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드립 2인분은 어떻게 내려야 더 맛있을까? 사소하지만 홈카페 주인에겐 중요한 주제다. 핸드 드립으로 여러 명에게 커피를 제공해야 할 때 1인분 씩 추출하려면 너무 번거롭기 때문. 2인분 레시피. ‘그냥 원두랑 물을 두 배로 하면 되는 거 아냐?’ 싶은데 그렇게 하면 왠지 모르게 커피가 쓰다. 뭔가 망한 기분이다. 하리오 V60을 사용한 핸드 드립 2인분 레시피로 번거로움을 덜어보자.
왜 2인분 추출이 어려운가?
핸드드립을 해본 사람은 안다. 물을 어떻게 붓느냐 몇 초를 붓고 몇 초를 쉬느냐 - 이런 요소가 커피의 맛을 바꾼다. 그런데, 원두를 20g에서 40g으로 늘리는 순간 완전히 추출 환경이 달라진다. 당연히 드리퍼 내 커피층이 두꺼워지겠지. 덕분에 드리퍼 내부의 열 보존성이 올라간다. 같은 온도의 물로 추출해도 추출된 커피의 온도는 높아진다. 그럼? 쓴맛과 텁텁함 그리고 과추출의 늪으로 직행각.
그래서 이 문제를 정면돌파할 두 가지 레시피를 소개해본다. 그 두 가지는 바로 30g 레시피와 40g 레시피. 전자는 원두량을 줄이고 농축하여 추출한 뒤 희석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원두와 물을 두 배 사용해 커피를 내리되 변수들을 조절한 방법이다. 말이 좀 복잡한가? 천천히 살펴보자.
■ 30g 레시피: 농축 추출 후 가수
준비물
- 원두 30g
- 92℃ 물 300ml
- 추출 후 희석용 물 100~150ml
- 분쇄도는 40g 레시피와 동일하게 굵게
- 추출 시간 약 2분 30초
보통 1인분 추출에 사용되는 원두는 20g. 그럼 2인분은 40g? 하지만, '굳이 원두를 2배로 안 맞춰도 된다.' 조금 적게 마시면 되니깐. 원두 30g으로 진하게 뽑은 다음 원하는 만큼 물을 더해서 맛을 조절하면 된다.
분쇄는 1인분 보다 굵게 해야 한다. 1인분과 같은 굵기로 분쇄하면 추출 흐름이 늦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럼 또 과추출각. 또한, 추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물과 커피를 더 많이 접속시킨다. 스월링(드리퍼를 부드럽게 회전시키기)과 교반(살짝 저어주는 동작)으로 말이다. 이 둘을 잘 활용하면 적은 원두로도 꽤나 풍부한 향미를 뽑아낼 수 있다.
추출 순서
① 정성껏 린싱 한다. 필터에 물이 골고루 적셔지도록 한다. 이는 드리퍼와 필터를 잘 밀착시키기 위함이다. 이 둘이 잘 밀착되면 드리퍼 내 리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 물 흐름이 좋아진다.
② 30초 간격으로 60ml (뜸 들이기) → 80ml(1차 Pour) → 80ml(2차 Pour) → 80ml(3차 Pour) 씩 물을 붓는다.
※ 1차와 2차 Pour 시 물을 부은 뒤 스월링(혹은 교반)해 추출력을 높여준다.
③ 2분 10초에서 2분 40초 사이에 추출을 완료한다. 커피가 240ml 추출되었다. 여기에 기호에 맞춰 100ml ~ 150ml 가수 하면 완료된다.
※ 추출된 커피를 절반으로 나눠 한쪽은 70g을 가수해 핫 커피로 나머지 한쪽은 컵에 얼음을 담아 아이스커피로 만들었다. 한 번의 추출로 아이스와 핫 커피 모두를 만들었다.
추출 순서 한눈에 보기
시작 시간 | 추가 Pour (누적 Pour) |
비고 |
00:00 | 60ml | 뜸 들이기 |
00:30 | 80ml (140ml) |
푸어 후 스월링(교반) |
01:00 | 80ml (220ml) |
푸어 후 스월링(교반) |
01:30 | 80ml (300ml) |
|
02:10 ~02:40 |
100ml ~150ml 가수 |
■ 40g 레시피: 원두와 물이 두 배
※ 안스타 유튜브 참고
준비물
- 원두 40g
- 86℃ 물 600ml (의도적으로 온도를 낮췄다)
- 분쇄도는 1인분보다 굵게
- 총 추출 시간은 2분 10초 ~ 2분 40초
원리상으론 매우 심플하다. 원두 : 물을 40g: 600ml로 1인분 레시피 20g : 300ml 비율(1:15)을 정확히 2배로 키운 거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면 안 된다. 물 온도를 무조건 낮춰야 한다. 왜? 40g 원두는 뜨거운 물을 더 오랫동안 붙잡고 있기 때문에 추출온도가 확 올라가기 때문. 이 상태에서 일반적인 92℃ 물을 쓰면 과추출로 이어진다. 그래서 물 온도를 86℃로 낮췄다.
분쇄도도 마찬가지다. 1인분보다 굵게 분쇄해야 한다. 이유는 30g 레시피에서 설명했으니 패스. 총 추출 시간을 2분 30초 전후로 맞춘다. 개인적으론 2분 20초쯤이 밸런스가 가장 좋았다. 물론 린싱은 40g 레시피에서도 중요하다.
추출 순서
시작 시간 | 추가 Pour (누적 Pour) |
비고 |
00:00 | 120ml | 뜸 들이기 |
00:30 | 160ml (280ml) |
|
01:00 | 160ml (440ml) |
|
01:30 | 160ml (600ml) |
|
02:10 ~02:40 |
03:20 이내 완료 |
비교해 보자
30g 레시피 | 40g 레시피 | |
원두량 | 30g (1인분 1.5배) |
40g (1인분의 2배) |
물 사용량 (원두:물) |
300ml (1:10) |
600ml (1:15) |
물온도 | 92℃ | 86℃ |
Pour 양 | 60ml → 80ml → 80ml → 80ml | 120ml →160ml → 160ml → 160ml |
분쇄도 | 1인분 보다 굵게 |
커피에 작은 과학을 더한다면
핸드 드립은 ‘감성’이란 단어가 어울리지만 사실 꽤나 과학적이다. 물 온도, 시간, 흐름, 분쇄도, 원두 양 등 고려해야 할 게 많다. 변수들이 엇박자로 움직이면 맛이 무너진다. 특히 두 잔을 한 번에 내려야 할 때는 변수들이 훨씬 더 예민하게 작동한다. 그래서 하리오 V60을 사용한 핸드 드립 2인분 레시피를 쓰게 됐다. 그냥 두 배로 늘리면 망한다는 사실과 이를 해결할 두 가지 레시피를 소개하고 싶었다.
하리오 V60을 사용한 레시피 모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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