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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age Culture/Seoul Cafe & Bar

하하사(HaHASa): 여유와 사장님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모카포트 서교동 카페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6. 4. 6.

카페 다음에 또 카페. 연희동에서 점심을 먹고 서교동 카페 하하사(HaHASa)를 방문했다. 유튜브 속 카페 이미지가 남달랐기 때문. 하지만 만석.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히트커피 로스터스로 향했다. 히트커피 로스터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어도 하하사가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서 바로 찾아갔다.

목재 틀에 초록색 배경과 검은색 컵 그리고 컵 안에 하늘색으로 HaHASa라고 쓰인 그림
하하사 출입문에 있는 그림


3번 놀라게 되는 위치

하하사는 걸어서 홍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9분, 망원역 1번 출구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홍대나 망원 메인 상권에서는 살짝 떨어진 위치. 그래도 그곳 주변에 아이덴티티 커피, 히트커피 로스터스, 콘디스코, COC 등 많은 카페가 있어 경쟁이 치열해 보인다.

 

그런데 하하사는 3층에 있다. 처음 네이버 지도를 보고 하하사를 찾았을 때 지나쳤다. 건물 입구 바닥에 놓인 작은 간판이 이곳이 하하사가 있는 건물임을 알려주는 전부다. 아는 사람만 오라는 건가 싶은 위치에 떡하니 오픈한 사장님이 궁금해졌다.

적색 벽돌 건물 벽에 기대어 놓은 작은 하하사 간판
하하사 외부 간판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도 없고 계단도 좁다. 드디어 3층. 허걱 문을 닫은 건가? 여느 카페처럼 유리가 아닌 사무실 철문이다. 그리고 닫혀있다. 문옆에 작은 HaHaSa의 컵 그림이 없다면 카페인지도 모를 것 같았다.

회색으로 된 철제 문과 작은 HaHASa 액자가 걸린 출입문
하하사 출입문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리니 문이 열린다. 카페 내부가 바로 보이지 않고 하늘색 벽만 보인다. 왼쪽으로 꺾어서 들어가야 카페 내부가 보인다. 카페 건물 찾을 때 한 번, 3층 출입문 앞에서 한 번 그리고 문을 열고 또 한 번 총 3번 놀랐다.

 

 

만석, 바로 다시 방문한 하하사

안으로 들어가니 사장님이 만석이라 죄송하다고 하신다. 대기가 가능하긴 한데 언제 자리가 나올 줄 모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목이 말랐던 우리는 포기하고 다른 카페를 찾았다. 하지만 서두에 이야기했듯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다시 찾았다.

 

우리가 들어서니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다. 그래도 기억하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밖에서 봤을 때보다 공간이 넓다. 그런데 좌석수가 별로 없다. 7개 정도의 테이블만 놓여있었다. 피크 시간을 지나서인지 이번엔 테이블 정도 비어있었다.

흰색 천장과 회색 바닥 그리고 목재 테이블로 구성된 하하사 내부
여유로운 공간감

 

책 보기 좋은 카페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카페 내부를 다시 봤다. 빈 공간이 많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 여유롭다. 양쪽 벽면에는 책장이 있고 책들이 꽂혀있다. 사장님 기준대로 각 책장마다 주제를 가지고 책을 비치하신 것 같다. 라디오를 틀어노으셨는데 클래식 등 조용한 음악을 소개 중이었다. 큰 소리로 대화하는 고객도 없다. 핸드폰 사진 찍는 소리가 너무 커서 미안할 정도다. 기존에 앉아계시던 손님들은 책을 보고 있었다. 정말 책 읽기 좋은 환경이다.

중간 중간 화분이 플렌테이러 역할을 한다.
포인트 화분

 

5시가 넘어서니 햇빛이 약해지면서 실내가 어두워졌다. 사장님이 책을 보시는 손님들에게 작은 휴대용 데스크 램프를 주셨다. 우와 세심도 하셔라.

 

입구 쪽 중앙 테이블에는 사장님이 특별히 큐레이션 한 책들이 놓여있다. 일정기간에 한 번씩 책들을 바꿔놓으시는 듯하다. 각 책마다 사장님의 추천 포인트가 깨알 같이 쓰여있다. 그리고 ‘나의 하찮은 사연 보내기’ 캠페인이 소개도 있었다. 추천글과 공지글에는 사장님의 감성과 세심함이 묻어 있었다.

