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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차 맛 표현법 완전 정복: 테이스팅 노트 작성법부터 향과 맛 표현까지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9. 20.

정말 좋은 차를 마시고 나면 '음... 괜찮네!' 정도의 말로는 그 맛을 다 표현하기 어려워. 마시는 그 순간 입안에 퍼지는 향기, 목으로 넘길 때의 감촉 그리고 마신 후에도 입 안에 남는 긴 여운까지. 이 모든 경험을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테이스팅 노트야. 오늘은 테스팅 노트를 어떻게 쓰는지 또 어떤 표현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볼게.

노란색 테이블 위에 다완과 찻잔이 있다. 다완과 찻잔은 크림색이다.
다완과 찻잔


테이스팅의 4요소로 차 맛을 읽는 법

차 테이스팅은 감각을 언어로 풀어내는 연습이야. 다음 4가지 핵심 요소를 기준으로 시음하고 기록해.

가운데 회색 원으로부터 네 개의 선이 나오고 각 선에 테이스팅의 4요소 Aroma, Flaver, Texture/Mouthfee, Fisnish이 표시되어 있다.
테이스팅의 4요소

 

1) 향 (Aroma)

향은 차 맛의 첫인상이자 전체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야.  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지.

 

드라이 향(Dry Leaf Aroma): 찻잎 상태일 때 맡는 향. 풀, 볶은 곡물, 해조류 같은 생향이 주로 느껴져.

리퀴드 향(Liquor Aroma): 우린 차에서 풍기는 향. 우려낸 물에서 풍기는 깊이와 넓이가 핵심이지.

 

※ 향은 아주 짧은 시간 강하게 다가온다. 찻잔에 코를 가까이 대고 천천히 깊게 들이마셔봐. 자연에서 맡아본 기억을 떠올리면 좋아. 꽃잎, 갓 베인 잔디, 갯벌, 바닐라, 숲 속 이끼 같은 이미지들로.

 

 

2) 맛 (Flavor)

입에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주요 맛은 다섯 가지로 분류돼.

단맛: 백차나 고급 녹차에서 은은한 단맛이 느껴질 수 있어.

신맛: 발효가 강한 차에서 나는 감귤류나 말린 과일 느낌.

쓴맛: 오래 우린 녹차나 보이차에서 나타나지만 뒤에 단맛으로 전환되기도 해.

떫은맛(수렴성): 혀와 잇몸에 달라붙는 느낌. 녹차와 홍차에 흔해.

감칠맛(우마미): 차광재배된 말차나 고급 우롱차에서 나타나는 고소하고 깊은 맛.

 

☞ 단순하 '달다', '시다'라고 적는 것보다 '밤처럼 고소한 단맛', '살짝 레몬 같은 산미'처럼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자.

 

 

3) 질감 (Texture / Mouthfeel)

차가 입안에서 남기는 촉감. 마우스필은 의외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부드러운 실크처럼 미끄러운 질감

조금 걸쭉한 듯한 점도

살짝 가루가 남는듯한 느낌

입안을 꽉 채우는 밀도감

 

차의 밀도와 무게를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영역이다. 와인 바디감 평가와 비슷하다. 보통 우롱차처럼 농축된 향이 강한 차는 바디감이 높고 백차처럼 은은한 차는 가볍고 투명한 마우스필을 갖지.

 

 

4) 여운 (Finish)

차를 삼킨 후 입안과 코 뒤쪽에 남는 향과 감각. 이게 바로 여운이야. 고급 차일수록 여운이 길고 입안을 맑게 정리해 주는 마무리 감이 좋아.

⊙ 짧고 깔끔한 여운: 청량한 녹차에서 주로 나타나.

⊙ 긴 감칠맛의 잔향: 말차나 홍차에서 길게 이어지는 달큰한 끝맛.

⊙ 기분 좋은 떫은 여운: 입 안을 텁텁하지 않게 정리해 줘.

※ 여운은 차의 품질뿐 아니라 차를 어떻게 우려냈는지에 따라 달라져. 섬세하게 체크할 포인트.

 

테이스팅 노트 작성 순서

처음엔 어렵게 느껴지지만 아래 순서대로 따라 하면 금방 익숙해져.

노란 테이블 위에 찻잔이 놓여있다. 찻잔 받침은 꽃님과 비슷하게 생겼다.
찻잔

 

1. 시각: 찻잎과 우린 물의 색을 살펴봐.

2. 향: 찻잎 → 우린 후 → 잔 안에서 피어오르는 향을 차례로.

3. 맛: 입에 머금고 삼키기 전과 후 느낌을 나눠서 관찰해.

4. 질감: 입 안에서의 촉감과 무게를 느껴봐.

5. 여운: 마지막에 입 안에 남는 느낌을 기록.

6. 총평: 전체적인 인상과 특징을 한 줄 정리.

 

☞ 예: 우롱차: 복숭아 향 / 미끄러운 질감 / 혀끝에 남는 은은한 단맛 / 고급스러움

 

 

자주 쓰이는 테이스팅 표현 예시

아래 차 종류별 향과 맛 예시를 참고해 보자.

녹차: 해조류, 풀, 쌀뜨물, 찻잎 본연의 떫은맛

홍차: 꿀, 카카오, 베리류, 토스트, 말린 과일

백차: 들꽃, 흰꽃, 솜사탕, 살짝의 허브향

청차(우롱차): 복숭아, 난초, 로스트향, 바닐라

황차: 볶은 곡물, 구운 밤, 호두, 미숫가루

흑차: 나무껍질, 낙엽, 젖은 흙, 겨울냄새

 

※ 묘사는 주관적일 수 있지만 표현력은 연습하면 늘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표현의 폭을 키워봐.

 

 

바디와 마우스필, 어떻게 다를까?

바디감은 말 그대로 무게와 농도, 마우스필은 촉감과 느낌에 초점을 둬.

바디: 가볍다 / 묵직하다 / 중간 정도

마우스필: 실키하다 / 부드럽다 / 텁텁하다 / 점도가 있다

 

※ 홍차는 무거운 바디에 실키한 마우스필을 갖기도 하고 녹차는 가벼운 바디에 청량한 질감을 줄 수 있어.


 

 

테이스팅 노트는 차를 기억하고 취향을 발견하는 도구야. 익숙하지 않아도 한두 줄씩 기록하다 보면 내 입맛을 찾게 되지.  그리고 오늘 마신 한 잔이 오랫동안 남는 '기억'이 되기도 해. 차는 물과 잎 사이에서 태어나지만 그 맛은 말로 표현될 때 살아난다. 오늘 마신 차 한 줄이라도 기록해 보는 건 어때?


별첨: 테이스팅 노트 템플릿 (입문자용)

  • 차 이름:                                        
  • 우린 온도/시간:                             
  • 찻잎 상태:                                     
  • 향:                                                
  • 맛:                                                
  • 질감:                                             
  • 여운:                                             
  • 총평:                                             

※ 꼭 시험처럼 모든 칸을 채울 필요는 없어. 내 느낌을 솔직하게 적는 게 포인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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