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서 하룻밤을 자고 임실로 넘어왔다. 임실은 치즈가 유명한 곳, 임실 치즈가 듬뿍 들어 있는 피자를 먹고 싶어 이동했다. 하지만, 아직 배가 고프지는 않아 카페를 먼저 가기로 했다. 그래서 방문한 곳이 임실 디디에 카페다. 이곳은 카페이기도 하지만 지정환 신부님이 머물며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지정환 신부님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디디에 카페를 소개한다.

지정환 신부님과 임실
디디에 카페는 SBS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 2'를 통해 알게 된 곳이다. 임실이 치즈로 유명하게 된 데에는 지정환 신부님의 공이 크다. 지정환 신부님은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 가난한 지역 농민들을 돕기 위해 치즈 생산을 시작했다. 이로써 임실 치즈가 시작된 것이다.
디디에라는 이름은 지정환 신부님의 본명인 디디에 세스테벤스(Didier t'Sersteven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풍차가 보이는 곳
남원에서 차를 타고 디디에 카페 근처에 다다르니 카페 앞 풍차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카페 주변 주차 공간이 별도로 있어 주차를 하고 카페로 향했다. 카페는 2층 단독 건물이었는데 생각보다 작았다. 'ㅅ'자 지붕을 제외하면 흰 벽체와 풍차들이 외국의 건물 같기도 했다.

내외부가 연결된 하나의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이 보인다. 생각보다 테이블 수가 적다. 홀에 4팀, 별도의 룸이 2개 정도 있었다.


이곳은 손님들이 앉을 장소를 최소화하고 치즈를 만들 때 썼던 기계를 한쪽에 전시해 놓았다. 정말 과감한 선택이다.


나중에 보니 야외 이곳저곳에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해놓았다. 카페를 건물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확장했다고나 할까. 다만 밖에서 음료를 즐기기에는 날이 더웠다.


치즈 중심의 메뉴
주문 및 음료를 제조하는 공간은 별도로 있었다. 내부에 문을 하나 지나야 주문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커피, 라테, 스무디, 에이드, 차(tea) 그리고 케이크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시그니처는 체다치즈 화이트 밀크와 카망베르 초콜릿 밀크. 커피 중에도 치즈폼 아인슈페너가 있고 논 커피에는 치즈폼 딸기 라테가 있다. 여기 특산품인 치즈를 잘 살린 메뉴 들이다.

우리가 주문한 건 치즈폼 아인슈페너와 치즈품 딸기 라테, 그리고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

치즈폼 아인슈페너
고소한 치즈 맛을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였다. 다만 커피 맛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치즈폼을 뚫고 들어오는 강한 커피맛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치즈폼과 커피가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편안하게 마시기 좋은 스타일이다.

치즈폼 딸기 라테
단맛이 먼저 느껴지는 라테였다. 사실 아주 특별한 맛은 없었다. 다만 치즈의 고소함이 추가되어 있는 정도. 치즈폼 아인슈페너도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도 리치한 맛이 강해서 입안을 리프레쉬할 음료가 더 좋을 뻔했다고 느껴졌다.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
꾸덕하고 진한 풍미가 좋은 치즈 케이크이다. 다른 곳들의 치즈 케이크보다 고소한 맛이 확실히 더 올라오는 맛이다. 고급스러운 맛이랄까?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어할 만한 향은 없는 치즈다. 대중적인 맛이면서도 진한 치즈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케이크이다.

지정환 신부님의 삶
이곳 1층은 카페, 2층은 지정한 신부님이 살았던 당시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2층에 올라가 실내화로 갈아 신고 방이며 주방 그리고 거실을 볼 수 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접이식 나무 침대가 인상적이었다. 검소 그 자체로 삶을 살아오신 듯하다.




카페 1층 안쪽 문을 열고 나가면 치즈 저장고로 쓰이던 토굴에 들어가 볼 수 있다. 천연 동굴이 아니고 신부님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파내려 간 동굴이란다. 지금은 치즈 저장고로 쓰이고 있진 않지만 신부님과 마을 사람들의 노고를 엿볼 수 있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마을 한 바퀴 돌았다. 지정환 신부님이 마을 사람들과 치즈를 어떻게 만들고 유통했는지를 표현한 벽화들을 볼 수 있었다. 커피 마시고 그냥 이동하지 말고 마을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 같았다.



가벼운 마음을 방문한 임실 디디에 카페. 하지만 머나먼 이국 땅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제적 대안을 제시하고 함께한 지정환 신부님의 삶이 엿보이는 카페였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파내려 간 치즈 보관 토굴이며 각종 치즈 생산 장비까지. 임실 치즈에 깃든 이야기를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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