사장님의 추천글과 함께 놓여 있는 큐레이션 된 책들
큐레이션 된 책

 

모카포트와 필터

사장님이 다가와 메뉴판을 주신다. 이곳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사장님이 주문을 받으러 오신다. 사장님은 앉아있는 우리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춘 후 설명하고 주문도 받았다. 조용조용하고 나긋한 음성을 가진 사장님이다. 사장님에게서 느껴지는 것들이 인테리어에 담긴 듯하다.

 

이곳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와 필터 커피가 메인이다.

창문 앞에 모카포트와 그라인더 그리고 드립포트들이 보인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는 카페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로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바닐라라테를 마실 수 있다. 그리고 레모네이드, 레몬티, 율무차, 와인, 맥주도 주문가능하다. 간단한 베이커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커피, 필터커피, 논 커피, 드링크, 베이커리 메뉴판
메뉴판

 

방금 히트커피 로스터스에서 나는 필터커피를 아내는 아메리카노를 를 마셨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아내는 라테를 주문했다.

 

아래 사진은 사장님이 쓴 메뉴 설명서다. 매일 마시는 아메리카노에 대해서 평소 자신의 생각과 모카포트로 내린 아메리카노가 어떤지 자세히도 써놨다. 메뉴판에서도 꼼꼼한 사장님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각 메뉴에 대한 사장님의 생각과 맛을 표현한 설명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설명서

 

커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모카포트 커피라 기다림은 당연하다. 사장님께서 직접 커피를 서빙해 주셨다.

 

 

아메리카노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내린 커피와 다른 뉘앙스를 가진다. 평소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를 마셔보지 않았다면 약간 낯설 수 있다. 같은 원두로 추출해도 추출 기구에 따라 맛이 확 다르다. 에스프레소 대비 고온 저압(에스프레소 92~ 95도 9 바, 모카포트 100도 최대 3 바)으로 추출하다 보니 그런 듯하다.

얼음이 담긴 아이스 아에리카노. 컵 받침이 깜찍하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에스프레소로 만든 아메리카노가 원두의 특성을 세게 표현한다면 모카포트는 꽤나 둥근 맛이다. 둥근 거림에 단맛이 잘 묻어 있었다. 산미는 그 뒤에 살짝꿍만 머리를 내민다. 만약 산미가 강하게 나오는 커피를 좋아한다면 모카포트보다 필터커피를 주문하는 게 좋을 듯하다.

 

사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려서 맛있게 마신 기억이 많이는 없다. 그만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이곳 커피는 꽤나 맛있었다.

 

 

라테

커피가 둥글다 보니 우유를 뚫고 나오는 힘이 약간 약하다. 우유 뒤에 커피가 은은히 나오는 라테를 좋아한다면 모카포트 라테도 추천한다. 하지만 는 우유 뒤에 선명한 커피가 느껴지는 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라테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만든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 부분은 어떤 라테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하트 모양 라테 아트가 그려진 라테
라테

 

인상적이었던 사장님

이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공간도 커피 맛도 아니다. 바로 사장님이 기억에 남는다. 여유로운 공간, 침착한 분위기, 큐레이션 된 책들 이 모두에 사장님의 철학과 생각이 녹여져 있는 듯해서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곳 카페와 잘 어울렸다. 손님들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하고 주문받고 조심스러운 행동들. 그리고 커피 내리고 밀린 설거지를 하고 설거지한 컵과 접시드를 마른행주로 닦고… 계속 일할 거리를 찾아 일하는 모습까지 왜 그런지 모르지만 인상적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라테가 테이블 위에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라테


하하사(HaHASa)는 여유와 사장님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에스프레소 없이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하는 서교동 카페 하하사. 홍대나 서교동에 일정이 있다면 다른 카페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곳 추천한다. 아. 이곳 수요일은 18:00까지 목요일은 휴무다. 그리고 네이버에 전화번호가 없다. 방문 전 네이버에서 예약을 하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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