적

 

 

브라질+에티오피아 조합에서 드러난 변화

⊙ 무칠링 잔: 에티오피아 산미가 과도하게 도드라짐

⊙ 칠링볼 잔: 브라질의 단맛과 바디가 중심 잡아줌 (전체적인 밸런스가 좀 더 조화롭게 느껴짐)

→ 칠링볼은 산미를 얌전하게 단맛을 전면에 세운다

 

 

실험 후 느낀 변화

처음엔 그냥 차가워지겠지 싶었지만, 향과 구조의 차이는 분명했어. 특히 산미와 단맛의 균형, 텍스처와 잔향의 정돈감이 컸지. ‘그냥 얼음 쓰면 되는 거 아냐?’란 생각 이번엔 틀렸다.

 


실험 후 총평

첫 잔은 뭔가 산만했고 맛이 튀었어. 두 번째 잔은 조금 더 조율된 밸런스와 정리된 구조가 느껴졌지. 단맛이 중심을 잡고 산미는 예의 바르게 등장했고 향은 컵 안에 오래 머물렀어. 물론 한 번 해본 것이라 일반화할 순 없지만 칠링볼은 한 잔의 커피를 잘 정돈시켰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스커피의 향미를 컨트롤하고 싶은 홈카페 유저라면 칠링볼을 사용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개인적인 생각. 구조를 잡아주는 조용한 어시스트 칠링볼. 다음번엔 칠링볼을 사용한 에스프레소를 맛볼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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