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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Hand Drip Recipe

하리오 V60 센터 푸어 2인분 레시피 완벽 가이드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12. 18.

핸드 드립을 하다 보면 한 잔을 내릴 땐 제법 괜찮은데 두 잔을 뽑으면 맛이 미묘하게 어긋난다. 같은 원두 같은 물 같은 드리퍼인데 이상하게 균형이 안 맞는다. 이번에 따라 해 본 건 게이샤갱의 센터 푸어 2인분 레시피. 지난번 리뷰한 센터 푸어 1인분 레시피의 다른 변형 버전이다. 이름은 쉬워 보이는데 해보면 은근히 어렵다. 그래도 결과는 확실해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 아이스커피 두 잔과 빈 서버가 올려져 있다.
2인분 아이스커피


 

1인 분은 핫 커피 먼저 설명했으니 2인 분은 아이스커피부터 설명 들어간다.

아이스 브루 - 얼음을 감안한 구조적 설계

아이스 레시피의 세팅

  • 드리퍼: 하리오 V60 02
  • 원두: 28g (핫보다 4g 많게)
  • 225g(95℃) + 얼음 150g
  • 분쇄도 핫보다 더 곱게
  • 뜸 들이기: 원두의 1 배수(28g)만 사용

저울 위에 28.3.g의 원두가 올려져 있다. 드립포트를 95℃로 세팅 후 가열 중이다.
28g 원두와 95℃ 물 준비

아이스 브루 따라 하기

STEP 1. 린싱 후 서버에 얼음 담기

린싱 후 린싱한 물을 버리고 서버에 150g 얼음 담기 (린싱은 귀찮더라도 꼭 하자)

추출 후 얼음 150g을 넣고 칠링해도 좋다.(이 글에서는 이 방법을 사용했다.)

 

※ 린싱할 때 팁: 수전을 사용해 린싱하면 강한 수압 때문에드리퍼에 필터가 잘 밀착된다. 

수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리퍼에 받고 있다.강한 수압으로 드리퍼와 잘 밀착된 종이 필터
수전을 이용한 린싱

 

STEP 2. 커피 담고 0으로

핫 브루와 마찬가지로 분쇄된 커피를 담고 저울을 0으로 맞춘다.

 

STEP 3. 뜸 들이기 (28g, 30초)

원두와 같은 28g의 물을 원형으로 골고루 부은 뒤 물이 분쇄된 원두 전체를 적실 수 있도록 드리퍼를 돌려준다. 28g의 물로 28g의 원두를 전부 적시려면 물을 조금씩 푸어하는 게 좋다. 

마른 원두 가루에 물을 붓기 시작한 모습뜸 들이기 푸어 후 빵빵해진 원두 가루.
뜸 들이기. 오른쪽 아래가 살짝 덜 적셔졌다.

 

STEP 4.  누적 100g 서클 푸어 → 225g까지 센터 푸어 유지

① 빠르고 강하게 누적 100g 서클 푸어를 진행한다.

물줄기를 굵게 해서 푸어하는 모습. 드리퍼 안 원두에서 거품이 올라오고 있다.
강하게 1차 푸어

 

② 100g이 되면 바로 푸어를 끊지 말고 이어서 센터푸어로 전환한다. 누적 225g까지 센터푸어를 하면 된다. 225g까지 1분 30초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때 100g의 물을 넣었을 때의 수위를 잘 유지하면서 물을 부어야 한다. (라이언이 있는 수위를 보면서 유입 = 유출이 되도록 푸어)

드리퍼의 라이언 스티커가 있는 수위를 보며 수위가 일정하게 되도록 푸어하는 모습
수위를 보면서 센터 푸어

 

 

 

STEP 6. 스푼으로 3회 젓기

225g을 다 푸어 한 뒤 스푼으로 3회 정도 저어준다. 그리고 추출을 기다린다. 

푸어가 완료된 후 스푼으로 저어주는 모습
푸어 완료후 저어주기

 

STEP 7. 총 추출 시간 2:15 ~ 2:30

추출 완료 후 얼음이 다 녹도록 스푼으로 저어준다. 이번엔 추출된 커피에 얼음을 추가해 칠링 시켰다.

커피가 추출된 서버에 얼음을 추가하고 있는 모습
추출 후 얼음 추가해 칠링

 

얼음이 다 녹으면 아이스컵 두 잔에 나눠 따라 주면 된다. 

두 개의 얼음 잔과 커피가 든 서버 하나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서버로 얼음컵에 커피를 나눠 담고 있다.
얼음컵에 나눠 담기

추출 순서

시작
시간
Pour
(누적)
비고
00:00 28g 서클 푸어
00:30 72g
(100g)
쁘르고 강하게
서클 푸어
이어서 125g
(225g)
누적 100g에 이어 바로
센터 푸어
수위 유지
01:30 *
(225g)
스푼으로 젓기
02:15
~02:30
* 얼음이 녹도게 스월리
아이스컵에 따르기

 

 

아이스커피 후기 - 선명함이 먼저 느껴진다

직접 내려본 아이스커피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선명한 맛이었다. 과일 향이 분명하게 살아 있었고 얼음에 희석됐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150g이라는 얼음의 비율과 225g의 물량이 정확히 계산된 구조 덕분일 것이다. 맛의 밀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다 마실 때까지 밍밍해지지 않았다.

