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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age Culture/Local Cafe & Bar

양평 카페 흑유재(黑流齋): 한옥과 현대 건축의 만남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6. 3. 13.

지난 주말 지인 결혼식. 아내와 강동까지 왔다. 집이 서울 서쪽 끝자락에 있어 강동은 오랜만이었다. 결혼식이 끝나갈 때쯤 아내는 여기까지 왔는데 경기도 양평에 있는 카페나 가자고 한다. 급하게 양평 카페를 검색하고 찾은 곳 바로 오늘 소개할 흑유재다. 한옥과 현대 건축이 만나 개성을 나타내는 양평 카페 흑유재(黑流齋) 방문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깜깜한 밤 흑유재 건물의 조명이 눈에 들어온다. 밤에는 안의 손님들이 잘 보인다.
밤의 흑유재


갑자기 양평 가자는 아내의 요청에 검색을 시작했다. 양평 스페셜티 커피, 양평 로스터리 카페, 양평 카페 등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벌써 오후 5시. 리뷰를 훑어볼 시간이 없다. 그냥 눈에 가장 띄는 곳에 가자. 그렇게 선택된 곳이 바로 흑유재다.

누각(정자)을 닮은 흑유재

강동에서 한 시간가량 달려 도착하니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카페 앞 전용 주차장이 별도로 있어 주차하기 편리했다.

흑유재 맞은편 전용 주차장이 있다. 공터가 넓어 주차가 여유롭다.
주차장

 

주차장 맞은편 흑유재 간판과 건물이 보였다.

입구 담에 부착되어 있는 메탈 소재 간판
흑유재 입구 간판

 

건물은 전체적으로 1층인데 입구 쪽만 2층이다. 2층 지붕은 한옥의 기와로 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모습은 한국의 누각(樓閣’)이나 정자(亭子)처럼 보였다.

콘크리트 1층 건물에 입구 부분만 2층으로 구성된 누각 모양의 흑유재 한국의 정자 모습. 사방이 뚫린 정자는 천고가 높다.
누각이나 정자를 닮은 흑유재

 

온통 검은색

이름에 검을 흑(黑)이 들어가는데 건물 자체는 회색톤이다.

흑유재라고 쓰인 글이 부착되어 있는 콘크리트 회색 벽면
회색 콘크리트로 마감된 외벽

 

들어가는 입구와 창만 검은색이다. 하지만 아직 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누각 1층 입구는 검은색 터널로 되어 있다.
검은색으로 마감된 흑유재 입구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검은색이다. 주문하는 공간과 커피를 마시는 공간 모두 검은색이 압도적으로 많다.

 

주문 및 픽업하는 공간은 천장을 제외하고 모두 검은색이다. 천장은 나무 서까래와 흰색으로 되어 있지만 그 외 기둥, 보, 바닥, 테이블 모두 검은색이다. 창문은 검은색 블라인더가 내려와 있었다. 천장의 서까래 덕분에 한옥의 느낌이 살아있지만 동시에 모던하기도 하다.

한국적인 서까래와 모던한 컬러가 조화를 이룬 작업 공간
한국적인 서까래와 모던한 컬러가 조화를 이룬 내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은 2중으로 되어 있었다. 공간 중앙에 검은 블라인드로 비교적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좌석 전체와 좌석 사이를 검은 블라인드로 가려놓은 것. 블라인드가 얇은 천으로 되어있어 암막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개인 공간처럼 느껴지게 해 놓았다.

각 좌석 공간마다 얇고 검은 블라인드로 구분해놓았다.얇지만 블라인드로 구분해 놓아 프라이빗하게 느껴진다.
블라인드 공간

 

블라인드 공간의 좌석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테이블 다른 하나는 좌식. 대부분 사람들이 테이블 공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검은색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진 테이블형 공간검은색 평상위에 방석과 테이블이 놓인 좌식형
테이블형(왼쪽)과 좌식형(오른쪽)

 

나중에 검색해 보니 흑유재(黑流齋)는 검은 물이 흐르는 집이라는 뜻이란다. 흑유재가 위치한 양평 개군면 앞에 흑천(黑川, 검은 개천)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입구의 검은 터널은 흑천으로 들어오는 분위기를 재연한 거고. 전체 공간이 이름과 어울리는 곳이다.

 

공간감과 함께 음악도 이곳의 개성을 더하고 있었다. 몽환적인 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는데 흑천 속에서 있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아내는 이 음악이 정신을 몽롱하게 해서 싫다고 했다. 호불호가 있을 음악이긴 하다.

