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좋은 원두'를 사용해야 한다. 좋은 원두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로스팅을 잘해야 한다. 그럼 좋은 로스팅을 하려면? 좋은 생두(Green Bean)를 사용해야 한다. 볶기도 전 작고 초록빛 나는 씨앗 말이다. 커피 향과 맛 그리고 바디감 및 산미 같은 복잡한 특징은 이미 생두 안에 전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로스팅의 첫걸음은 생두(Green Bean)다.
아무리 로스팅과 바리스타의 손기술이 뛰어나더라도 생두가 별로면 다 소용없다. 그럼 ‘왜 생두가 전부인가?’ 로스터라면 홈카페 유저라면 혹은 그냥 커피 좀 진지하게 마셔보고 싶다면 일단 생두부터 알아야 한다. 이건 커피 세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생두란 무엇인가?
겉으로 보면 작은 콩처럼 보이지만 생두는 커피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생두는 커피 체리 속에 숨어 있으며 그 구조는 꽤 복잡하다. 대충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배아(Embryo): 생명의 씨앗. 커피나무의 미래.
② 생두(Green Bean): 로스팅 대상, 향미의 핵심.
③ 실버스킨(Silver Skin): 나중에 로스팅하면 벗겨지지만 잔류할 수도 있는 얇은 껍질.
④ 파치먼트(Parchment): 생두를 보호하는 막.
⑤ 펙틴(Pectin): 커피 체리의 점성 물질, 생두와 과육을 결합시켜 줌
⑥ 펄프(Pulp): 커피 체리의 과육 부분. 당분과 점성 풍부. 신 맛과 바디감 등 향미에 영향
⑦ 외과피(Outer Skin): 커피 체리 가장 바깥쪽 껍질. 과일의 향과 단맛 형성에 기여
⑧ 센터컷(Center Cut): 생두 중앙의 홈, 생두의 개성을 보여주는 마크 같은 것.
생두 품종
생두 품종은 커피의 정체성과도 같다. 같은 나라의 같은 고도에서 수확된 생두를 같은 프로세싱 방식으로 처리해도 품종이 다르면 전혀 다른 커피가 된다.
생두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그리고 리베리카(liberica) 세 종입니다. 이중 리베리카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1%로 상업적 사용이 극히 드뭅니다. 아라비카 품종에는 게이샤(Geisha), 티피카(Typica), 버번(Bourbon), 브루봉(Bourbon), SL28, SL34 등 수많은 세부 품종이 있죠.
항목 | 아라비카 | 로스브타 |
대표 품종 | 티피카,버 등 | 로부스타 |
재배 고도 | 1,000~2,200m | 0~1,200m |
기온 | 18~21℃ | 22~26℃ |
병충해 저항성 | 낮음 | 높음 |
향미 | 산미, 플로럴, 섬세함 | 쓴맛, 바디감, 카페인 높음 |
카페인 함량 | 0.8 ~ 1.4% | 1.8% ~ 2.7% |
생산성 | 낮음 | 높음 |
아라비카는 복합적인 향미, 섬세한 산미, 깔끔한 피니시로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주력 품종이다. 특히 게이샤 같은 품종은 뛰어난 향미에 비해 재배가 어렵고 생산량이 적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반면 로부스타는 향미 면에서는 아라비카보다 단순하다. 하지만, 카페인 함량이 높고 병충해에 강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특정 품종은 고도와 기후, 토양의 조합에 따라 독특한 개성을 나타낸다. SL28은 케냐의 고지대에서 자라 복숭아 향과 밝은 산미로 부르봉은 단맛과 밸런스가 좋기로 유명하다.
☞ 품종 선택은 어떤 향미를 만들 것인가를 기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로부스타의 재발견
예전 로부스타는 그냥 '싼 커피'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Fine Robusta 즉 고품질 로부스타 생두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결점두 적고 향미도 분명하고 무엇보다 카페인이 많아서 확실히 다르다. 기후변화에도 강해서 점점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커피 세계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생두를 이해하는 것은 로스터의 필수 역량
이후에 다루겠지만 로스팅 시 로스팅 곡선, 배출 온도, 로스팅 시간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두를 이해하지 않고는 절대 커피를 컨트롤할 수 없다.
- 수분 많은 생두 = 로스팅 시간 길어짐
- 밀도 높은 생두 = 열 반응이 안정적
- 내추럴 생두 = 빠른 열 반응, 제어 어렵다
이런 정보를 모르면 로스팅을 운에 맡겨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생두를 제대로 알면 로스팅은 과학이 된다.
생두는 모든 커피의 출발점
좋은 커피를 책임지는 원두는 생두와 자연조건과 농부의 땀 그리고 로스터의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좋은 생두 없이는 좋은 커피도 없다. 물론 맛있는 커피를 위해 꼭 생두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로스팅에 관심이 있다면 생두를 공부하는 건 맛있는 커피의 출발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로스팅의 첫걸음은 생두(Green Bean)를 아는 것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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