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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다도 세트 입문 가이드: 처음이라면 이것부터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9. 14.

다도 세트를 하나 장만해 봤다. 차를 마신다기보단 시간을 마시는 기분이랄까. 물론 이 생각을 누가 들으면 또 이럴 거다.

'다도는 어렵지 않아?', '도구도 많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던데.', '그냥 머그컵에 녹차나 마셔~'

하지만 말이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오늘은 입문자를 위한 다도 세트 이야기.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도구는 무엇이고 어떤 걸 골라야 덜 후회할까. 다도 세트 입문 가이드 지금 시작한다.

노란색 탁자 위 헌터색 테이블 매트가 있다. 매트 위 위에 다도 세트가 있다. 앞쪽 찻잔 2개와 위쪽 공도배 그리고 오른쪽 다관이 보인다.
세라믹 다도 세트


 

다도 세트란?

다도 세트는 말 그대로 차를 마시는 의식이나 일상에 필요한 도구들을 모아놓은 '차 도구 키트'다. 일본식 다도를 떠올리기 쉬운데 중국식 그리고 한국식 다도도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식(공도배 중심) 다도 세트를 기준으로 이야기해 본다.

 

티세트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단순한 찻잔 세트를 넘어 '차를 우리는 과정 자체'를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들이 포함돼 있다. 물을 붓는 행위가 아닌 향을 보고 맛을 천천히 느끼는 과정을 위한 준비물이랄까.

 

 

기본 구성품: 다도 세트 안엔 뭐가 들어있나?

다도 세트는 브랜드와 가격대에 따라 구성품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아래 구성은 꼭 들어 있다. 이름이 낯설 수도 있지만 역할은 꽤 단순하다.

다관 공도배 찻잔이 촤측부터 놓여있다. 노란색 테이블 위 테이블 매트 위에 있다.
왼쪽 부터 다관, 공도배(숙우), 찻잔

 

흰 바탕에 4개의 다도 세트가 보인다. 왼쪽 부터 개완, 차판, 퇴수기, 찻통
왼쪽부터 개완, 차판, 퇴수기, 찻통

 

구성품 역할
다호(茶壺) 소형 주전자처럼 생긴 다구. 보통 여러 사람에게 따를 때 사용
공도배(公道杯) 차를 한 번에 옮겨 담는 잔. 맛을 균일하게 만들어주는 중간 잔
찻잔(杯子) 마시는 잔. 소형이 대부분
개완(蓋碗) 뚜껑+잔+받침이 하나로 된 다구. 찻잎을 우리고 마시는 다용도 잔
차판 물을 흘리거나 쏟아도 되는 배수 받침. 나무/플라스틱 다양
퇴수기 우려낸 찻잎을 버리는 용기
찻통 찻잎을 담는 통. 디자인 포인트가 되기도 함

 

 

 

이름은 어렵지만 한두 번 써보면 손에 익는다. 입문자용 세트는 개완, 공도배, 찻잔 정도로 심플한 구성도 많다.

 

 

초보자용 다도 세트 고르는 법

처음부터 고급 도자기에 은은한 다호 세트를 사는 건... 너무 빠르다. 현실적으로는 작고 실용적인 세트가 훨씬 좋다.

구성품 최소화: 개완, 공도배, 찻잔 2 ~ 4개면 충분하다. 차판은 없어도 그릇 하나로 대체 가능.

재질은 도자기/자기 추천: 보온성, 맛 보존, 분위기 모두 무난하다.

손에 착 붙는 크기: 손에 감기는 무게감도 중요하다. 가벼운 것보다 약간 묵직한 게 좋다.

합리적인 가격: 3 ~ 5만 원대 세트도 충분히 훌륭하다. 예쁜 건 더 비싸다. 예쁜 건 늘 비싸니까.

 

 

(4) 개완 vs 다호 – 하나만 고르자면?

둘 다 '차를 우리는 용도'라는 점은 같지만 쓰임이 조금 다르다.

개완은 소량의 찻잎을 간편하게 우릴 때 적합하다. 1 ~ 2인용, 입문자에게 추천.

다호는 여러 사람에게 따를 때 좋다. 용량이 커서 차가 빨리 식는 단점도 있다.

차 맛의 정확도를 따지면 공도배 + 개완 조합이 균일하고 좋다.

 

처음엔 개완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여러 번 우리는 재미도 있고 설거지도 간편하다. 다호는 조금 익숙해지고 나서 장만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난 아내와 둘이 같이 즐기기 우해 다호로 골랐다.

 

 

(5) 전통 vs 현대:  어떤 다도 세트를 고를까?

전통 다도 세트는 공예적이고 무게감 있다. 겉보기엔 소박하지만 그릇 하나하나에 작가의 정성이 담겨 있다. 반면 현대 다도 세트는 모던하고 심플하다. 디자인 위주 활용성 중시. 인테리어나 데스크테리어 용도로도 잘 어울린다. 미니멀한 유리 개완 세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취향과 공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아늑한 분위기? 전통 도자기.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 현대 유리세트.

 

 

(6) 재질 비교 :  세라믹 vs 유리

유리로 된 다기 세트 앞쪽에 찻 잔 뒤 쪽에 다관이 보인다. 다관은 우드 손잡이.
유리 다도 세트

 

항목 세라믹 유리
보온성 우수 낮음
비주얼 전통적, 따뜻함 찻잎 감상 가능, 세련됨
내구성 튼튼하나 무거움 가볍지만 깨지기 쉬움
세척 쉬움 지문, 얼룩에 민감
추천 상황 입문자, 따뜻한 차 시각적 즐거움을 원할 때

 


다도는 차를 마시는 도구가 아니다

다도 세트는 차를 우리는 도구다. 하지만 이 도구를 사용하면 차를 마시는 순간이 다르게 느껴진다. 차 한 잔은 느림이 허락되는 시간이다. 입문이라면 많이 살 필요 없다. 개완 하나, 찻잔 두 개, 공도배 하나. 이걸로 충분하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다호도 들이고 차판도 깔고... 결국 내 취향의 다도 공간을 만들게 된다. 차를 잘 몰라도 괜찮다. 처음엔 맛보다 분위기부터 익히면 된다. 

 

다도는 어렵지 않다. 다만 섬세하고 느릴 뿐이다. 필요한 건 거창한 도구가 아니라 조용히 차를 따르고 싶은 마음 하나. 다도 세트를 고르는 일은 그 마음을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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