 

 

그 외 공간

중앙의 블라인드 공간 밖에는 창을 바라보는 검은색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다. 이곳은 창밖 뷰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블라인드 공간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 일직선으로 놓여있는 테이블과 의자들. 창 밖으로 외부가 보인다.창밖에 다른 담이 보이는 공간.
블라인드 공간 밖의 개방 공간

 

주문하는 공간과 음료를 마시는 공간 사이의 복도에는 작은 중정이 있다. 그 중정에는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다. 복도와 중정 사이는 유리로 막아 놓긴 했지만 한옥의 마당 정원을 건물 안에 구현해 놓은 아이디어는 꽤나 좋아 보였다.

유리로 막힌 중정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중정

 

커피 맛집일까?

카페 한쪽에는 Golden Coffee Award Roasting Championship과 World Coffee Competition (로스팅 부분)에서 수상한 트로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또한, 2026년 콜럼버스 가이드 Best Cafe 인증서도 보였다. (콜럼버스 가이드는 글로벌 스탠더드 커피 맛집을 선별하는 프로그램이다.)

Golden Coffee Award Roasting Championship과 World Coffee Competition (로스팅 부분)에서 수상한 트로피
각종 트로피와 인증서

 

한쪽에는 스트롱홀드 로스터기가 설치된 로스팅실도 있었다. 원두 판매도 한다. 외형만 보고 선택했는데 와서 보니 커피 맛도 기대가 됐다.

스트롱홀드 로스터기가 설치된 로스팅실
로스팅실

 

한국적인 메뉴

메뉴는 커피, 차(tea), Non - Coffee 음료와 시그니처로 구성되어 있었다. 시그니처는 팥, 흑임자, 산수유청을 사용한 세 가지 음료가 있었다. 흑유재라는 이름에 맞춰 한국적인 재료로 구성해 놓았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이외에도 필터커피도 가능했다. 다만, 이날 필터커피는 마감돼서 주문할 수 없었다.

커피, 차(tea), Non - Coffee 음료와 시그니처로 구성된 메뉴판
메뉴판

 

필터 커피뿐만 아니라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도 3가지 원두 (흑 - 고소 / 유 - 산미 / 재 - 디카페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다만, 유나 재 원두의 경우 비용이 1,500원 추가되었다.

 

디저트는 휘낭시에, 양갱, 오란다, 튀밥 등이 있었다. 양갱, 오란다, 튀밥은 한옥과 어울리는 디저트다. 선물 세트로 양갱과 전병도 구성해 놓았다. 카페 외부와 내부 그리고 메뉴까지 전체적인 콘셉트가 하나로 이어진다.

튀밥 5종이 놓여있다. 한국적인 디저트다.테이블 위에 양갱 세트와 전병 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튀밥(왼쪽)과 선물용 양갱 및 전병 세트(오른쪽)

 

 

가격 대비 맛은?

산미 있는 원두(재)로 에스프레소 (원두 재 - 산미)를 그리고 레드빈슈페너와 산수유 양갱을 주문했다. 가격은 싼 편은 아니다. 원두를 변경해 에스프레소 한 잔이 8,500원이다. 레드빈프레소와 같은 가격. 시그니처 가격은 이해할만한데 에스프레소는 너무 비싼 편이다. 그렇다면 맛은 어땠을까?

왼쪽 상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에스프레소, 물, 레드빈프레소, 산수유 양갱이 놓여있다.에스프레소 물 산수유 양갱 그리고 레드빈프레소가 쟁반위에 놓여있다.
주문한 메뉴들

 

에스프레소(재 -산미)

산미 있는 원두라고 했는데 산미가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산미가 아니라 신맛처럼 느껴졌다. 산미 있는 원두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 함께 나온 각설탕을 얼른 녹였다. 단맛이라도 추가되어야 신맛이 중화될 듯해서다. 가격대비 분위기 대비 아쉬운 맛이다.

 

레드빈슈페너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입가심으로 아내의 레드빈슈페너를 뺏아 마셨다. 레드슈페너는 마음에 들었다. 단팥의 단맛과 고소함 그리고 우유의 크리미함이 잘 어울렸다. 커피와 팥이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다만, 꽤 달기 때문에 단맛을 싫어하는 분들은 참고하길...

 

산수유 양갱

정육각형 모양의 작은 양갱이다. 색은 흰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져있다. 소고기의 마블링을 형상화한 것이란다. 살짝 산미가 도는 달달한 맛의 양갱이다. 산미는 산수유 때문일 듯하다. 단맛만 느껴지는 양갱과는 또 다른 양갱이었다.

작은 교자상 위에 올려져 있는 소고기 마블 모양의 산수유 양갱
마블링 모양의 산수유 양갱


갑자기 찾아간 양평 카페 흑유재(黑流齋)는 한옥과 현대 건축이 만난 곳이었다. 누각을 닮은 외형과 내부의 서까래와 보는 한옥이다. 하지만 검은색으로 뽑은 실내 분위기는 모던하고 요즘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커피보다는 한국 재료가 들어간 시그니처를 추천한다. 특히 팥과 커피가 조화를 이룬 레드빈슈페너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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