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everage Culture/Seoul Cafe & Bar

서촌 전통주 바틀샵 제비술방: 전통주를 잔술로 만날 수 있는 곳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6. 3. 9.

서촌에서 이른 저녁 식사 후 칵테일바 바참(BAR CHAM, 다음에 소개)을 방문할 예정. 그런데 BAR CHAM 오픈 시간이 20분 남아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큰길을 따라 내려가던 중 만나게 된 곳이 바로 서촌 전통주 바틀샵 제비술방이다. 한국 전통주를 잔술로 만날 수 있어 특별한 곳이었다.

육각형 테이블 두 개 위에 다양한 전통주들이 올려져 있다.
서촌 제비술방

 


 

전통주 판매점

바참에서 큰길을 따라 내려가던 중 독특한 술집을 보게 됐다. 처음에는 사케집인 줄 알았다. 뒤쪽 벽에 세워놓은 술병들이 얼핏 보면 사케병과 비슷했다. 우리나라 전통주 브랜드들을 많이 몰라 오해했던 것 같다.

노란 조명을 뒤에 두고 진열되어 있는 술병, 앞에는 아일랜드에 술병들이 놓여 있다.
창호지에서 빛이 세어나오는 듯한 느낌

 

다시 보면 술 진열장 뒷 조명이 마치 창호지를 통해 보는 방안 불빛과 비슷하다. 그렇다 여기는 전통주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잔술이 있다.

그리고 입구에 붙여 놓은 'JANSUL CLASSLIQUOR'라는 글자가 시선을 잡아당겼다. '오호라 ~ 잔술을 판다고...' 

마치 옛날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잔술로 파는 느낌이라 반가웠다.

제비가 앉아 있는 그림이 있는 작은 돌출간판잔술을 판매한다는 포스터. JANSUL CLASSLIQUOR라는 글 귀와 함께 술잔이 그려져 있다.
제부술방 돌출간판과 POP

 

하지만, 인테리어는 포장마차라고 하기엔 너무 고급스럽다. 다양한 전통주병과 잔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포장마차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앞서 말한 창호지 느낌의 전통미와 흰색으로 뽑은 모던한 감성이 섞인 인테리어다.

각종 위스키와 진 술병이 올려져 있다. 모두 우리나라에서 만든 술이다.
우리나라 위스키 및 진

 

6시도 되기 전이라 그런지 손님은 한 팀 밖에 없었다. 잔 술 메뉴는 소주(쌀/고구마), 약주, 진, 위스키, 청주까지 다양한 주종이 있었다. 아 진, 위스키는 우리나라 주종이라고 할 순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술이다. 가격은 30ml 한 잔에 5,000 ~ 16,000원 선이다.

 

 

참고: 전통주 구분

● 막걸리 (탁주): 쌀, 누룩, 물을 섞어 발효 후 여과하지 않은 술. 탁하고 거품이 많다.

● 청주: 탁주를 맑게 이중 여과해 투명하게 만든 술이다.(주세법 상 쌀 중량 대비 누룩 1% 미만 사용)

● 약주: 청주에 약재·과실 등을 넣어 향과 맛을 더한 술. (주세법 상 약재 첨가 여부 관계없이 쌀 중량 대비 누룩 1% 이상 사용)

● 소주: 탁주나 청주를 증류해 도수 높인 술. 깔끔하고 강한 느낌이다. (희석 소주와는 구별됨)

※ 전참이슬, 대선과 같이 평소 자주 마시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다. 이는 피오카, 고구마, 사탕수수 등 저렴한 원료를 발효 및 연속증류해 얻은 고순도 주정에 물을 넣어 희석한 술.

 

 

다양한 전통주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곳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에 잘 보지 못한 한국 전통주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45개가 넘는 술 중에 보거나 들어본 술은 20개가 안 됐다. 물론 전통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모두 알 만한 술들일 것 같다.

소주, 약주, 청주, 위스키, 진으로 구성된 메뉴판, 알코올 도수와 가격이 쓰여있다.
메뉴판

 

두 번째 장점은 잔 술로 맛볼 수 있다는 것. 일엽편주 38도 소주의 경우 소비자 판매가가 375ml에 72,000원이다. 어떤 맛인지도 모른 채 한 병을 통째로 사서 마시기에는 부담스럽다. 이곳에서는 30ml 한잔에 14,000원. 싸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원래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평소 마시고 싶었던 전통주가 있다면 시음한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일엽편주 약주와 소주 사진과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일엽편주 가격

 

약주와 고구마 소주

술에 대해 물으면 사장님께서 잘 설명해 주셨다. 청주, 약주, 소주의 차이도 설명하면서 어떤 술을 좋아하는지 묻고 추천도 해주었다.

아내는 지란지교 약주를 나는 고구마 소주인 려를 잔 술로 주문했다. 안주거리로 오댕이 있었지만 방금 저녁을 먹고 와서 술만 마시기로 했다.

서비스 과자가 유리 그릇에 담겨 있고, 두개의 술잔이 올려져 있다.
주문한 려 소주(가운데)와 약주(오른쪽)

 

고구마 소주를 주문하니 사장님께서 쌀이 아니라 고구마로 만든 거라고 다시 한번 짚어줬다. 왜 그런가 했는데 쌀로 만든 소주와는 다른 뉘앙스였다. 조금은 씁쓸한 맛이 있다고나 할까. 38도 술이라 꽤나 독할 줄 알았는데 입에서는 무리 없이 들어갔다.

은색 쟁반 같은 테이블 위에 주문한 소주와 약주가 올려져 있다.
야외 좌석

 

지란지교 약주는 조금 단 술이었다. 아내는 아주 단 술을 원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이었다.

 

 

아쉬움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격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잔에 30ml 정도라 한 잔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다고 두 세잔 마시기에는 부담이 좀 있는 편이다. 여기에 막걸리류가 있으면 딱일 것 같은데 없다. 아마도 유통기한과 개봉하면 빨리 마셔야 하는 막걸리 특성 때문일 것 같다. 다만, 리뷰를 보다 보니 2025년 여름철에는 막걸리 슬러시를 판매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칵테일 바 일정이 없었다면 한 잔씩은 더했을 것 같다. 잔 술로 전통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으니깐.

 

두 번째 아쉬움은 공간이다. 우리는 야외 좌석에 앉아서 마셨지만 안쪽은 스탠딩 좌석이다. 뭔가 오래 마실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정말 잔 술 한 잔에서 두 잔만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그래서 안주도 오댕 하나였나 보다.

 

아참 월요일은 휴무니 참고하자. 영업시간은 15:00 ~ 22:00까지다.


통주를 잔술로 만날 수 있는 서촌 전통주 바틀샵 제비술방은 전통주를 잘 모르지만 새로운 술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곳이다. 어떤 것을 고를지 어렵다면 친절한 사장님이 있으니 추천을 요청하면 된다. 긴 시간 이곳에서 머물기보다 가볍게 한두 잔 하기 좋은 곳이었다. 새로운 술을 접하는 즐거움이 꽤나 큰 곳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