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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Hand Drip Recipe

케멕스 드리퍼 사용법: 핫 커피와 아이스커피 추출 레시피와 특징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2. 26.

오늘은 케맥스 드리퍼 이야기다. 케멕스 드리퍼를 보면 인테리어 소품 같다는 생각이 느낌이 든다. 커피를 잘 몰라도 한 번쯤 사진으로 봤을 와인 디켄더 같은 유리병. 목재 손잡이와 가죽 끈까지 있어 부엌에 놓여 있으면 그냥 이쁘다. 그러나 케멕스는 예쁜 척하는 도구만은 아니다. 깨끗하고 정돈되고 과하지 않은 자기만의 특성이 있는 드리퍼다. 그래서 오늘은 케멕스 드리퍼가 어떤 도구인지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지 그리고 핫 커피 아이스커피 추출 레시피까지 한 번에 정리해 봤다.

케멕스 드리퍼와 꽃병이 노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
케멕스 드리퍼

 

목차


케멕스는 어떤 드리퍼인가

케멕스는 1941년 독일계 화학자 피터 쉴럼봄이 디자인한 유리 일체형 드리퍼다. 드리퍼와 서버가 하나로 붙어 있는 구조라 추출이 끝나면 그대로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 와인 디켄더를 닮은 실루엣 덕분에 디자인 아이콘으로도 유명하다.

 

구조적으로 보면 일반 드리퍼와는 꽤 다르다. 리브(돌기)가 거의 없어 전용 필터가 유리 벽면에 밀착된 상태로 추출된다. 덕분에 서버 안쪽에 향이 잘 머무는 편이고 추출 속도도 비교적 일정하다. 결과적으로 누가 내려도 맛 편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멕스 박스와 케멕스 드리퍼가 노란 테이블 위에 있다.
케멕스 입구를 보면 리브가 없다.

 

케멕스의 맛 성향: 왜 이렇게 깨끗할까

케멕스의 핵심은 전용 필터다. 일반 종이 필터보다 약 20~30퍼센트 더 두껍고 밀도가 높다. 곡물 성분이 섞인 종이로 만들어져서 오일과 미분을 강하게 잡아준다. 그래서 물이 천천히 통과하고 접촉 시간은 길어지지만 컵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해진다.

 

장점은

  • 잡미와 쓴맛이 적다
  • 향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 산미와 단 맛이 잘 살아난다

단점은

  • 바디감과 오일리한 질감은 줄어든다
  • 세팅을 잘못하면 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케멕스는 산미 강한 싱글 오리진으로 풍부한 향과 깨끗한 질감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반대로 진득한 바디나 오일이 묻어나는 질감을 좋아한다면 V60이나 코노, 칼리타 쪽이 더 맞을 수 있다.

 

 

케멕스 종류와 선택 팁

모델

케멕스는 모두 유리 일체형 구조지만 디자인과 두께에 따라 몇 가지 타입이 있다.

세가지 케멕스 드리퍼가 있다. 양쪽은 중앙에 우드 재질 파트가 있고 가운데는 유리 손잡이가 있다.
케멕스 모델 종류(왼쪽부터 클래식, 핸드블로운, 글라스핸들)

 

클래식

목재 손잡이와 가죽 끈이 달린 가장 기본 모델. 유리가 얇고 균일해 가볍다. 예열을 잘해주지 않으면 보온성은 다소 약하지만 입문자에게 가장 무난하다.

 

핸드블로운

사진으로 보면 클래식과 비슷하게 생겼다. 장인이 직접 불어 만든 수제품. 유리가 두껍고 은은한 초록빛을 띤다. 보온성이 좋고 안정감이 있지만 가격이 높고 무겁다. 홈카페 인테리어를 중시한다면 이쪽.

 

글라스 핸들

손잡이가 유리로 된 타입. 목재 없이 깔끔하지만 손잡이 강도가 약해 조심해서 써야 한다.

 

사이즈

각 타입별로 4가지 사이즈가 있다. 클래식의 경우 3컵(CM-1C), 6컵(CM-6A), 8컵(CM-8A), 10컵(CM-10A)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케맥스 드리퍼가 있다. 각 용량은 차이가 난다.
클래식 사이즈(왼쪽 부터 4컵, 6컵, 8컵, 10컵)

 

각 모델별 크기와 용량은 아래와 같다.

클래식 핸드블로운 글라스 핸들
CM-1C
(523ml)
CM-1
(523ml)
CM-1GH
(473ml)
CM-6A
(850ml)
CM-2
(740ml)
CM-6GH
(850ml)
CM-8A
(1,000ml)
CM-3
(1,000ml)
CM-8GH
(1,000ml)
CM-10A
(1,500ml)
CM-4
(1,840ml)
CM-10GH
(1,500ml)

 

 

실사용 기준으로는 개인 홈카페라면 클래식 3컵이나 6컵으로 충분하다. 오래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핸드블로운의 보온성이 장점이 된다.

