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 한 잔에 더 진심이 되어가고 있다. 예전엔 점심 먹고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해 마시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았다. 그냥 루틴. 하지만 이젠 원두의 로스팅 포인트를 보며 분쇄도는 얼마나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이번엔 하리오 스위치 리버스 아이스커피 레시피에 도전했다. 지난번 소개한 유튜브 채널 용챔의 핫 커피 레시피에 이은 아이스커피 버전이다.

15g 아이스커피 레시피
첫 번째 느낌은 '이걸로 정말 진한 아이스가 나올까?'였다.
아이스커피는 얼음에 희석되기 때문에 진하게 내려야 한다. 반면 게이샤 등 소량 패키징(10g, 15g) 원두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하게 내리려면 원두를 많이 사용해야 하고 비싼 원두는 조금만 써야 하고 그리서 이 레시피가 꽤나 매력적이라는 것.
고가의 스페셜티 원두를 아이스로 마시고 싶을 때 정말 딱이다.
레시피는 간단하지만 꽤 정교하다. 15g의 원두를 가지고 침출과 여과를 결합한 방식으로 추출한다. 기존 핸드 드립이 물을 계속 붓는다면 하리오 스위치의 특성을 십분 발휘해 가두고 풀고 마무리 붓는 방식이다.
본격적으로 내려봤다 - 추출 시작
준비물
- 하리오 스위치 드리퍼
- 원두 15g(핫 커피보다 좀 더 곱게)
- 92℃ 물 150g
- 얼음
- 사용한 원두: 중약배전 에티오피아 워시드


추출 순서
(0) 스위치 닫은 채 가볍게 린싱 후 스위치를 열어 물 내리기

(1) 스위치를 닫고 먼저 30g의 물을 부어 드리퍼를 30초간 데우며 물 온도를 살짝 떨어뜨린다.

(2) 드리퍼에 물이 담겨있는 상태에서 15g 원두를 넣어 평탄화. 30초 동안 커피가루가 미리 담겨있던 물을 빨아들인다.(스위치 off, 이때 푸어 후 굳이 스푼으로 저어주지 않아도 된다.)

(3) 30초 후(총 1분 후) 추가로 물 30g(총 60g)을 넣는다. 이제 원두 위로 물이 잘 퍼지기 시작한다. 커피 가루 전체에 골고루 물이 스며든다.(스위치 off 상태)

(4) 30초 후(총 1분 30초)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위치를 내린다.(스위치 on)

<-- 여기까지가 침출 중심 구간 -->
(5) 15초 후(총 1분 45초) 추가로 90g(총 150g)을 한 번에 붓는다. 여과가 많이 일어나는 파트다. 침출과 다르게 부드럽게 쫙 녹여내는 느낌이다.

(6) 커피가 다 빠지면 약 3분 정도가 된다. 그쯤에서 드리퍼를 제거하고 얼음 4 ~ 5개를 넣어 칠링한다. 이후 얼음 잔 위에 부으면 끝.


추출 순서 한눈에 보기
| 시작 시간 | Pour (누적) |
스위치 | 비고 |
| 00:00 | 30g | off | 물만 넣기 |
| 00:30 | ** (30g) |
off | 15g 원두 넣기 |
| 01:00 | 30g (60g) |
off | 물 추가 푸어 |
| 01:30 | ** (60g) |
on | 스위치만 연다 |
| 01:45 | 90g (150g) |
on | 물 추가 푸어 |
| 03:00 | ** (150g) |
on | 추출 마무리 얼음으로 칠링 |
그 맛은? - 산뜻, 명료, 구조감
이 레시피의 포인트는 산미와 플레이버를 살리는 데 있단다. 그래서인지 마셔보자마자 바로 산미가 바로 느껴진다. 이건 명료하고 가볍다. 그런데 또 허전하지 않다. 중심이 딱 잡혀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 워시드만의 복합적인 향이 맑게 살아있는 듯하다.

달콤함을 더하고 싶다면?
레시피 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
- 달콤함이 좀 아쉽다? → 1분 50초에 물 붓기.
- 플레이버가 약하다? → 분쇄도를 한 칸 더 곱게.
이렇게 명확하게 조정 포인트가 정리되어 있으니까 손에 익히기 쉽다.
실제로 나는 두 번째 추출에서는 물 붓는 시간을 5초 늦춰봤다. 그랬더니 전체적인 바디감이 살짝 올라오면서 단맛이 살짝 붙는다. 이 정도면 레시피 조정 놀이 하는 맛도 있다.
15g으로 느끼는 진한 아이스커피
그동안 아이스커피는 원두 20g 이상을 사용하는 레시피를 선호해 왔다. 그래야 진한 아이스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깐, 하지만 이 방식은 침출과 여과를 적절히 결합해 15g dn로도 꽤 꽉 찬 컵을 만들어준다. 물론 바디는 묵직하진 않았지만 향과 산미를 중심으로 마신다면 꽤나 만족할 수 있다.
추출 도구와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는 다양한 맛을 낸다. 가장 좋은 도구 가장 좋은 레시피는 따로 없는 듯하다. 결국 어떤 맛을 원하느냐에 따라 도구와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 이 레시피는 밝고 산뜻한 아이스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다. 가볍고 시원한 한 잔이 필요할 때 이 레시피를 사용하면 된다. 묵직한 커피가 필요할 땐 다른 레시피를 꺼내 들면 된다. 정답은 없으니 말이다.
하리오 스위치를 사용한 레시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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