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케멕스 드리퍼의 구조와 성격 그리고 1인분 기준의 핫·아이스 레시피를 정리했었다. 오늘은 그 연장선이다. 케멕스로 2인분을 내리는 법. 아내와 함께 마시기 위해 케멕스 6컵 사이즈를 샀으니 2인분 레시피는 필수다. 하지만. 다른 글에서 말했듯 2인분 레시피는 1인분 x 2가 아니다. 변수 통제가 달라지기 때문. 오늘은 케멕스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2인분 아이스커피와 핫 커피 레시피를 정리해 봤다.

케멕스와 2인분 레시피
케멕스를 사는 이유가 뭘까? 우선 이뻐서다. 와인 디켄더 같은 모양과 우드 손잡이 그리고 가죽 끈. 주방에 올려두기만 해도 괜히 커피 잘 내리는 사람처럼 보이는 그 느낌. 하지만 지난 글에서도 말했듯 케멕스는 예쁜 척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보다 아주 똑똑한 도구다.
케멕스는 필터를 린싱하면 종이가 유리 벽면에 밀착되면서 리브를 통한 공기 유입이 최소화된다. 이 상태에서 추출이 시작되면 커피 입자 사이에 있던 이산화탄소는 두 개의 에어 채널을 통해 빠져나가고 서버 내부에는 커피 향이 차곡차곡 쌓인다.
여기에 전용 필터의 역할이 더해진다. 케멕스 필터는 일반 종이 필터보다 20~30퍼센트 정도 두껍다. 그만큼 오일 성분과 미분을 강하게 걸러준다. 그래서 잡미가 적고 부드러우며 정돈된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 구조는 분량이 늘어날수록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베드가 깊어지고 물의 흐름이 길어지면서 케멕스 특유의 깨끗함이 더 또렷해진다.
케멕스 2인분 아이스커피 레시피
케멕스 아이스커피는 뜨거운 물로 진하게 추출한 뒤 얼음으로 빠르게 식힌다. 케멕스 필터 덕분에 아이스로 만들어도 텁텁함이 거의 없다.
기본 세팅
- 원두: 미디엄 로스팅 40g
- 분쇄도: 핫 커피보다 약간 더 곱게
- 물 온도: 95도(로스팅 정도에 따라 가감)
핫 커피보다 분쇄를 조금 더 곱게 가는 이유는 아이스는 추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추출 단계에서 충분한 성분을 뽑아야 얼음과 만나도 맛이 흐려지지 않는다.


뜸 들이기
린싱 후 40g의 원두를 담은 뒤 드리퍼를 흔들어 평평하게 만든다.
60g의 물로 40초간 뜸을 들인다.
이 단계에서 가스가 충분히 빠져야 이후 푸어가 안정된다.


메인 푸어


이후 30초 간격으로 총 네 차례 푸어한다.
- 1차 푸어: 00:40 - 100g (누적 160g)
- 2차 푸어: 01:10 - 80g (누적 240g)
- 3차 푸어: 01:40 - 80g (누적 320g)
- 4차 푸어: 02:10 - 80g (누적 400g)
누적 추출수는 400g 너무 빠르게 물을 붓지 말자. 총 추출 시간은 3분 이내.
칠링
추출이 끝나면, 서버에 80g의 얼음을 넣어 바로 칠링 한다.


- 진하게 마시고 싶다면 얼음 60g
- 조금 더 연하게 마시고 싶다면 얼음 100g
얼음이 녹으면서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고 향이 깔끔하게 고정된다. 칠링이 끝난 커피를 두 잔에 나눠 담으면 아이스커피 완성이다.



케멕스 2인분 핫 커피 레시피
이제 본격적으로 내려보자.
오늘 사용할 도구는 당연히 케멕스. 향이 좋은 원두와 특히 잘 어울리는 드리퍼다. 산미가 있든 없든 케멕스에 들어오면 향을 잘 가두어 준다.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레시피다.
기본 세팅
- 원두: 미디엄 로스팅 40g
- 분쇄도: 다른 드리퍼 사용 시 보다 조금 굵은 분쇄
- 물 온도: 93도(로스팅 정도에 따라 가감)
- 물: 560g(커피: 물= 1:14) + 가수 80g
분쇄한 원두를 필터에 담고, 드리퍼를 가볍게 흔들어 베드를 평평하게 만든다. 이 과정이 은근히 중요하다. 베드가 기울어 있으면 물길이 한쪽으로 쏠리고, 추출이 불균형해진다.
뜸 들이기
96도의 물 80g을 부어 40초간 뜸을 들인다.
이때는 중앙부터 천천히, 원을 크게 그리지 않는다. 목적은 적시기와 가스 배출이다. 블룸 중에 커피가 부풀어 오르고, 표면이 고르게 젖어 있으면 잘 되고 있는 것이다.
메인 푸어
블룸 이후부터는 35초 간격으로 물을 붓는다.
- 1차 푸어: 120g (누적 200g)
- 2차 푸어: 120g (누적 320g)
- 3차 푸어: 120g (누적 440g)
- 4차 푸어: 120g (누적 560g)
총 네 차례, 누적 물량은 560g이 된다. 붓는 방식은 서클 푸어를 기본으로 하되 너무 가장자리로 붓지 말자. 벽면 쪽으로 과하게 붓는 것보다 중앙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유량을 유지하는 쪽이 결과가 좋다.
추출 종료
전체 추출 시간은 3분 30초를 넘기지 않는다.
물 붓기가 끝나면 필터를 제거하고 서버에 물 80g을 추가한다. 이 단계는 일종의 바이패스다. 농도를 살짝 풀어주면서 두 잔으로 나눴을 때 밸런스를 맞춰준다. 이때 기호에 맞춰 가수 하는 물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60g을 연하게 마시고 싶으면 100g 추가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서버를 가볍게 흔들어 커피를 섞은 뒤, 두 잔에 나눠 담으면 완성이다.
케멕스는 만능 드리퍼가 아니다. 바디가 강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향이 깨끗하고 정리된 커피를 좋아한다면 특히 2인분 이상을 내릴 때 케멕스가 잘 어울린다. 물론 오늘 정리한 레시피는 하나의 기준일 뿐이다. 원두가 바뀌면 분쇄도와 물 양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아내와 함께 마실 커피를 한 번에 내리기 좋은 드리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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