 

 

케멕스 필터 종류와 사용법

케멕스 필터는 크게 종이 필터와 금속 필터로 나뉘지만 케멕스의 캐릭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종이 필터가 기본이다.

종이 필터 안에서도 선택지가 있다.

 

원형 필터와 사각 필터

케멕스 전용 필터는 원형과 사각 필터가 있다. 둘의 재질 차이는 없다.

드리퍼 안에 필터가 장착된 모습. 왼쪽은 드리퍼의 형태에 따라 평행한 형태, 오른쪽은 양끝이 뾰족 튀어나왔다.
원형 필터(왼쪽)과 사각 필터

 

원형필터는 드리퍼에 딱 맞는 필터로 군더더기 없다.

반면 사각 필터는 양쪽 끝이 뾰족해진다. 양쪽 끝을 잡고 뺄 수 있어 필터제거가 쉽다. 개인적으로는 이 모양을 더 선호한다.

 

화이트(표백) vs 브라운(비표백)

드리퍼 안에 장착된 사각 필터. 왼쪽은 흰색 오른쪽은 옅은 갈색을 띈다.
화이트(왼쪽) 필터와 브라운 필터

화이트 필터는 종이 냄새가 적고 린싱이 쉽다. 컵에 종이향 개입이 적어 깔끔한 맛을 노릴 때 유리하다.

브라운 필터는 첫 린싱 때 물 색이 꽤 진하게 나온다. 충분히 린싱하지 않으면 종이향이 남을 수 있지만 감성과 환경 측면에서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사이즈와 필터

케멕스는 용량별로 필터 사이즈가 둘로 나뉜다.

3컵(CM-1C, CM-1, CM-1GH)은 FP-2

6컵에서 10컵은 FSU100(브라운)이나 FS100(화이트)

 

컵에 맞지 않는 필터를 쓰면 필터 접히는 위치와 에어 채널이 어긋나 추출 속도가 틀어진다.

 

사용법

사각형 화이트 필터(FS100)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① 필터는 두 번 접혀 제공된다.

사각 필터를 넓게 편 모양. 4 등분되어 접힌 자국이 보인다. 사각 필터는 두 번 접혀 제공된다.
사각 필터

 

② 한 면은 한 겹, 다른 면은 세 겹이 되도록 나눈 뒤 꼴깔 모양을 만들어 벌려준다.

사각 필터를 꼬깔 모양으로 나누는 모습
접힌 필터를 꼬깔 모양으로

 

② 접힌 부위를 누르면 면 길이가 다르다. 짧은 면이 앞쪽(물 붓는 방향)이 되도록 해서 드리퍼에 장착한다.

꼬갈모양으로 만든 필터를 보면 높이 차이가 있다. 사진에서 앞쪽이 짧다.드리퍼에 장착한 모습. 사각 필터는 사진 처럼 양쪽이 높게 솟아오른다.
필터 장착, 짧은 쪽이 앞(푸어하는쪽)으로 오도록 한다.

 

 

케멕스 핫 커피 레시피

이제 실제로 내려보자.

기본 세팅

  • 드리퍼와 필터: 케멕스 + 사각 필터
  • 원두: 미디엄 로스팅
  • 원두량: 22g
  • 물 온도: 85℃

저울에 원두 22.2g이 담긴 컵이 올려져 있다. 드립포트는 85℃에 설정되어 있다.
22g의 원두와 85℃ 물 준비

 

분쇄도는 하리오 V60 보통 레시피보다는 굵게. 손으로 만졌을 때 굵은소금 보다 조금 작고 설탕보다는 확실히 큰 느낌이다. 코만단테 기준으로는 26 ~ 30 클릭 정도.

리싱

필터를 충분히 적셔 유리 벽면에 완전히 밀착시키는 게 핵심이다. 종이 끝까지 린싱하고 남은 물은 필터를 살짝 들어 올려 버린 뒤 다시 붙인다. 이 과정에서 드리퍼 예열도 함께 된다.

드리퍼에 장착된 필터에 물을 붓는 모습드리퍼 벽면에 밀착된 필터 모습
린싱 모습 린싱 모습 드리퍼에 밀착되도록 린싱

추출 타임라인

총 물량 270g, 비율은 약 1대 12.3.

뜸 들이기

40g으로 뜸 들이기. 미디엄 로스팅 기준 35초(다크는 30초, 라이트는 40초로 조절) 커피 가루에 물이 전체적으로 적셔지도록 서클 푸어한다.

원두 22g을 담고 흔들어 평탄화 한다.천천히 물을 붓는 모습
뜸 들이기

 

1차 푸어

35초가 되면 서클 푸어로 120g(추가 80g)까지 붓고 2초 정도 가볍게 교반 한다.

