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멜버른에 대한 이야기다. 그냥 커피가 맛있는 도시? 그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멜버른 커피는 문화이자 역사 그리고 도시 정체성 그 자체다. 왜 멜버른이 세계적인 커피 도시인지 그 뿌리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찬찬히 살펴봤다.
금주 운동이 낳은 커피 도시
멜버른에 커피가 뿌리를 내리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금주 운동' 때문이었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영국에서 시작된 금주 운동은 호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때, 커피가 술을 대체할 음료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카페 문화도 같이 생겨났다. 커피는 새로운 사교 수단의 하나가 된 것이다. 도시 곳곳 밤늦게까지 운영되는 카페와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이렇게 커피는 멜버른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지.
유럽 이민자들의 에스프레소
1950 ~ 1960년대 이르러 진짜 변화가 찾아왔다.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건너온 유럽 이민자들. 그들은 커피 머신과 로스팅 기술 그리고 카페 문화를 함께 이곳으로 들여왔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도입되면서 멜버른 카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어. 커피는 일상의 음료가 아니라 사교의 중심으로 승화됐지. 도시 곳곳에 에스프레소 바가 생기고 커피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기 시작한 거야. 그 시절부터 멜버른 카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문화의 중심지였다.
스페셜티 커피와 커피 장인
1980~90년대엔 멜버른 커피는 다시 진화한다. 바로 스페셜티 커피. 커피가 장인의 영역으로 들어선 순간이다.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이 필요해 마시는 음료가 이상이 된 거다. 원두 산지나 재배 방식 그리고 로스팅 프로파일까지 하나하나 따지며 마시는 영역까지 올라간 거야.
이 시기부터 바리스타의 위상이 달라졌어. 단순히 커피 머신을 다루는 사람이 아닌 향미를 설계하고 커피 한 잔을 예술품처럼 만들어내는 전문가이자 예술가가 된 셈이지. 에스프레소는 물론 핸드 드립, 사이폰, 콜드브루까지 다양한 추출 방식이 공존하는 멜버른 커피 씬이 완성된 것이지.
항구도시와 골목 그리고 커뮤니티
멜버른이 커피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도시 구조도 한몫했다. 항구도시 특성상 전 세계에서 원두를 수입하기 수월했던 거지. 멜버른의 골목과 작은 공간들은 개인 카페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되었어.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닌 예술과 음악 그리고 문학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된 거지. 사람들은 커피 마시러 카페에 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대화하고 일하러 가게 된 거야. 커피와 커뮤니티가 하나로 연결된 문화로 발전한 거다.
멜버른 커피 맛과 철학 그리고 사람
멜버른 커피 씬의 핵심은 깊이다. 바리스타는 단순히 주문받는 직원이 아니다. 고객과 소통하면서 커피와 카페의 철학을 전달하는 사람이 된 거다. 원두 설명도 디테일 그 자체다. 브라질 내추럴, 에티오피아 워시드 같은 원산지와 가공방법은 소개는 기본. 어느 농장의 몇 번째 수확된 원두인지를 설명해 주는 곳도 있다. 이렇게까지 커피에 집착하는 도시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흔치 않다.
카페 그 자체가 명소
멜버른 어느 카페든 평균 이상이다. 이 중 몇 군데는 꼭 들러야 하는 곳. 카페 그 자체가 명소인 곳들을 소개한다.
Market Lane Coffee: 마켓 레인 커피는 '좋은 커피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철학을 실천하는 공간이다. 퀸 빅토리아 마켓 안에 자리해 지역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내부는 깔끔한 우드 인테리어에 커피 향으로 가득하다. 메뉴는 에스프레소와 브루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리스타의 추천에 따라 주문한 내추럴 브라질은 고소하고 깔끔한 맛 케냐는 산미가 강하게 치고 들어온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진짜 로컬 커피 맛집이다.
Dukes Coffee Roasters: 플린더스 레인의 작은 입구 너머에 있는 듁스 커피 로스터스. 클래식한 분위기와 세련된 감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황동 조명과 목재 인테리어는 1950년대 유럽 커피하우스를 연상시킨다. 공간은 커피에만 집중된 모습이다. 필터 커피는 클린하고 부드러운 산미가 아이스 라테는 밸런스 잡힌 고소함이 인상적이었다. 공정무역 원두와 직접 로스팅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까지. 이곳은 커피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긴 멜버른 대표 카페다.
Patricia Coffee Brewers: 도심 한복판 골목에 숨어 있는 작은 공간 패트리샤 커피 브루어스. 좌석 하나 없는 카페는 테이크아웃 중심인데도 늘 줄이 길게 늘어선다. 메뉴는 오직 White와 Black 그리고 Filter 세 가지. 여기에 컵 사이즈도 하나뿐이다. 그럼에도 손님 응대가 빠르다. 바리스타의 전문성도 눈에 띈다. 배치브루 필터는 산미와 깔끔함이 조화를 이뤘고 화이트는 우유의 고소함과 에스프레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짧은 순간이지만 이곳에서의 한 잔은 멜버른 커피문화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Brother Baba Budan: 천장에 매달린 의자와 15석도 안 되는 작은 공간. 하지만 브라더 바바 부단은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을 가진 카페다. 이곳은 유명 로스터리 '세븐 시즈'의 직영점으로 그날그날 바뀌는 싱글 오리진 커피를 만날 수 있다. 배치브루는 균형 잡힌 산미와 깔끔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고 아이스 롱블랙은 쌉쌀함으로 시작해 깊이 있게 이어진다. 플린더스 레인 중심에 있지만 그 감성은 오히려 골목 어귀의 비밀 아지트 같다. 커피에 대한 애정과 진지함 그리고 멜버른 특유의 여유가 공존하는 곳이다.
멜버른 커피 즐기는 팁
플랫화이트를 마셔봐: 멜버른에서는 라테보다 플랫화이트가 일반적이야. 우유 양이 적어 커피 본연의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가이드북보다 현지인의 발걸음을 따라가라: 줄 서 있는 카페엔 이유가 있다. 가이드북보다 현지인들의 선택을 믿어보자.
감성도 OK: 조용하면서도 감성 충전되는 공간들이 넘쳐난다. 감성 넘치는 곳들도 찾아보자.
멜버른 커피는
지금까지 멜버른 커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봤다. 멜버른에서 커피는 트렌드나 유행을 너머선 그 무언가다. 멜버른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건 멜버른 도시 문화를 음미하는 것과 같다. 멜버른에 간다면? 관광지보다 먼저 골목 안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셔보는 걸 추천한다. 진짜 멜버른을 경험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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