아이스커피를 완성한 모습. 테이블 위에 아이스커피 두 잔과 빈 서버가 올려져 있다.
두 잔의 아이스커피 완성

 

핫 브루 준비물

  • 드리퍼: 하리오 V60  02
  • 원두: 24g (아이스보다 4g 적게)
  • : 375g (핫)
  • 물 온도: 95℃
  • 분쇄도: 1인용보다 약간 굵게

핵심은 분쇄도 조절. 1인용보다 조금만 굵게 해야 한다. 두 잔을 한 번에 내리면 커피층이 두꺼워지고, 추출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필터 아래로 물이 안 빠지면 결국 쓴맛이 난다.

 

직접 해봤을 때는 27 클릭으로 시작했는데, 3분 10초가 넘게 걸려서 29 클릭으로 조정. 그랬더니 2분 48초에 딱 맞아떨어졌다. 추출 시간 하나만으로도 레시피가 잘 작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핫 브루 따라 하기 - 수위를 지켜야 맛도 지켜진다

STEP 1. 린싱

드리퍼는 예열을 안 하면 첫 물줄기에서부터 온도 손실이 생긴다. 실제로 해보면 첫 모금의 온도가 확 차이 난다. 맛도 흐릿하다. 앞서 말했듯 린싱은 귀찮아도 꼭 해야 한다.

 

STEP 2. 커피 담고 0으로

커피를 분쇄하고 가능하면 채프를 걸러준다. 체프가 쓴 맛을 내기 때문. 커피를 담은 뒤 저울을 0으로 세팅한다.

 

STEP 3. 뜸 들이기 (48g, 30초)

원두의 두 배인 48g의 물을 붓고 드리퍼를 살짝 흔들어 준다. 스푼을 사용해 저어주지 않는 이유는 스푼에 입자가 붙어 나오는 로스를 방지하기 위함. 가볍게 드리퍼를 흔들면 커피가 고르게 적셔진다.

 

STEP 4.  누적 180g 서클 푸어 → 375g까지 센터 푸어 유지

① 빠르고 강하게 누적 180g 서클 푸어를 진행한다.

② 180g이 되면 바로 푸어를 끊지 말고 이어서 센터푸어로 전환한다. 누적 375g까지 센터푸어를 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180g을 부었을 때 그 수위가 유지될 만큼만 푸어하는 것. 즉, '붓는 물의 양 = 필터 아래로 빠지는 양'이 되도록 한다. 테크닉이 필요하다. 1분 45초까지 375g이 다 푸어해야 한다.

 

STEP 6. 스푼으로 3회 젓기

375g을 다 푸어 한 뒤 스푼으로 3회 정도 저어준다. 그리고 추출을 기다린다. 

 

STEP 7. 총 추출 시간 2:45 ~ 3:00

시간이 맞지 않으면 분쇄도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 추출 완료 후 서버를 흔들어 잘 섞이게 한 뒤 두 잔에 나눠 담으면 된다. 

 

추출 순서 정리

시작
시간
Pour
(누적)
비고
00:00 48g 뜸 들이기
서클 푸어
00:30 132g
(180g)
빠르고 강하게
서클 푸어
바로 이어 195g
(375g)
누적 180g 이어 바로
센터 푸어
수위 유지
01:45 *
(375g)
스푼으로 3회 젓기
02:45
~03:00
* 마무리
두 잔으로 나눠 서브

 

 

핫 브루 맛 후기 - 정돈된 산미와 깔끔함

직접 추출한 두 잔을 나눠 마셨을 때 가장 먼저 느껴졌던 건 산미의 깔끔함이었다. 텁텁하거나 둔탁하지 않고 적당히 맑고 정돈된 느낌으로 입 안에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깔끔함이다. 뒷맛이 무겁게 남지 않고 여운이 길게 이어지지 않아서 마시고 나서 부담이 없었다. 

 

 

 

정리 - 결국 중요한 건 유지

센터 푸어 레시피의 핵심은 온도와 수위 그리고 추출 시간의 유지. 이 세 가지를 어떻게든 일정하게 유지하면 커피 맛도 일정하게 따라온다. 생각보다 커피는 감으로 만들기 어려웠다. 이 레시피를 따라 하면서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두 손을 사용해야 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질 수 있다.


두 잔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레시피

센터 푸어 2인분 즉 두 잔을 내린 다는 건 혼자만 즐기는 커피에서 나누는 커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조금은 번거롭고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지만 제대로 따라 하면 결과는 확실하다. V60로 두 잔 내릴 일이 있다면 이 레시피도 사용해 보시길. 생각보다 물줄기 유지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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