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에서 찾아간 칵테일 바는 두 곳. 오늘 그 두 곳 중 하나인 백도어 보데가(Backdoor Bodega)를 소개한다. 이곳은 스피크이지바로 겉에서 보면 옷가게다. 말레이시아 식재료를 사용한 칵테일 메뉴로 유명한 곳이다. 2022년 Asia’s 50 Best Bars에서 페낭 최초 100위 안에 든 바여서 기대가 큰 곳이었다.

칵테일바를 가는 이유
우리나라 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꼭 방문하려고 하는 곳이 있다. 카페, 맛집 그리고 칵테일 바다. 칵테일 바는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는 시간에도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저녁 시간을 풍성하게 만드는 게 칵테일 바다.
특히 해외에 나갔을 때는 전통적인 칵테일 이외에 그 나라만의 특색을 가진 칵테일 바를 찾아보려고 한다. 대만에서 Bar Mood Taipei와 Book ing Bar를 경험한 후 생긴 팁이다. 물론 새로운 칵테일이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이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칵테일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스피크이지바
스피크이지바는 1920년대 금주법 시대 단속을 피해 몰래 술을 팔던 데서 유래했다. 단속에 걸리지 않게 ‘조용히 말하라(Speak easy)’는 뜻이다. 당시 입구는 공중전화 부스 뒷문, 옷장 속 문, 책장 뒷길 같은 곳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힙한 옷가게
백도어 보데가도 스피크이지바다. 간판에는 ‘The Swagger Salon’이라고 되어 있고 가게 내부를 보면 영락없이 옷가게다. 그것도 매우 힙한 편집샵 느낌이다.

노출된 벽돌 벽과 콘크리트 바닥은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주면서 이곳을 힙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조명은 전체적으로 어두웠지만 제품이 있는 곳은 조금 밝게 만들어 놨다.

중앙에는 원목 상판 긴 테이블을 배치해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옷만 바글바글한 게 아니라 옷은 최소한으로 두면서 그 옷이 잘 보이게 만들어 놨다. 누가 봐도 옷을 보여주는데 진심이다.




가게 뒤 문이 열리면
직원에게 바(bar)에 왔다고 이야기하니 벌써 손님으로 가득 차서 기다려야 한단다. 옷을 구경하며 기다리니 뒤쪽 문이 열리며 주황색 빛이 드러난다. 손님들 몇몇이 나오면서 시끄러운 안쪽 소리도 들린다. 아직 우리 차례가 아니어서 더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입장.
아주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좁지도 않았다. 벽면은 테라코타-오렌지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조명은 반대로 흰색이었다. 흰 빛이 벽면에 반사되면서 전체 분위기를 주황색으로 만들었다. 그 덕에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여행 가이드 같은 메뉴판
직원이 자리를 안내하며 ‘The Backdoor Bodega Guide to Penang’를 전해준다. 칵테일 메뉴판인데 이 칵테일이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제일 앞장에는 전체 칵테일을 요약해 놓았다. 메뉴판을 뒤로 넘기니 전체 테마를 페낭의 역사·문화·음식으로 구성해 놓았다. 그리고 각 테마와 칵테일을 연결 지어 만들었다. 메뉴 하나하나가 특별해지는 스토리를 갖게 만들었다.




이곳 칵테일의 특징은 울람(생채소·허브 샐러드), 판단이나 카야 같은 말레이시아 식재료를 칵테일에 적용한 것. 특정 칵테일은 아예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대표 칵테일들(2026년 7월 기준)


Le Paradis (왼쪽, 50 RM / 약 19,300원): 카샤사와 패션후르츠, 망고, 라임이 어우러져 열대 과일의 상큼함과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휴양지 스타일 칵테일
MANGO STICKY RICE (오른쪽, 45 RM / 약 17,300원): 스모키 보드카에 찹쌀주, 생망고, 코코넛 밀크를 더해 달콤·고소하면서도 스모키한 바디감이 느껴지는 망고 디저트 스타일 칵테일