 

물을 머금은 커피 원두에 물을 푸어하는 모습(서클 푸어)
서클 푸어 시 너무 강하지 않게 푸어

 

2차 푸어

1분 15초에 센터 푸어로 200g(추가 80g)까지 붓는다. 너무 유속을 빠르지 않게 한다.

가운데로 물을 붓는 모습. 센터 푸어 시 너무 강하지 않게 한다.
가운데로 일정하게 붓는다.

 

3차 푸어

1분 55초에 센터 푸어로 한 곳에 고정해서 270g(추가 70g)까지 붓는다. 물이 떨어지는 위치를 중앙에 고정해서 부으면 된다.

가운데로 물을 붓는 모습. 푸어하는 위치가 변하지 않게 한다.
위치가 중앙에 고정되도록 푸어 한다.

 

종료

목표 추출 시간은 약 2분 30초다. 이보다 더 길어지면 분쇄를 좀 더 굵게 하고 짧으면 분쇄도록 가늘게 하면 된다. 필터를 걷고 드리퍼 속 추출된 커피들이 잘 섞이도록 스월링 한다. 

필터 양 끝을 잡고 제거하는 모습추출된 커피가 잘 섞이도록 교반 한다.
필터 제거 후 스월링

 

추출 완료된 커피를 컵에 따르면 끝.

테이블 위에 컵과 추출된 커피가 담긴 케멕스 드리퍼가 놓여 있다.추출된 커피를 컵에 붓는 모습.
추출 완료된 커피를 컵에 붓는다.

 

 

추출된 커피를 마셔보면 향이 깨끗하게 정리된 단정한 컵이다. 케멕스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핫 커피 추출 정리 (미디엄 로스팅)

시작
시간
Pour
(누적)
비고
00:00 40g 뜸 들이기
00:35 80g
(120g)
서클 푸어
푸어 후 2초간 스월링
01:15 80g
(200g)
센터 푸어
빠르지 않게
01:55 70g
(270g)
센터 푸어
빠르지 않게
02:30 * 추출 종료

 

케멕스 아이스커피 레시피

케멕스 아이스는 추출 후 케멕스에 얼음을 넣고 칠링 후 얼음컵에 붓는 방식이다.

준비

  • 원두량: 22g(핫 커피보다는 가늘게)
  • 물 온도 93℃
  • 필터 린싱

아이스커피는 더 얼음에 희석되기 때문에 더 진하게 추출해야 한다. 그래서 핫 커피 대비 물온도를 높이고 분쇄도를 가늘게 세팅한다.

 

추출

뜸 들이기

40g 물로 35초간 뜸 들이기. 핫 커피와 마찬가지로 로스팅 정도에 따라 5초 가감한다. (강배전 30초, 약배전 40초)

원두를 담고 평탄화 한 뒤 저울 0점을 재세팅한다.서클 푸어로 커피 가루가 골고루 적셔지도록 한다.
뜸 들이기

 

② 1차 푸어

35초가 되면 누적 120g(추가 80g)까지 서클 푸어한다.

서클 푸어하면서 골고루 물을 분사 시켜 추출력을 높인다.
1, 2,3차 모두 서클 푸어,

2차 푸어

1분 5초가 되면 누적 180g(추가 60g)까지 서클 푸어한다.

3차 푸어

1분 35초가 되면 누적 220g(추가 40g)까지 서클 푸어한다.

종료

전체 추출 시간은 약 2분 20초 내외. 

서버에 얼음 80 ~ 100g(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80g)을 넣은 후 칠링 한다.

추출된 드리퍼에 얼음을 넣는 모습얼음이 녹도록 서버를 흔들어 준다.
얼음으로 칠링

 

칠링 된 커피는 얼음컵에 옮겨 서브한다.

테이블 위에 얼음컵과 얼음이 녹은 커피 추출액이 담긴 케멕스 드리퍼가 놓여 있다.얼음컵에 얼음으로 칠링된 커피를 부어준다.
드리퍼 내 얼음이 다 녹으면 얼음컵에 부어준다.

 

케멕스 아이스의 매력은 역시 클린컵이다. 얼음 위로 바로 추출해도 텁텁함이 거의 없고 산미는 맑게 살아 있다.

 

아이스커피 추출 정리 (미디엄 로스팅)

시작
시간
Pour
(누적)
비고
00:00 40g 뜸 들이기
00:35 80g
(120g)
서클 푸어
01:15 60g
(180g)
서클 푸어
01:55 40g
(220g)
서클 푸어
02:20 * 추출 종료
얼음 80 ~100g 칠링

 


케멕스는 모두에게 맞는 드리퍼는 아니다. 바디감이 강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향이 깔끔하고 정리된 커피를 좋아한다면 케멕스는 꽤 매력적인 추출 도구다. 그리고 무엇보다 케멕스는 예쁘다.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게 만든다. 커피가 맛있어지는 이유는 꼭 추출 수율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 아침, 부엌 한편에 케멕스를 올려두고 커피를 내린다면 그 자체로 이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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