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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roasting

원두 맛을 결정짓는 프로세싱 이야기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8. 9.

프로세싱이 뭐길래? 맛이 달라지지

커피 맛은 어떤 생두를 사용하느냐? 에 따라 달라진다. 생두가 정해졌다면 다음 결정 요인 무엇일까? 바로 프로세싱. 커피 체리를 따고 나서 생두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 제거하고 씻고 발효시키고 말리고… 이게 바로 프로세싱이다. 같은 품종이라도 이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단맛이 나오기도 하고 산미가 살아나기도 한다. 바디감? 그것도 프로세싱에서 일차 결정 난다. 

원두 맛을 결정짓는 프로세싱 이야기
생두를 건조하는 모습

 


 

프로세싱이란?

커피 체리를 벗겨 생두를 꺼내는 전체 과정을 말한다. 이때 껍질을 어떻게 벗기느냐 점액질을 남기느냐 마느냐 물에 담가놓느냐 햇볕에 말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커피가 된다.

 

같은 농장에서 같은 날 수확한 커피 체리도 프로세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아라비카는 3분의 2가 워시드, 나머지는 내추럴

⊙ 로부스타는 거의 내추럴

⊙ 요즘엔 허니, 더블 워시드, 알마네그라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도 인기

 

내추럴 프로세스: 과육 그대로 말리는 방식

커피 체리를 따서 아무것도 제거하지 않고 세척 후 그냥 말린다. 어찌 보면 가장 원초적인 방식.

브라질이나 에티오피아 그리고 예멘 같은 건조한 기후를 가진 나라들이 잘 사용하는 방식이다. 

원두 맛을 결정짓는 프로세싱 이야기_생두 구조_내추럴
내추럴은 ① ~ ⑧ 모두를 통째로 말린다.

 

장점

⊙ 단맛 미쳤음

⊙ 바디감 묵직

⊙ 향이 복합적 (가끔 너무 복합적이기도…)

 

단점

⊙ 삐끗하면 곰팡이 냄새, 초산 향기, 휘발유 냄새까지(발효취라고도 한다.)

⊙ 발효 관리 진짜 까다롭다

 

☞ 잘 만든 내추럴은 치즈, 건포도, 향신료처럼 깊은 향이 난다. 반면 잘 못된 내추럴은 '이게 커피야? 발효 음식이야?' 소릴 듣는다.

 

워시드 프로세스: 씻고 발효시키고 다시 씻고

깨끗한 맛을 원한다면 당연 워시드다. 과육(⑥,⑦) 제거하고 물로 씻고 발효시킨 다음 씻어 점액질(④,⑤)을 제거한 뒤 말린다.

원두 맛을 결정짓는 프로세싱 이야기_워시드
①②③⑧ 만 남기고 제거

 

방식은 세 가지

드라이 발효: 물 없이 12~24시간 탱크에 담가 발효

습식 발효: 물속에서 24~48시간 발효

에코 방식: 발효 없이 기계로 점액질 제거 (이름은 착한데 맛은 쌉싸름)

 

장점

⊙ 산미가 또렷하고

⊙ 컵이 깔끔하고

⊙ 향미가 맑다

 

단점

⊙ 단맛이나 개성은 내추럴보다 덜할 수도 있다.

 

☞ 한마디로 워시드는 정제된 커피. 고지대의 워시드 생두면 찐이다.

 

 

(3) 허니 프로세스: 일부만 남기고 제거

과육은 벗기고 점액질(mucilage)은 일부러 남긴다. 단맛은 좀 더 그리고 개성을 좀 더 챙기고 싶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식.

점액질 남은 정도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다. 

 

이름 점액질 맛과 성향
블랙 허니 거의 다 남김 단맛 미쳤고, 무겁고 진함
레드 허니 중간 정도 밸런스형, 데일리 스페셜티 느낌
옐로우 허니 절반 정도 산미·단맛 중간, 대중적
화이트 허니 거의 제거 워시드랑 거의 비슷함

 

장점

⊙ 부드럽고

⊙ 단맛 풍부하고

⊙ 산미랑 균형도 좋다

 

단점

⊙ 날씨 관리 힘듦

⊙ 건조 실패하면 향 다 날아감

 

 

프로세스 흐름 정리

원두 맛을 결정짓는 프로세싱 이야기_프로세스 흐름
프로세스 비교

방식 공정 요약
내추럴 따고 → 제거 안하고 → 말림
허니 따고 → 과육만 제거하고 → 말림
워시드 따고 → 모두 제거하고 → 발효시키고 → 씻고 → 말림

 

프로세싱 방식에 따라 맛, 향, 균형이 다 달라진다.

☞ 모두 제거하면 깔끔하고 덜 제거하면 단 맛이 좋다.

 

향미 비교표 

  내추럴 허니 워시드
아로마 강렬한 과일향, 복합적 은은한 과일향 플로럴. 허브
산미 낮은 산미 균형잡힌 산미 깨끗하고 투명한 산미
바디감 ○○○ ○○
단맛 ○○○ ○○
애프터 길다 중간 짧음

 

특정 가공법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취향 따라 갈리는 거다. 하지만 이걸 이해해야 로스팅할 때도 방향이 생긴다.

 

 

발효와 건조, 생두가 성격을 정하는 시간

발효는 향미를 만든다. 특히 워시드는 발효 시간 조절이 향미를 좌우한다.

건조는 수분 균형을 만든다. 파티오냐, 아프리칸 베드냐, 기계냐에 따라 다 다름.

 

☞  발효가 '성격'을 만든다면, 건조는 '체력'을 만든다.

결국 이 둘이 생두의 인생을 결정한다.


지금까지 프로세싱에 대해 살펴봤다. 프로세싱은 원두 맛을 결정짓는 선행 조건이 된다. 아무리 로스팅을 잘하더라도 프로세싱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이상한 원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로스팅하고자 하는 생두가 단맛이 강한 블랙 허니일지 산미 좋은 워시드일지 향미 폭발 내추럴일지... 그 이야기를 읽는 것부터 커피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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