Spellbinder (왼쪽, 45 RM / 약 17,300원): 피넛버터 버번과 아마레토, 무화과, 망고, 스모크 소금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달콤하고 은은한 훈연향을 자랑하는 칵테일 (메뉴판의 SPELLBINDER)
Rasa Rasam (오른쪽, 50 RM / 약 19,300원): 테네시 위스키에 타마린드, 강황, 큐민, 통후추 등 인도식 스파이스 국물(라삼) 재료와 밀크 워시를 더해 매콤하면서도 오묘한 감칠맛을 내는 칵테일


Rojak (50 RM / 약 19,300원): 동남아식 샐러드 '로작'에서 영감을 받아 열대 과일과 스파이시한 향신료, 고소한 땅콩 풍미가 이색적으로 어우러진 칵테일
인기 시그니처 칵테일
Kelapa Hotak (48 RM / 약 18,500원): 바카디 럼과 코코넛, 판단, 유주, 카야를 활용하여 부드럽고 고소한 열대 코코넛 및 달콤한 카야 풍미가 느껴지는 칵테일
Georgetown Gimlet (50 RM / 약 19,300원): 런던 드라이 진에 생강, 갤랑갈, 레몬그라스, 타마린드 등 동남아향 향신료를 더해 알싸하고 청량한 김렛
Ulam Mojito (50 RM / 약 19,300원): 럼 베이스에 라오스 고수(다운 케숨), 카피르 라임 잎, 판단 등 동남아 로컬 생허브(울람)를 넣어 향긋함과 청량감을 극대화한 모히토
The Meg (50 RM / 약 19,300원): 페낭 특산물인 육두구(Nutmeg)와 다채로운 향신료를 블렌딩 한 럼 베이스로, 스파이시하고 이국적인 페낭 로컬 풍미가 매력적인 칵테일
Eugene (48 RM / 약 18,500원): 런던 드라이 진, 쿠앙트로, 유주를 조합하여 시트러스함과 상큼 달콤함이 도드라지는 세련된 클래식 스타일 칵테일
Patpoh Negroni (50 RM / 약 19,300원): 드라이 진과 캄파리, 스위트 버무스에 페낭의 전통 약재 시럽인 '팔보(Patpoh)'를 더해 쌉싸름하면서도 한방 약재 특유의 깊은 풍미를 더한 네그로니
주문한 메뉴와 그 맛은?
주문한 칵테일은 ULAM MOJITO와 MANGO STICKY RICE.
ULAM MOJITO는 포토벨로 버섯/자두/잭프루트 인퓨징 럼, 판단, 지앙 파야, 다운 케숨(라오스 고수/동남아 허브), 생강, 카피르 라임 잎, 시트릭 믹스, 소다수로 만들어진 칵테일. 모르는 재료가 많은 만큼 어떤 맛이 날지 궁금했다.

이 칵테일은 민트가 들어간 일반적인 모히토와 달리 울람(동남아식 허브인 다운 케슘, 카피르 라임 잎 등)을 사용했다. 알코올감이 크지 않고 상큼하면서도 이국적인 맛이 났다. 호불호가 있을만한 칵테일이다. 나는 약한 호쪽.
MANGO STICKY RICE는 태국에서 맛있게 먹던 음식. 이걸 칵테일로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했다. 이 칵테일에는 스모키 파인 보드카, 찹쌀주(Glutinous Rice Wine), 생망고, 코코넛 밀크, 판단이 들어가 있다.

생망고에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꽤나 부드러웠다. 여기에 스모키 한 보드카 덕분에 은은한 훈연향이 났다. 하지만, 아쉬운 건 망고의 달달함이 약간 덜했다. 태국에서 먹던 스티키 라이스 느낌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게 느껴졌다. 재해석하면서 뭔가 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이다.
기본정보
- 영업시간: 오후 8:00~오전 1:00 (화·수 휴무)
- 주소: 37, Jalan Gurdwara, 10300 George Town, Pulau Pinang, 말레이시아
- 구글맵: 백도어 보데가 바로가기
- 특징: 스피크이지바
- 위치징: 힌 버스 디포(Hin Bus Depot) 인근
페낭 칵테일 바 백도어 보데가(Backdoor Bodega)는 옷가게 뒷에 숨어있는 스피크이지바였다. 말레이시아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 페낭 여행을 계획했다면 저녁 스케줄에 꼭 넣어보길 바란다. 칵테일에 따라서 다소 입맛에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해외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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