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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our/Melbourne Cafe Tour

멜버른 커피 역사와 문화: 철학과 사람이 있는 커피

by 호기심 대장 (CuriousCat) 2025. 7. 11.

오늘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멜버른에 대한 이야기다. 그냥 커피가 맛있는 도시? 그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멜버른 커피는 문화이자 역사 그리고 도시 정체성 그 자체다. 왜 멜버른이 세계적인 커피 도시인지 그 뿌리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찬찬히 살펴봤다.

멜버른 커피 역사와 문화: 철학과 사람이 있는 커피
마켓 레인 커피


금주 운동이 낳은 커피 도시

멜버른에 커피가 뿌리를 내리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금주 운동' 때문이었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영국에서 시작된 금주 운동은 호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때, 커피가 술을 대체할 음료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카페 문화도 같이 생겨났다. 커피는 새로운 사교 수단의 하나가 된 것이다. 도시 곳곳 밤늦게까지 운영되는 카페와 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이렇게 커피는 멜버른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지.

 

유럽 이민자들의 에스프레소

1950 ~ 1960년대 이르러 진짜 변화가 찾아왔다.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건너온 유럽 이민자들. 그들은 커피 머신과 로스팅 기술 그리고 카페 문화를 함께 이곳으로 들여왔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도입되면서 멜버른 카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어. 커피는 일상의 음료가 아니라 사교의 중심으로 승화됐지. 도시 곳곳에 에스프레소 바가 생기고 커피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기 시작한 거야. 그 시절부터 멜버른 카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문화의 중심지였다.

 

 

스페셜티 커피와 커피 장인

1980~90년대엔 멜버른 커피는 다시 진화한다. 바로 스페셜티 커피. 커피가 장인의 영역으로 들어선 순간이다.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이 필요해 마시는 음료가 이상이 된 거다. 원두 산지나 재배 방식 그리고 로스팅 프로파일까지 하나하나 따지며 마시는 영역까지 올라간 거야.

 

이 시기부터 바리스타의 위상이 달라졌어. 단순히 커피 머신을 다루는 사람이 아닌 향미를 설계하고 커피 한 잔을 예술품처럼 만들어내는 전문가이자 예술가가 된 셈이지. 에스프레소는 물론 핸드 드립, 사이폰, 콜드브루까지 다양한 추출 방식이 공존하는 멜버른 커피 씬이 완성된 것이지.

 

항구도시와 골목 그리고 커뮤니티

멜버른이 커피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도시 구조도 한몫했다. 항구도시 특성상 전 세계에서 원두를 수입하기 수월했던 거지. 멜버른의 골목과 작은 공간들은 개인 카페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되었어.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닌 예술과 음악 그리고 문학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된 거지. 사람들은 커피 마시러 카페에 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대화하고 일하러 가게 된 거야. 커피와 커뮤니티가 하나로 연결된 문화로 발전한 거다.

 

멜버른 커피 맛과 철학 그리고 사람

멜버른 커피 씬의 핵심은 깊이다. 바리스타는 단순히 주문받는 직원이 아니다. 고객과 소통하면서 커피와 카페의 철학을 전달하는 사람이 된 거다. 원두 설명도 디테일 그 자체다. 브라질 내추럴, 에티오피아 워시드 같은 원산지와 가공방법은 소개는 기본. 어느 농장의 몇 번째 수확된 원두인지를 설명해 주는 곳도 있다. 이렇게까지 커피에 집착하는 도시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흔치 않다.

 

카페 그 자체가 명소

멜버른 어느 카페든 평균 이상이다. 이 중 몇 군데는 꼭 들러야 하는 곳. 카페 그 자체가 명소인 곳들을 소개한다.

 

Market Lane Coffee: '커피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를 만든다'는 철학을 실현하고 있는 대표적 카페. 로컬 원두와 정직한 로스팅 그리고 멋 부리지 않은 본연의 맛이 이곳 정체성이야. 퀸 빅토리아 마켓은 시장과 함께 어우러져 멜버른 로컬스러움을 잘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창하진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커피.

 

Dukes Coffee Roasters: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카페. 윤리적 공급망과 지속 가능한 로스팅 그리고 균형 잡힌 플레이버까지. 진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믿고 가도 된다. 커피맛뿐만 아니라 분위기나 서비스까지 완성도가 높다. 그럼에도 멜버른에서는 꽤나 합리적인 가격대.

 

Patricia Coffee Brewers: 작지만 강력한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카페. 따로 좌석도 없어 늘 테이크아웃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 그 짧은 고객 응대에도 커피에 진심임을 알 수 있다. 멜버른 로컬들이 계속 찾는 이유가 있다.

 

Brother Baba Budan: 천장에 의자가 매달려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 깊고 밸런스 잡힌 에스프레소가 유명하다. 유쾌하고 진지한 멜버른 커피신을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다.

 

 

멜버른 커피 즐기는 팁

플랫화이트를 마셔봐: 멜버른에서는 라테보다 플랫화이트가 일반적이야. 우유 양이 적어 커피 본연의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가이드북보다 현지인의 발걸음을 따라가라: 줄 서 있는 카페엔 이유가 있다. 가이드북보다 현지인들의 선택을 믿어보자.

감성도 OK: 조용하면서도 감성 충전되는 공간들이 넘쳐난다. 감성 넘치는 곳들도 찾아보자.


멜버른 커피는

지금까지 멜버른 커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봤다. 멜버른에서 커피는 트렌드나 유행을 너머선 그 무언가다. 멜버른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건 멜버른 도시 문화를 음미하는 것과 같다. 멜버른에 간다면? 관광지보다 먼저 골목 안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셔보는 걸 추천한다.  진짜 멜버른을 경험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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